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대표팀 주장으로써 팀에 헌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손흥민손흥민이 대표팀 주장으로써 팀에 헌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손흥민 극대화. 벤투호가 다시 풀어야할 과제가 생겼다. 벤투호 체제에서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0일(한국시각)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답답했던 첫 경기, 무기력한 벤투식 빌드업 축구

경기에선 승리했지만, 내용은 최악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2위의 약체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평소와 다른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사실 플랜A로 준비한 시스템은 아니었다. 벤투호 출범 초기부터 아시안컵까지는 4-2-3-1, 아시안컵 이후에는 주로 4-1-3-2 (다이아몬드 미드필드)을 점검해왔다.

물론 4-1-4-1 포메이션은 지난해 10월 파나마전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고 지난 조지아와의 평가전처럼 생소한 비대칭 스리백에 적응하지 못한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4-1-4-1은 4-2-3-1과 비교해 허리진을 구성할 때 한 명의 중앙미드필더를 2선으로 전진배치 시키느냐 3선에 세우느냐의 차이다.

가장 큰 관건은 손흥민의 활약 여부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흥민 쓰임새는 무척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날 손흥민은 2선 왼쪽 윙어로 출격했다. 경기 초반에는 몸놀림이 가벼웠다. 무언가 한 방 해줄 것이란 기대감을 드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전반 20분 이후 손흥민의 날카로움은 사라졌다.

한국의 전체적인 경기력도 실망스러웠다. 투박한 후방 빌드업과 잦은 패스 미스는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철학과 거리가 멀었다.

전반 30분부터 45분까지 4-1-3-2 포메이션으로 변화함에 따라 손흥민도 최전방 투톱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 수비에 꽁꽁 묶이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상호-손흥민 나상호와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선제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나상호-손흥민나상호와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선제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주장' 손흥민의 책임감과 헌신

이날 손흥민에게 공이 향하면 공격의 템포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공을 잡았을 때 생각이 많아 보였다. 토트넘에서는 큰 부담 없이 자신있고 당돌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상황마다 패스, 드리블, 슈팅 등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도 빠르게 판단한 뒤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태극마크와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경기력은 토트넘과 정반대다. 슈팅 비율은 지극히 낮아지고, 골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

비단 이번 경기뿐만 아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지난 1월 열린 2019 아시안컵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 상대팀들이 경계 대상 1호 손흥민을 견제하기 위해 최소 1-2명을 그에게 붙여 압박을 시도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러한 기회를 영리하게 살리지 못하고 있다. 타이밍에 맞는 패스로 공간을 만들거나 동료들에게 찬스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정작 손흥민의 볼 처리나 패스의 선택지는 늘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주장 완장의 무게는 매우 무겁다.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다. 자신이 빛나기보단 희생을 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아래 지점까지 내려와서 빌드업에 참여하거나 수비에 가담하며, 공을 탈취하기도 했다. 정우영, 황인범의 부진으로 중원에서 볼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자 손흥민이 1차적인 공격 작업에 관여하려는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 중앙 미드필더가 맞는 옷일까

후반 중반 김신욱이 교체 투입된 이후 손흥민은 황인범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도무지 손흥민과는 맞지 않는 포지션이다. 손흥민은 패서나 플레이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이다.

슈팅과 득점에 강점이 있는 손흥민은 어떻게든 최대한 골문에 근접시켜야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차라리 김신욱과 투톱을 형성했다면 훨씬 좋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3월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4-1-3-2의 투톱으로 황의조와 짝을 이뤄 선제골을 터뜨렸다.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의 비중을 높인 콜롬비아는 수비진에 많은 공간을 노출했다. 그래서일까. 공간을 점유한 손흥민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모처럼 자기 몫을 해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 경기는 콜롬비아전이 유일하다.

한국은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다. 이러한 무기를 다른 목적으로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있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손흥민 사용법을 반드시 찾아야만 앞으로 가시밭길을 걷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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