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펙트 맨>의 포스터.

영화 <퍼펙트맨>의 포스터. ⓒ 쇼박스

  
가난을 벗어나고자 건달의 길을 걷게 된 남자와 시한부 삶을 사는 변호사의 만남. 이 부분만 보면 슬픈 휴먼 드라마가 떠오르지만 영화 <퍼펙트맨>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배우 조진웅과 설경구가 처음 만나 연기 호흡을 펼치는 것으로도 관심이 모이는 이 작품은 부산을 배경으로 두 남성 캐릭터의 깨달음과 성장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돈이 최고라며 돈을 쫓지만 하나뿐인 동생과 20년 지기 친구이자 동료 건달(진선규)과의 우정만큼은 끔찍하게 지키는 영기(조진웅), 그리고 권력과 돈 있는 자를 적극 변호해 오다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장수(설경구)의 사연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며 관객을 설득하는 구조다.

우선 연기적으로 흠결 없는 두 배우가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린다. 배우 조진웅의 실제 고향이 부산이다. 그래서인지 영기 캐릭터의 강한 부산 사투리가 배우에게 달라붙는다. 투박하고 불량스럽지만 우정과 가족애가 강한 영기는 그간 한국 조폭 코미디 영화에서 흔히 등장한 캐릭터와 유사해 보이면서도 배우 조진웅의 개성을 입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전형적일 수 있는 캐릭터를 배우가 살려낸 셈. 장수 캐릭터 역시 과거 돈에 빌붙던 변호사의 급변을 품어낸 설경구의 연기로 빛을 발한다. 

리메이크인가 오리지널인가

건달과 남성, 폭력과 돈이라는 뻔한 소재들임에도 나름의 진정성을 품게 되는 건 배우의 호흡 덕으로 보인다. 영화팬이라면 유럽권 및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었던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을 떠올릴 이야기 구조다. 

해당 작품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프랑스 부자와 그의 간병인의 실화를 극화한 영화로 2011년 프랑스에서만 약 200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영화에선 부자와 건달 간병인 설정으로 나온다. 이 영화는 한국에도 수입돼 역대 수입 프랑스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영화 <퍼펙트맨> 관련 사진.

영화 <퍼펙트맨> 관련 사진. ⓒ 쇼박스

  
 영화 <퍼펙트맨> 관련 사진.

영화 <퍼펙트맨> 관련 사진. ⓒ 쇼박스

 
부자와 건달의 성장기라는 뼈대만 보면 <퍼펙트맨> 역시 이를 리메이크 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이에 <퍼펙트맨> 측은 감독이 직접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며 리메이크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퍼펙트맨>으로 첫 연출을 맡게 된 용수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0년 초 사고를 당해 신체마비를 겪은 적이 있다"며 "이후 외할머니 죽음을 겪으며 사람들이 오늘이라는 시간을 제대로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언론시사회에서도 용수 감독은 "밥 숟가락 드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었는데 상투적이지만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게 참 소중하다는 걸 영화에 녹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우정과 삶의 소중함을 설파한다. 돈과 힘을 끝까지 부여잡는 이들에게 "너무 애쓰며 살지 마"라며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메시지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 설경구, 조진웅의 코미디 연기 등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대중영화로 무난하지만 영화적 구성이 다소 아쉽다. 보다 촘촘하게 이야기를 구성했어야 했다. 캐릭터 설정 역시 오래 반복돼 온 조폭 코미디 요소가 담겨 있기에 이런 설정에 거부감이 있다면 감흥이 떨어질 여지가 크다. 또한 장수의 비서 변호사로 나오는 여성 캐릭터(김사랑) 또한 평면적 내지는 기능적으로 쓰였다. 투자배급사가 기획하고 제작한 한국 상업영화에서 반복되는 아쉬운 단면이다. 

한 줄 평: 퍼펙트를 꿈꾸는 사람들의 진심, 한방이 아쉽다
평점: ★★★(3/5) 

 
영화 <퍼펙트맨> 관련 정보

각본 및 연출: 용수
출연: 설경구, 조진웅, 허준호, 진선규, 지승현, 김사랑
제공 및 배급: 쇼박스
제작: MANFILM, 쇼박스
크랭크인: 2018년 11월 1일
크랭크업: 2019년 1월 21일
개봉: 2019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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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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