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 허용 여론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이란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 허용 여론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뉴욕타임스

 
이란이 그동안 엄격히 금지해왔던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란 국영통신에 따르면 아밀리 이란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여성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스포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경기장에 여성을 위한 별도의 출입구와 관전 지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당국은 남장 차림을 하고 축구 경기장에 들어갔다가 적발된 여성 4명을 풍기 문란과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하르 코다야리라는 30세 여성이 징역 6개월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 9일 법원 앞에서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성명을 내고 "이 비극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라며 "이란 정부는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막기 위한 싸움에 참여하는 모든 여성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 축구대표팀 주장 마수드 쇼자에이의 누나이자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인 마리암 쇼자에이는 "FIFA가 더 엄격하게 이란의 성차별을 규제했다면 코다야리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FIFA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FIFA는 성차별 금지 규정을 이란에 즉각 적용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충분히 기다렸다"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이란 축구팬들도 프로축구 불매 운동을 시작했고, 이란 의회 청소년위원회도 "부당한 차별은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정부에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 허용을 요구했다.
 
이란은 1981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의 경기를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전광판으로 중계하며 일시적으로 여성의 입장을 허용했지만, 정식 경기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란이 오랫동안 금지해왔던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이 곧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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