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쉬어간 류현진이 메츠를 상대로 또 한 번 부진 탈출에 나선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 필드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1이닝3실점으로 4경기 연속 조기 강판을 당한 류현진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배려로 9일의 휴식을 가진 후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류현진은 지난 5월31일 메츠를 상대로 7.2이닝4피안타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번째 승리를 챙긴 바 있다. 하지만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던 당시의 메츠와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는 지금의 메츠는 그 전력과 기세가 다르다. 게다가 상대 선발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제이콥 디그롬. 과연 류현진은 메츠와 디그롬의 벽을 넘어 한 달 만에 승수를 챙길 수 있을까.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자료사진) ⓒ AP/연합뉴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추락, 결국 한 차례 등판 거르고 9일 휴식

시즌 개막 후 첫 22경기에서 12승2패 평균자책점1.45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19이닝31피안타5피홈런7볼넷21실점을 기록하며 3패9.95로 추락했다. 이 기간 동안 5이닝을 넘긴 경기는 한 번도 없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정확히 1.00이 상승했다. 몸에 이상이 없는 투수가 단기간에 이토록 부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지난 4경기에서 류현진의 부진은 심각했다.

7월까지만 해도 1순위 후보로 꼽히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 역시 냉정하게 평가하면 사실상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1패1.85로 질주한 디그롬이 탈삼진1위(231개)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 역시 다승(17승)과 이닝(191이닝)을 앞세워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3.49)의 약점을 만회하고 있다.

사실 4경기 연속으로 이렇게 크게 부진했다면 류현진이 아니라 클레이튼 커쇼(다저스)나 맥스 슈어저(워싱턴)라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류현진의 문제점이 현지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체력'이든, 류현진 본인이 진단한 것처럼 떨어진 '커맨드(스크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능력)'이든 나쁜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이 예정돼 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류현진을 한 차례 쉬게 해줬다. 볼티모어를 상대로 통산 1경기에서 6이닝5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으로서는 4승1패1.38의 통산 성적을 기록 중인 메츠전으로 등판 순서가 변경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대가 메츠로 결정된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최근 메츠의 기세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상승세의 메츠 잡고 다저스 선발 '빅3' 위상 찾을 수 있을까

40승50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던 메츠는 후반기 56경기에서 36승20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현재 메츠는 와일드카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 밀워키 브루어스(이상 78승68패)를 2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어 3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즌 막판 승수 쌓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메츠의 후반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바꿔 말하면 15일 경기에서 류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는 단연 '슈퍼 루키' 피트 알론소다. 알론소는 13일까지 47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도 13홈런을 때린 알론소를 상대할 때 남다른 경계심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지난 5월31일 첫 만남에서는 류현진이 알로소를 상대로 3타수1안타(2루타)1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메츠의 선발 투수는 8월 말부터 현지에서 류현진 대신 가장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디그롬. 2014년 신인왕과 3번의 올스타 선정, 작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디그롬은 올해도 뛰어난 후반기 성적을 앞세워 백투백 사이영상을 노리고 있다. 류현진에게 다소 버거운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디그롬을 잡는다면 지난 4경기 부진을 한 번에 털어낼 수도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자료사진) ⓒ AP/연합뉴스

 
다저스는 13일 볼티모어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빅리그 복귀전을 치른 좌완 리치 힐이 0.2이닝 만에 왼 무릎에 통증을 느껴 강판됐다. 지난 11일 7년 연속 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의 가을 준비가 아직은 조금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따라서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선발 자리를 보장 받은 류현진이 시즌 막판 믿음직한 투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메츠전 호투가 류현진 개인에게는 물론 다저스에도 매우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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