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룸> 포스터

<더 룸> 포스터 ⓒ (주)퍼스트런 , (주)팬 엔터테인먼트


순식간에 백만장자 되기, 비싼 소장품 가지기 등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했을 법한 것들이 이 방에서 실제로 실현된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곳이 집 안에 있다는 상상. 영화 <더 룸>은 이 간단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다.

영화는 다소 음산한 기운을 뿜는 음악과 무채색 계열의 색감이 특징이다. 두 번의 유산을 경험한 케이트(올가 쿠릴렌코)와 맷(케빈 얀센스)이 뉴욕 생활을 뒤로 하고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연히 집 안 이상한 방의 비밀을 알게 된 맷은 케이트에게 공유하고 두 부부는 잠시간 그 방이 만들어내는 온갖 물건을 이용하며 호사를 즐긴다.

돈과 비싼 술, 고가의 미술품을 누리던 두 사람이 방과 관련한 어떤 규칙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이 그리 걸리진 않는다. 그리고 두 사람이 결코 만들지 말아야 할 존재, 즉 아기까지 만들면서 사건은 급반전한다.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사건이라는 설정은 사실 많은 영화가 차용한 구조다. 공포든 스릴러든 또는 슬래셔 장르든 긴장감의 높낮이를 달리한 여러 영화들이 등장했는데 <더 룸>은 극적인 공포감보단 쫄깃한 긴장감을 택한 모양새다. 두 부부의 욕망과 이를 실현해 주는 방의 존재, 그리고 두 사람의 신변에 영향을 주는 아이의 존재가 각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한다.

소원을 이뤄주는 방은 복잡한 전기 배선과 발전기가 특징인데 연출을 맡은 크리스티앙 볼크만 감독은 "발명가였던 니콜라 테슬라의 머릿속이 궁금했고, 무엇이든 검색만 하면 등장하는 인터넷 공간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의 뇌를 본뜬 전기 배선은 곧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산물인 것이다.
 
 <더 룸> 스틸컷

<더 룸> 스틸컷 ⓒ (주)퍼스트런 , (주)팬 엔터테인먼트

  
 <더 룸> 스틸컷

<더 룸> 스틸컷 ⓒ (주)퍼스트런 , (주)팬 엔터테인먼트

 
신선한 아이디어와 높은 긴장감이 미덕이다. 다만 방과 관련한 규칙과 부부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아이, 비밀을 캐내기 위해 분투하는 부부 간 역학 관계가 좀 헐겁다. 후반부로 가면서 이 집 비밀을 알고 있는 또 한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다소 설명적으로 실마리를 제시하는 식이라 긴장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러닝타임에 비해 영화적 밀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더 룸>은 올해 23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경쟁 부문에 초청돼 작품상을 받았다. 그만큼 독특한 설정의 힘을 인정받은 것. 영화적 약점도 분명하지만 우선 아이디어만큼은 신선하니 이런 닫힌 공간을 이용한 설정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지나치지 않아야 할 영화다.

한 줄 평: 설정과 아이디어만으로 매력이 느껴진다
평점: ★★★☆(3.5/5)

 
영화 <더 룸> 관련 정보

연출: 크리스티앙 볼크만
출연: 올가 쿠릴렌코, 케빈 얀센스 등
수입: 퍼스트런
배급: 팬 엔터테인먼트, 퍼스트런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9년 9월 25일
 
더 룸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스릴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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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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