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전 2002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4일 낮 암스테르담 한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거스 히딩크ⓒ 연합뉴스

 
중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 하지만 결과는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중국축구협회(CFA)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U-22 대표팀을 맡고있는 히딩크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1월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에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해 내년 도쿄 올림픽 티켓을 획득하려 했던 히딩크 감독은 이로써 실전 무대도 치르지 못한 채 1년도 안 돼 중국을 떠나게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4강에 올려놓으며 주목을 받은 히딩크 감독은 이후 PSV 에인트호벤과 호주-러시아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며 굵직한 업적을 세웠고 '히딩크 매직' 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10년 그가 이끌던 러시아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후 하락세는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해 8월 부임한 터키 대표팀에선 유로 2012 본선진출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5년 사이에는 그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2014년 16년 만에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지만 잇단 졸전끝에 1년 만에 경질된 히딩크 감독은 2015~2016시즌 첼시 임시감독직을 끝으로 더 이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었다.

이전까지 히딩크 감독의 장점은 과감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용병술과 더불어 선수들에게 승리를 위한 동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경력의 하락세가 시작된 지점부터 과감한 결단력은 실종되었고, 수싸움에서 밀리는 등 약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그런 히딩크 감독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U-22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였다. 중국축구협회가 하락세가 뚜렷한 히딩크 감독을 선임한 데에는 그간 그가 쌓아온 업적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 역시 고액 연봉을 비롯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감독 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조국인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UAE, 태국 등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며 U-22 대표팀과 히딩크 감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특히 최근 북한, 베트남과의 경기 결과가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U-22 대표팀은 최근 북한과 1-1 무승부를 기록한데 이어 박항서 감독과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도 0-2로 패했다. 경기에 나선 중국 U-22 대표팀 선수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히딩크 감독조차 벤치에 앉아서만 경기를 지켜보자 중국 언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축구협회도 결단을 내린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히딩크 감독의 경질사유를 장기간 유럽에 체류해 중국 슈퍼리그에 무관심해 질 수밖에 없다는 점, 자국 내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유럽을 떠나 중국으로 넘어오며 의지를 불태웠지만, 그 의지는 불과 1년도 안 되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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