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프로축구 선수 시절 신문선 박사

유공프로축구 선수 시절 신문선 박사 ⓒ 신문선 제공

 
신문선의 놀이 문화

어린시절 서울 마포 골목을 누비고 한강변에서 물놀이하고 공놀이하며 놀았다. 또한 효창공원에서 개구장이 싸움질도 했고 동교동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홍익대학교운동장, 효창운동장, 청파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게임을 했었다. 바로 신문선의 이야기다. 신문선은 '그라운드의 음유시인', '국가대표 축구해설위원'으로 20여년 동안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방송생활을 했다. 

신문선은 서울 체육고등학교, 연세대학교, 대우 로얄즈축구단(현 부산 아이파크), 충의축구단(현 상주 상무 전신), 유공프로축구단(현 제주 유나이티드) 또한 국가대표선수를 거치며 축구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런 신문선은 대학시절 경기가 끝나거나 쉬는 시간이면 마포 굴레방다리 근처 오래된 고서점을 뒤졌고 종로 인사동에 나가 고미술품 관람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살기도 했다.

또한 신문선은 1970년대 해외원정으로 일본을 자주 다니며 구입한 니콘F2, 니콘as, 니콘Fm 카메라에 35-70mm렌즈, 200mm망원렌즈, 모터드라이브까지 장만해 카메라를 들고 비원, 경복궁을 누비며 흑백 필름 촬영에 몰두하곤 했다. 이런 열정으로 신문선은 사진의 구도와 셔터스피드에 의한 빛의 조절을 통하여 음영의 맛을 탐했고, 오묘한 대상물에 대한 탐닉을 위해 파인더에 눈을 맞추곤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미술 전시장을 누비며 근현대 미술 거장 중 한 명인 박영선(1910~1994), 현대 구상 미술 대표적인 작가인 김종학(82), 민중 미술 최고 권위자 권순철(75), 산(山)의 화가라 불리는 박고석(1917~2002) 화백 등의 그림을 컬렉션하느라 주머니가 궁핍해지기도 했다. 특히 소정 변관식(1899~1976) 선생의 그림을 좋아해 소정선생의 연보를 달달 꿰차기까지 했다. 이후 신문선은 방송해설위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올림픽 중계방송차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아테네, 미국 뉴욕 등에 갔을때는 미술관과 박물관에 코박고 살다시피 했다.

이러한 그만의 놀이는 신문선에게 비싼 사진 현상 인화료와 그림 수집 등에 따른 비용과 시간에 제약을 가져다 줬지만 신문선은 이에 대하여 단 한번도 후회해 본적이 없다. 신문선은 현역 선수생활을 마감한 후 마이크를 잡고 무려 5번의 FIFA월드컵을 통해 침을 튀기며 '골, 골, 골이예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를 외치며 국민들에게 축구의 아름다움과 환희, 분노, 좌절 등의 열기를 전달했다.
 
 명지대학교에서 축구 전력을 분석하고 있는 신문선 박사

명지대학교에서 축구 전력을 분석하고 있는 신문선 박사 ⓒ 신문선 제공

 
신문선 '와우 갤러리' 개관

2006년 독일 FIFA월드컵 당시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그 유명한 오프사이드 사건 때문에 홀연히 마이크를 놓고 명지대학교에 교수로서 둥지를 튼지도 올해로 벌써 14년째인 신문선이다. 그리고 신문선 역시 세월을 비켜가지 못해 어느덧 나이도 60 고개를 넘어섰다. '이제 뭐하고 놀지' 스스로 던진 화두에 신문선은 자신의 인생에 진짜 하고 싶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답을 쉽게 찾았다.

그것은 바로 젊은시절 한 때 심취했던 예술을 즐기고 그림을 탐닉하며 인생을 즐기는 미술관 개관이였다. 이 같은 신문선의 구상은 이미 2002년 한일 FIIFA월드컵이 온나라를 뒤덮던 시절 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생활과 교수로서 후학 양성 그리고 성남 FC 프로축구단 대표이사직 등에 매몰되어 있는 바쁜 일상으로 그동안 꿈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 60 고개를 넘고 난 후 신문선은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꿈을 펼치고자 홍익대학교 앞에 신나게 그림을 걸고 축구가 아닌 작가와 문화와 철학을 논하며 대중들과 문화의 향기를 나누기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 드디어 9월 19일 미술관명을 '와우 갤러리'라고 짓고 개관 행사를 개최한다. 신문선은 이 갤러리 안에서 '좋은 그림은 부적'이라는 평소 생각을 대중들에게 설파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 '와우'는 마포의 '와우산' 지명을 딴 것으로 누워있는 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풍수적으로 명당이라는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어 예로부터 소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매우 유용한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신문선은 홍익대학교 앞 미술관 개관에 있어서도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홍익대학교 앞 대중문화 변화의 기폭제가 되어 산소와 숲같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더 나가서는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들도록 하겠다" 이 같은 신문선의 꿈은 여기에서 멈출 기세가 아니다. 
 
 프로축구 전 성남 FC 대표이사 재직 시 신문선 박사

프로축구 전 성남 FC 대표이사 재직 시 신문선 박사 ⓒ 신문선 제공

  
'우보천리(牛步千里)' 신문선

신문선은 축구가 아닌 예술의 더 높은 미래를 설계하며 세계적 미술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는 홍익대학교가 있으면서도 지역에 미술관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현실에 부끄럽고 화나고 분노하며 문화의 갈증을 터는 옹달샘을 만들고자 "죽기 전에 내가 거처하고 있는 상수동 언덕에 예술의 전당으로 호평받을 수 있는 신문선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선 신문선은 '와우 갤러리' 개관을 계기로 느린 소의 걸음처럼 천리를 내다보고 갤러리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며 이어 홍대익대학교 권역인 상수동 언덕에 붉은 벽돌집과 소나무가 푸른 '신문선 미술관'을 꼭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축구인으로서는 좀처럼 이해되기 어려운 세계적인 미술관 개관을 꿈꾸고 있는 신문선. 그의 이 같은 삶의 길은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분명 의외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며 한편으로 신문선에 대한 또 다른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뼈속까지 영원한 축구인이지만 축구인 답지 않은 신문선. 그 삶의 길은 아름다우며, 또한 축구인으로서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걸으며 세계적으로도 축구선수 출신으로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미술관 개관이라는 삶을 개척하고 나선 신문선의 행보는 실로 축구인 모두에게 놀라움과 함께 신선한 충격이며 또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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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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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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