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형숙 집행위원장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형숙 집행위원장ⓒ DMZ Docs

 
"첫째, 국제영화제로서 위상을 강화한다. 둘째,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활성화에 기여하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셋째,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보유한 영화제로 재정비한다. 넷째, 경기도 지역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영화제로써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섯째, 정관 및 규정을 정비하고 조직 체계를 조속히 안정화한다.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를 기본으로 파트를 구분하여 세부사항을 정리했다. TF 참가자를 비롯하여 여러 영화인의 목소리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독립성, 영화제와 산업의 연계, 관객 개발 등 다양한 의견과 요구가 전달되었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독립예술영화 전문 웹진 <리버스>가 지난 14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형숙 집행위원장이 밝힌 제11회 영화제의 비전이다. 작년 8월 취임 직후 열 번째 영화제를 마친 뒤 다양한 구성의 영화 전문가 집단으로 '미래비전TF'를 구성한 홍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도 "평화와 생명, 소통을 주제로 하여 아시아 대표 다큐멘터리영화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러한 비전 아래, '10+1'이 된 올해 'DMZ Docs'가 밝힌 5가지 세부 특징과 변화는 분명 주목할 만했다. 영화제 측이 밝힌 올해의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면, ▲ '아시아'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와 '산업'에 대한 주목 ▲ 다큐멘터리 관객과의 소통 강화 ▲ 다큐멘터리 장르의 접점 확장 등으로 갈무린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오늘(20일) 개막하는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가 펼쳐 낼 변화의 가능성을 점쳐보자.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포스터ⓒ DMZ Docs

 
'10+1'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의 변화와 기대
 
<김군> <시민 노무현> <김복동> <굿바이마이러브NK-붉은청춘> 등 올 한 해도 다양한 주제로 무장한 한국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을 만났다. 이 같은 한국 다큐의 질적‧양적 성장을 반영하듯, 올 해 영화제는 작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한 64편의 장·단편 한국영화를 소개한다.
 
특히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한국 다큐멘터리 50개의 시선'은 괄목할 만하다. 50명의 다큐멘터리 비평가와 기자가 관객에게 추천하는 다큐멘터리 55편을 선정, 상영과 비평 토크, 비평집 발간, 그리고 포스터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또 추가된 'DMZ비전 : 인터-코리아' 섹션을 통해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본 북한 관련 다큐를 집중 소개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의 허브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면, '10+1'을 맞은 DMZ Docs는 세계와 아시아 다큐를 잇는 플랫폼을 꿈꾼다. 경쟁력 있는 작품이 다수 포진된 국제경쟁과 아시아경쟁, 글로벌 비전과 쇼케이스를 통해 역동적으로 성장 중인 아시아의 다큐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신설된 'DMZ인더스트리'는 제작지원 프로그램과 산업전문 플랫폼, 비즈니스 미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아시아 다큐 산업을 아우르는 장이 마련될 전망이다. 올해 폐지된 인천다큐멘터리포트 논란과 맞물리면서 DMZ인더스트리에 한층 더 관심이 쏠린 상태이기도 하다.
 
관객과의 소통은 물론 다큐라는 장르 자체의 접점 확대도 모색된다. 지역 관객 참여 프로그램나 야외 상영 등이 확대는 물론 마스터 클래스나 코트 프로그램도 예년보다 확대됐다. 또 다큐와 타 매체를 아우르려는 새로운 전시를 시도하는 한편 '다큐 비평'의 전문성을 꾀하는 'DMZ-POV'도 새롭게 시도된다.
 
결국 영화제는 '영화'다. 규모만 보면 전체 46개국 150편을 상영하는 올해 DMZ Docs의 외양은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란 홍형숙 집행위원장의 기대를 짐작케 한다.
 
이중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포함, 6편의 개인적인 '위시 리스트'를 꼽아봤다. 한국 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상영관인 고양 메가박스 백석,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점, 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점과 부대행사가 열리는 고양종합터미널 및 일산벨라시타 일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등으로 속속 집결시킬 DMZ Docs.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다큐의 바다'에 빠져 보자.
 
북한, 진보, 그리고 할리우드와 여성
 
 영화 <그림자 꽃>의 한 장면.

영화 <그림자 꽃>의 한 장면.ⓒ DMZ Docs

   
"중국의 친척을 방문했던 주부 김련희는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남한으로와 억지로 남한시민이 되었다. 7년이 넘도록 평양의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격변하는 남북의 관계속에서 그 희망은 아득해지기만 한다. 남한에 갇혀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평양의 가족들에게 그녀의 빈자리는 점점 깊어만 지고, 이제 그림자처럼 기억에만 남는 존재가 될까 두려워진다." (<그림자 꽃> 시놉시스, 한국 경쟁 섹션)
 
지난 8월 개봉한 <위로공단> 임흥순 감독의 <려행>이 탈북 여성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퍼포먼스, 픽션 등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었다면, 이승준 감독의 <그림자 꽃>은 한국에 왔으나 북한 송한을 요구하게 된 북한 여성의 삶을 통해 현 남북문제 전반을 접근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달팽이의 별>로 제24회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에서 아시아 감독 최초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달에 부는 바람>, <크로싱 비욘드> 등을 연출한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다.
 
