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맛남의 광장>의 한 장면

SBS <맛남의 광장>의 한 장면ⓒ SBS

 
총 4일에 걸친 2019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지상파 3사의 편성표는 크게 달라졌다. 향후 정규 편성을 노리는 파일럿 예능들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다채로운 끼를 발휘하던 명절 전용 특집 프로그램도 수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MBC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아육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2016년만 하더라도 KBS는 <붐 샤카라카> <구라차차 타임슬립 새소년> <헬로 프렌즈-친구추가> 등 무려 5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렸다. SBS와 MBC 역시 각각 <드라마 게임 씬스틸러> <브루스타> <상상극장 우설리> <톡쏘는 사이> 등을 내놓았다. 명절 특집으로는 <내일은 시구왕> <아이돌 요리왕> 등을 신규 제작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엔 KBS <부르면 복이와요 달리는 노래방>, SBS <맛남의 광장> 등이 겨우 명절 예능의 명맥을 이어갔다. MBC는 9월 들어 <언니네 쌀롱>을 2주간 방영했지만 추석 특수를 노린 편성으로는 보기 어려웠다.  

대신 이들의 빈 자리는 '추석특집'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편집본이 메웠다. 이는 과거에 비해 위축된 요즘 방송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적자를 탈피하기 위한 예산 절감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의 명절 예능 <아육대>의 위기
 
 올해 추석 연휴를 맞아 방영된 < 2019 추석특집 아육대 >의 한 장면.

올해 추석 연휴를 맞아 방영된 < 2019 추석특집 아육대 >의 한 장면.ⓒ MBC

 
2010년 이래 MBC의 명절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은 <아육대>는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2일과 13일 방영분은 5.2%와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아육대 시청률 최저치다.

앞서 올해 2월 < 2019 설특집 아육대 >가 각각 6.1%, 7.5%를 기록했고 지난해 9월 < 2018 추석특집 아육대 >도 7.1%, 7.9%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각종 잡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효자' 노릇을 해왔던 <아육대>는 올해 왜 부진한 것일까.

일단 방탄소년단, 엑소, 세븐틴 등 유명 아이돌 팀들은 바쁜 해외 일정 탓에 더 이상 아육대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트와이스, 레드벨벳, 여자친구 등 인기 걸그룹 역시 참가하지 않거나 소수 멤버만 일부 종목에 출전하는 데 그친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인기 출연진들이 대거 사라진 것이다. 대중들에게 생소한 인물들로는 일반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육상, 양궁 등 기존 종목 외에 e스포츠(배틀그라운드), 투구, 승마 등이 추가되긴 했지만 재미 및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부족하기도 했다. 특히 승마의 경우, 생소한 종목이라 화제를 모으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큰 변화 없이 천편일률적인 구성 및 진행 방식을 고수한다면 내년 설날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SBS, 백종원표 식당 예능 2개 동시 편성 가능할까?  
 
 SBS <맛남의 광장>의 한 장면

SBS <맛남의 광장>의 한 장면ⓒ SBS

 
추석 맞이 파일럿 예능 중 많은 관심을 모은 건 SBS <맛남의 광장>이었다. 기존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검증된 '백종원표 식당 예능'은 이번에도 통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6%).

고속도로 휴게소로 배경을 옮긴 <맛남의 광장>은 마치 스핀오프 같은 분위기로 제작됐다. 각 지역 특산물 활용, 휴게소 및 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선택해 또 한번 마성의 요리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했다.  

촬영 장소가 미리 알려진 탓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백종원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박재범, 백진희, 양세형 등 연예인 출연진들의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예상을 넘어선 손님 규모 못잖게 시청자들의 반응도 비교적 호의적이었다.   

반면 "또 백종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골목식당>과 동일한 주인공, 비슷한 소재를 감안하면 SBS 동시 정규 방영은 다소 부담스런 편성이 될 수 있다는 약점도 드러냈다.  

시청률 강세 보인 KBS <달리는 노래방> 
 
 KBS의 파일럿 예능 < 부르면 복이와요 달리는 노래방 >

KBS의 파일럿 예능 < 부르면 복이와요 달리는 노래방 >ⓒ KBS

 
시청률만 놓고 보면 12일과 13일 총 2회 방영된 K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부르면 복이와요 달리는 노래방>이 가장 성공적이었다. 각각 7.5%와 7.9%를 기록했고 트로트가수 설하윤 등 초대손님들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예상 밖 인기 몰이를 해냈기 때문이다.  

일단 프로그램의 재미를 키운 일등공신는 참여해 준 시민들이다. MC 유세윤과 붐의 유머 넘치는 진행과 맞물려 일반인들의 예측불허 행동은 큰 웃음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2049세대 보단 장년층 취향인 데다 명절 분위기가 깜짝 인기에 한 몫을 차지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향후 정규 편성에 성공하더라도 마냥 미래를 낙관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 

MC들이 먼저 기록한 점수와 동일한 노래방 점수를 달성해야 상금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의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금보단 참가 시민들이 선보이는 각양각색의 끼가 핵심을 차지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결과적으로 단 한 명도 상금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난이도 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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