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말론의 3집 앨범 < Hollywood's Bleeding >

포스트 말론의 3집 앨범 < Hollywood's Bleeding >ⓒ 유니버설뮤직

 

2019 그래미 어워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관록의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와 함께 기타를 치는 모습이었다. 20세기의 록스타와 21세기의 록스타가 함께 호흡하는 듯했달까.

물론 이 대목에서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포스트 말론은 래퍼인데 어떻게 록스타란 말인가?' 록스타는 거대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슈퍼스타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국내에서 몇몇 래퍼들이 자신을 록스타라고 지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트 말론 전성시대

정리되지 않은 듯한 헤어스타일과 얼굴을 뒤덮은 문신. 쉽게 범접할 수 없을 듯한 외모. 그러나 포스트 말론은 누구보다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하는 사나이다. 동시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다. 노래와 랩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는 창법이 특징적이다.

힙합의 탈을 쓰고 있지만, 동시에 얼터너티브 록, 컨트리 등에 빚을 지고 있어 록스타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다른 래퍼들처럼 화려한 성공을 과시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도 힘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것이 포스트 말론의 음악을 상징하는 '감성'이 되었다.
 
농구 선수 앨런, 아이버슨에게 영감을 받아 쓰여진 'White iverson'과 함께 포스트 말론은 성공적으로 메이저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싱글 'Congratulations'에서 포스트 말론은 '모두가 안 될 것이라 말 했지만 나는 이뤄냈지'라며 당당한 성취를 과시한다. 그의 상승세는 꺾일 줄 몰랐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를 차지한 'Rockstar'가 그 정점이었다. 이 곡이 수록된 < Beerbongs & Bently >는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 오르는 영예마저 누렸다. 포스트 말론이 가진 재능, 즉 선명한 멜로디를 쓰는 능력, 노래와 랩을 적절하게 섞는 솜씨는 대중의 기호를 적중시켰다.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리고 얼마 전, 그의 세 번째 정규 앨범 < Hollywood's Bleeding >이 발매되었다. 발매와 동시에 모든 수록곡들이 스포티파이의 최상위권을 장악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던 'Sunflower'의 산뜻함이 먼저 귀에 들어온다. 영 떡(Young Thug)이 피쳐링한 이별 노래 'Goodbyes'는 다른 언어권의 팬에게도 통할 수 있는 호소력을 갖췄다. 

"Say you needed this heart, then you got it,
Turns out that it wasn't what you wanted'

'내 마음을 원한다기에, 너에게 주었지.
하지만 네가 원했던 것은 이게 아니었구나." - 'Goodbyes' 중


그 외에도 인디록을 연상케 하는 'Circle' , 신스팝의 몽환미를 머금은 'Staring At The Sun', 칸예 웨스트의 참여로 그 스케일을 키운 'Internet' 등 다채로운 사운드의 곡들이 이번 앨범을 빛낸다. 포스트 말론을 질투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Myself'는 그 가사와 별개로, 여름밤과 어울리는 서정적인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이번 앨범은 발표 당시 화려한 참여진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었다.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할시(Halsey), 시저(SZA) 등 지금의 스타들은 물론, 칠순을 넘긴 전설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목소리를 보탰다. 그가 피쳐링한 'Take What You Want'은 이 앨범에서 가장 록적인 분위기를 뽐낸다. 괴기한 분위기를 만드는 오스본 특유의 목소리, 그리고 후반부에 울려 퍼지는 기타 솔로는 장르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것이 바로 포스트 말론이 의도한 바일 것이다.
 
포스트 말론이 앞서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그는 늘 '앨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이 증명했듯이 싱글 단위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하지만, 앨범의 경우에는 비슷한 분위기가 한 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포스트 말론이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의 폭을 넓혔다.

물론 가사의 깊이나 표현 등의 측면에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마약에 취해 있다. 떳떳한 성공을 과시하면서도,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화려함'과 '찌질함'을 동반한 포스트 말론의 노래는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이들의 방에서 울려 퍼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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