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전막 시연 중 한 장면.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전막 시연 중 한 장면.ⓒ 서정준


'미혼 한부모'라는 꼬리표를 뗀 '나의 목소리'가 대학로에 울려퍼졌다.

지난 19일 오후 3시 CJ아지트 대학로에서 CJ나눔재단이 주최하고 벨라뮤즈와 인트리가 주관한 뮤지컬 'heshe태그 시즌2: Love Song Through'(이하 히쉬태그 시즌2) 프레스콜이 열렸다. CJ나눔재단 박정희 과장과 함께 윤상원 연출, 다미로 음악감독, 이세희 작가를 비롯해 배우 루이스 초이, 이선근, 이랑서, 강민선, 김명지, 박소영, 조가영까지 공연 관계자 전원이 참석해 작품 소개 및 전막시연과 Q&A, 포토타임을 진행했다.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는 지난해 공연된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이야기'의 후속편이다. 당시 오세혁 연출은 '더 많은 미혼 한부모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이 실현돼 재연이 아닌 시즌2로 돌아왔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총 4명의 미혼 한부모(강민선, 김명지, 박소영, 조가영)가 직접 배우로 작품에 참여한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시즌2 역시 이들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반영됐지만 극의 분위기는 다소 바뀌었다.

미혼 한부모로 세상과 마주하며 느끼는 어려움, 편견이 직접적으로 표현됐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연인, 가족, 아이, 나와 관한 사랑을 다룬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음악도 피아노 한 대로 배우들의 목소리에 집중시키던 것에서 첼로가 추가되며 풍성해졌고, '걱정말아요 그대', 'Swing Baby' 등 관객들에게 익숙할 만한 곡들이 극의 분위기에 맞게 편곡됐다.

이에 대해 다미로 음악감독은 "작가가 미혼 한부모 배우들과 사전 인터뷰를 공들여서 했다. 그것을 반영해 극의 전개에 맞춰 노래를 구성했다. 다소 오래된 노래들이라 배우들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김명지 배우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김명지 배우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정준

 
시즌1과 시즌2 모두 참여한 김명지 배우는 "작년과 올해에 모두 참여했다. 작년에는 임팩트가 좀 더 셌다. 직접적으로 받았던 편견을 이야기하거나 했는데 미혼 한부모 인식개선을 위한 공연이니만큼 너무 무겁게 다가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그로 인해 (이번엔) ○○엄마보다는 나,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인생을 찾아가는 주제가 더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시즌2의 변화에 대해 밝혔다.

다미로 음악감독은 "미혼 한부모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보인다는 소감을 많이 들었다. 올해에는 '결국 우리도 보통 사람'이란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이름을 무대에서 직접 한 번은 밝혔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미혼 한부모 인식개선을 위해 미디어 등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던 김명지 배우는 실제로 와닿는 부분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회사원, 엄마 같은 단어는 나의 상황을 대변하는 단어일 뿐이고 '미혼 한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계급처럼 자리매김한 느낌이 속상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 공연에서 스태프 중 한 분이 '이 공연을 하면서 과거 친구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게 기억난다. 예전에는 좀 노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아이를 책임진 사람이라고 생각된다'고 하시더라. 무척 뿌듯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서정준

 
이외에도 배우들은 Q&A 시간을 통해 저마다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참여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다. 제 소리나 전공이 이 극에 어울릴까 고민이 많았는데 대본을 보니 지휘자, 음악선생 역할이다. 잘 모르시겠지만 저는 원래 음악교육 전공자다(웃음). 사실 (이)선근 배우, (이)랑서 배우와 미혼 한부모 배우들에게 우리가 먼저 다가가자고 이야기했는데 도리어 먼저 다가와 주시더라. 음악으로 위로하고 함께하고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가 시즌2에 담겨서 행복하고 즐겁다." (배우 루이스 초이)

"저를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과연 옳은 일일까 고민했고, 욕심 많은 사람이기에 좋은 작품을 잘 완성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그게 다시 나에게 돌아와서 미안하더라.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멋지고 아름답게 보여졌으면 했는데 그것조차 제 욕심이 아닐까 싶어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끝까지 좋은 친구로서 잘 마무리하고 싶고 이 기회를 감사히 여기게 됐다." (배우 이랑서)


"저는 편견, 장애 등과 맞서 목소리를 내는 목소리 프로젝트의 음악극 '섬'을 공연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두 공연 모두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대한 인식 변화를 담아낸 작품이다. 저는 스스로를 그렇게 편견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극을 준비하며 나의 편견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있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괜찮다고 생각했던 나의 부족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런 공연이 계속 제게 오는 건 어디선가 '똑바로 살아라'라고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어 감사하다. 더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 (배우 이선근)

"조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엄마로도 학생으로도 20대로도, 잘 살고 싶다. 이걸 통해 잘 봐주시면 좋겠다."(배우 강민선)

"사람들도 우리에게 가진 편견이 많을 텐데 이걸 없애려면 우리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님에게도 혼자 아이를 낳았을 뿐이고 다르지 않다는 점을 많이 이야기해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나온 대본에 특별한 임팩트가 없어서 좋았다.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 같았다. 우리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불쌍하지 않고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 (배우 조가영)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조가영 배우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뮤지컬 '히쉬태그 시즌2' Q&A 시간 중 한 장면. 조가영 배우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정준

 
"마지막에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는 장면에서 각자의 꿈을 이야기했다. 저 역시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배우 김명지)

"무대에 서서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두려웠는데 옆에서 많이 다독여줘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배우 박소영)


이들은 편견을 넘어 우리 모두 똑같은 사람이란 점을 강조했다. 아주 큰, 혹은 아주 작은 선택의 차이가 있을뿐, 사랑하며 행복을 좇는 보통 사람들의 외침이기에 객석까지 그 목소리가 와닿는 게 아닐까.

한편, '히쉬태그 시즌2'는 미혼 상태에서의 출산과 양육이 고스란히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우리나라의 차가운 현실을 반영하듯, 시즌1과 마찬가지로 '아버지 배우'가 아닌 '어머니 배우'만이 등장한다. 앞으로도 이 공연이 지속되고 여러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아버지 배우가 등장하는 날도 올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히쉬태그 시즌2'는 22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에서 공연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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