 <애국자 게임2-지록위마>의 한 장면.

<애국자 게임2-지록위마>의 한 장면.ⓒ DMZDocs

   
​"진보 내에 가장 논쟁적인 그러나 더 이상 다루지 않는 이슈,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의 현재적 의미를 짚어본다. 영화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두고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 여론과 거짓 정보, 헌법과 민주주의 그리고 북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도발적으로 풀어낸다. 우리가 진짜 놓친 것은 무엇일까?" (<애국자 게임2-지록위마> 시놉시스, 한국 경쟁 섹션)
 
<애국자 게임2-지록위마>는 <레드마리아> 연작, <쇼킹 패밀리>, <애국자 게임>, <택시 블루스> 등 논쟁적인 주제로 한국사회의 이면을 천착해 온 경순 감독의 신작이다.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의 전후라는 소재도 소재지만, 전작에서 3년 간 100여 명을 인터뷰하며 '한국식 애국심'이란 멘탈리티를 조명했던 경순 감독이 20여년이 흐른 현 한국사회의 변화상을 어떻게 포착했을지 자체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 경순 전작 <애국자 게임>도 '한국 다큐멘터리 50개의 시선'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우먼 인 할리우드>의 한 장면.

<우먼 인 할리우드>의 한 장면.ⓒ dmzdocs

  
"​할리우드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저평가와 그릇된 인식, 복잡하게 얽혀 있는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하지만 산업 내에서 해결책과 대안을 모색하는 긍정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배우들과 산업 내 주요한 인물들이 등장해 새로운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는 영화로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우먼 인 할리우드> 시놉시스, DMZ 오픈시네마 섹션)
 

2005년 서울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던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로부터 15년 뒤, <우먼 인 할리우드>는 다시금 할리우드 유명 여성 배우들을 카메라 앞에 세운다. 배우이자 여성으로서 그들이 들려주는 속내는 분명 관객들이, 또 영화인들이 쉬이 듣지 못했던 통찰의 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나 데이비스, 메릴 스트립, 클레이 모레츠 등이 출연하고, 2018년 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시리아 내전과 재개발, 그리고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 <사마에게>의 한 장면.

영화 <사마에게>의 한 장면.ⓒ dmzdocs

   
​"아랍의 봄부터 5년 동안 시리아 알레포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감독 와드는 뜨거웠던 혁명의 와중에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딸 사마를 낳게 된다. 혼돈과 절망만이 남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도시 알레포에 딸과 함께 남은 와드가 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조국에 바치는 헌사 같은 영화." (<사마에게> 시놉시스, 글로벌 비전 섹션)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상영작들의 면면을 훑어보는 일은, 결국 카메라의 시선으로 본 세계의 현재상일 것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수상작인 <사마에게> 역시 바로 그런 경우일 터. 시리아 내전과 난민 문제를 관통할 이 논쟁적인 소재의 다큐가 DMZ Docs를 통해 아시아 최초 공개 된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시리아 내전 중 딸을 출산한 저널리스트가, 혼돈과 불안의 한 복판에서 딸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큰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철서구>에서 시작해 최근 <사령혼>으로 중국근현대사를 기록하고 있는 왕빙 감독을 기록한 영화. 왕빙 감독의 촬영 현장과 방식, 그의 생각을 직접 보고 들으며, 다큐멘터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야기한다." (<천당의 밤과 안개> 시놉시스, 한국다큐멘터리 50개의 시선 섹션)
 
​"햇빛 가득한 동네, 사람들과 있고, 나무도 있고, 동물도 있고, 집도 있다. 어느 날 밤 동네는 알 수 없는 빛이 번쩍인다. 살던 동네의 재개발을 지켜보면서 색다르게 기록한 작품." (<호수길> 시놉시스, 한국다큐멘터리50개의 시선 섹션)

 
올 DMZ Docs엔 영화평론가이자 영화감독 정성일 감독의 연출작과 과거 강력 추천작을 동시에 만나보는 재미도 있다. 무려 235분의 상영시간을 자랑하는 <천당의 밤과 안개>(2015)는 극영화 <카페 느와르>로 데뷔한 정성일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중국 왕빙 감독의 촬영 현장을 따라잡은 카메라를 통해 '영화란 무엇인가'란 근원을 질문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부동산 공화국', '재개발 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호수길>은 재개발의 명과 암을 명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평론가 정성일'이 과거 "이 영화는 (2009년) 올해의 발견이자 최전선"이라 상찬했던 <호수길>은 '서울시 은평구 응암2동'이 재개발 되는 2년 간의 시간을 통해 공간과 시간, 당시 한국사회의 '오늘'을 사유하는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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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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