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아육대'를 패러디한 방영분은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아육대'를 패러디한 방영분은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EBS

 
뽀로로, 뿡뿡이, 짜잔형, 번개맨...

이제는 웬만한 국민들이라면 모를 리 없는 쟁쟁한 EBS 인기 캐릭터들에게 최근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이 등장했다. 그 이름은 바로 '펭수'.  

지난 4월부터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인지도를 높인 이 거대 펭귄이 최근 유튜브 공간 속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자이언트 펭 TV> 본 방송과 동명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이육대(EBS 육상대회) 총 2회분 동영상을 계기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MBC <아육대>를 패러디 해 만든 '이육대'에선 뽀로로, 뿡뿡이 등 EBS 인기 스타들이 팀을 나눠 대결을 펼치는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혹자는 이 방영분을 마블의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 비유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EBS 캐릭터를 총집합해 새로운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펭수에게 기존 스타 못지않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MCU 부럽잖은 ECU(?)... 상상 초월 내용으로 '인기몰이'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아육대, 쇼미더머니 등 기존 방송을 패러디 하는 등 어린이 프로로선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아육대, 쇼미더머니 등 기존 방송을 패러디 하는 등 어린이 프로로선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EBS

 
매주 목-금요일 TV에서도 방영되지만, 펭수는 유튜브에서 더욱 환영 받는다. 최근 어린이들이 인터넷 크리에이터, 아이돌 등 다양한 직업군을 동경하는 것에 착안해 2m가 넘는 펭수에게 'EBS 연습생' '장래희망은 크리에이터'라는 설정을 부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교육방송' EBS의 간판을 감안하면 <자이언트 펭>의 내용은 파격에 가깝다.  

<아육대>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같은 타 방송 인기 프로의 패러디 외에도 홍대 거리 버스킹, 유명 인터넷 크리에이터들과의 합방 등 최근 젊은이들의 유행, 문화 습관 등을 짧은 방송 속에 모두 담아낸다. 

또한 극중 펭수의 매니저로도 출연하는 담당 PD의 B급 정서 충만한 자막 등 편집은 기존 지상파, 케이블 예능 못지않은 재미를 만들어낸다.  

동요 대신 힙합풍 음악을 쓰는 등 <자이언트 펭> 속에서 이뤄지는 다채로운 실험은 어른들이 즐기는 방송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요즘 어린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어른들 문화를 패러디하는 것 등에 대해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자이언트 펭> 제작진은 현명한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학교 탐방, 전문가 선생님과의 8.15 강의를 통해 역사의 의미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가 하면 노인복지관을 찾아가 봉사 활동도 펼치며 EBS의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이행한다.

TV 대신 유튜브를 선택하는 요즘 어린이들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침착맨' 이말년 만화가 등 유명 인터넷 크리에이터 등이 출연할 만큼 예상 밖 초대손님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 >의 한 장면. '침착맨' 이말년 만화가 등 유명 인터넷 크리에이터 등이 출연할 만큼 예상 밖 초대손님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EBS

 
TV 본방 사수 대신 다시보기, 인터넷 영상물 감상의 빈도가 더 높은 요즘 시청자들의 습관은 어린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 게 일상이 되었지만, 기존 방송사들이 제작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이런 흐름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당장 초등학생만 되더라도 유치하다는 이유로 더 이상 EBS를 보지 않는다. 

<자이언트 펭>은 최근 시청자가 줄어드는 등 위기에 놓인 방송사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작한 무모한 실험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지만, 성과만큼은 기대 이상이다. '어떻게 하면 유튜브에 특화된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라는 각 방송사들의 공통된 숙제에 대한 해답은 거대 펭귄이 지나온 발자취 속에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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