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영화 <주전장>을 만든 미키 데자키 감독의 피소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위안부 영화 <주전장>을 만든 미키 데자키 감독의 피소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뉴욕타임스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영화 <주전장>을 제작한 미키 데자키 감독이 일본 우익 인사들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각) 이 영화에 출연한 일본 우익 인사 5명이 데자키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들은 인터뷰에서 위안부가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며, 일본 정부의 최고위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이라고 보도했다.

일본계 미국인 데자키 감독이 만든 <주전장>은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와 일본 우익 인사들의 인터뷰를 함께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한국에서는 지난 7월 개봉했다.

데자키 감독에게 소송을 제기한 우익 인사들은 대학원 논문에 필요한 인터뷰로 알고 응했다가 상업 영화에 이용됐으며,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피해 보상과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한 우익 인사 슌이치 후지키는 "이것은 누가 역사를 조작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싸움"이라며 "미국 자유주의자들도 보수층을 '차별주의자' 'KKK' '나치' 등으로 비난하지만 실제로 차별주의자는 바로 그들"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미국 변호사이자 이 영화의 또 다른 우익 인사인 켄트 길버트는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영화가 자신의 관점을 잘못 표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매우 선동적인(propaganda) 작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위안부가 매춘부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매춘부를 알고 싶다면 한국인을 보고,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인 매춘부가) 있다"라고 망언을 하기도 했다. 

데자키 감독 "영화의 정보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의 영화 <주전장> 포스터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의 영화 <주전장> 포스터 갈무리.ⓒ 시네마달

  
이와 관련 데자키 감독은 소송을 제기한 우익 인사들에 대해 "나는 그들을 모욕하지 않았다"라며 "(위안부와 관련된) 정보는 영화에 담겨 있고, 이 정보를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 관객들이 위안부 논쟁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한 일본인 관객은 "나는 위안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알 기회도 없었다"라며 이 영화를 통해 위안부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위안부가 간호사처럼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자키 감독의 지도교수이자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던 일본 소피아대학의 나가노 코이치 교수는 "원고들은 그저 소송할 이유를 찾고 있다고 본다"라며 "영화 내용이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데자키 감독과 배급사 측 변호인은 "영화 속에서 인터뷰에 응한 모든 출연자는 데자키 감독에게 편집권과 저작권을 부여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라고 밝혔고, <뉴욕타임스>도 "이 동의서를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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