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지난 2017년, <군주>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열아홉 김소현은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사이에서 여러 고민과 걱정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2년. 스물의 문턱을 넘은 김소현은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한층 더 단단하고 성숙해져 있었다.
 
김소현은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과거의 상처를 숨기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김조조 역을 맡았다. 첫사랑을 시작하는 풋풋한 여고생이자,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져야만 하는 약하지만 강한 열아홉 살 소녀. 김조조는 8살에 데뷔해 벌써 연기자 데뷔 만 12년 차 배우 김소현의 지난 시간이 고스란히 농축된 캐릭터였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천계영 작가가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누적 조회수가 8억이 넘는 엄청난 인기작. 드라마 제작이 결정되기 전부터 원작 팬들은 가상 캐스팅을 만들며 높은 관심과 기대를 표했다.
 
김소현은 늘 김조조 역 가상 캐스팅 1순위였다. 원작자인 천계영 작가 역시 시리즈화가 결정된 직후 김소현을 떠올렸다고. 천계영 작가의 팬이라고 고백한 김소현은 "너무 영광이었다. 설령 빈말이라 하더라도 몸둘바를 모르겠더라. 너무 감사했다"며 밝게 웃었다.
 
"원작 팬층이 워낙 단단한 작품이라 걱정이 많이 됐어요. 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고요. 드라마 속 삼각구도가 단순하지 않고 조조의 심리적인 부분도 풀어내기 힘들 것 같았거든요. 혹시나 드라마로 잘못 표현이 되면 원작 팬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고, 실망을 드릴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제가 너무 좋아하던 웹툰이었기 때문에,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팬심으로 참여한 '좋알람', 마주한 조조의 마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 사진.ⓒ 넷플릭스

 
독자로서 조조를 볼 때와, 직접 조조가 되어 마주한 조조의 감정은 조금 달랐다. 독자로서는 조조가 처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했지만, 직접 조조가 되고 보니 마냥 불쌍하게 표현되는 걸 바라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조조가 놓인 상황은 분명 너무 힘들죠. 어둡고, 고통스럽고... 철저히 조조의 입장이 되고 보니 지치더라고요. 선오(송강 분)가 희망의 빛이 되어 주려나 하면 일이 터지고 또 터지고... 조조는 행복을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상태잖아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조조가 마냥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거든요. 조조는 힘들긴 하지만 밝음을 잃지 않고, 연약해보이지만 단단함을 가진 캐릭터니까요. 그런 조조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기하는 동안 캐릭터에 더 큰 애착이 들었어요."
 

조조는 선오와 혜영,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 김소현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스스로를 '혜영파'라고 고백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시즌1은 선오와 조조의 러브라인이 담겨있다. '혜영파'로서 아쉽지는 않았느냐 물으니 "앞으로는 중립을 지켜야할 것 같다. 선오파 분들이 너무 서운해 하시더라"며 밝게 웃었다.
 
"선오와의 러브라인이 예쁘게 잘 담겨서 너무 좋았어요. 원작에서 선오는 돌직구지만 내면의 아픔이 있는 캐릭터인데 그런 모습과 조조를 향한 선오의 감정이 되게 잘 담겼더라고요. 특히 골목길 키스신은 원작에서도 너무 좋아했던 장면이라 잘 찍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너무 예쁘고 설레게 잘 담긴 것 같아서 좋았죠.
 
그에 비해 혜영이와의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조를 짝사랑하는 마음은 잘 담겼다고 생각해요. 다음 시즌으로 이어진다면 혜영이의 감정들이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데뷔 12년 차 베테랑,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 사진.ⓒ 넷플릭스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 정가람은 김소현보다 5~6살 많은 오빠들이지만, 연기 경력은 김소현이 한참 선배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특별히 조언해준 부분이 있는지 장난스레 묻자, 김소현은 잠시 웃다가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제가 현장 경력이 조금 더 많잖아요. 전에는 상대방이 먼저 물어와도 '아니에요. 아니에요' 했었어요. 저도 아직 어린데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래도 해온 게 있고, 쌓아온 경험이 있으니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송강씨가 처음에 긴장도 많이 하고 함께 호흡하는 부분을 어색해했어요. 그래서 회식할 때 제가 먼저 다가갔죠. '난 이런 부분할 때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어때?' 이렇게 아예 터놓고 이야기하니까 본인도 그런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니까 맞춰가기 편해졌어요. 그러면서 점점 호흡도 더 잘 맞아갔고요. 저는 송강씨의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고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김소현은 '잘 자란 아역스타'의 대표 주자다. 필모그래피가 쌓여갈 때마다 키가 한뼘씩 자라나는 그의 성장기를 대중이 함께 지켜봐왔다. 대중은 자라난 키만큼이나 쑥쑥 자라나는 김소현의 연기력을 칭찬했고, 더 큰 기대와 관심을 쏟았다. 이 애정 어린 시선이, 이제 막 스물을 넘긴 김소현에게 혹시 부담이 되진 않을지 궁금했다.
 
"현장에서 가끔 '넌 잘하잖아', '잘할 수 있지?' 이렇게 말해주실 때가 있어요. 저를 믿어서 해주시는 말이라 감사하긴 하지만, 사실 저도 아직 부족하잖아요. '못하면 어떡하지', '실수하면 어떡하지', '잘 모르겠는데 말해도 되나?' 이런 생각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었어요. 저도 아직은 다른 분들께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은데... 농담처럼 건네시는 '너만 믿는다'는 말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대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고민이 많으면 연기할 때 많은 생각이 들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연기 선생님께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잘하려고 한다고 잘해지니? 상관없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열심히만 하면 돼'라고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최선을 다하고 난 뒤의 평가는 대중의 몫이지 제가 미리부터 부담 가져봐야 역효과라고요. 그 말을 듣고나니 뭔가 해답을 얻은 기분이었어요. 이제는 그런 말을 들어도 '아이고 제가 뭐라고요~' 이렇게 가볍게 넘길 수 있게 됐어요."

 
초조함 덜어내고 단단해진 김소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조금 더 단단해진 덕분일까? 지난해 <라디오 로맨스> 종영 인터뷰에서 교복 입는 작품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다. 스무 살을 앞두고 어서 아역배우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부담이 얼마나 컸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소현은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다시 한 번 교복을 입었다.
 
"그땐 이제 막 성인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다시 교복을 입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 것 같았어요. 저를 마냥 애로 보실까봐 걱정됐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나니 그런 생각이 사라지더라고요. 굳이 내가 성숙해보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제 모습은 제 나이에 맞는 풋풋한 모습인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보여드릴 수 없잖아요.
 
무엇보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10대 모습만 있는 게 아니라 어른이 된 뒤의 이야기까지 이어지잖아요. 자연스럽게 제 성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 10대를 기억하고, 지금까지의 저를 기념하는 작품이 될 것 같았죠.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어요. 이젠 '절대 교복은 입지 말아야지'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도 될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 역 배우 김소현.ⓒ 넷플릭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올바르게 잘 커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맡아 온 캐릭터 때문에 그를 모범생이나 연약한 이미지로 지레 짐작하는 시선이 버겁기도 했다. 하지만 김소현은 이런 모든 기대와 부담도 "자연스럽게 극복하며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싶다"면서 "지금까진 잘 해오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처음엔 조조처럼 내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참고 티내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마음의 병이 생기더라고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뭔가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기분도 들었고요. 힘들고 지쳐있을 때, 오래 함께한 지인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싫으면 싫다고 해야지, 가만있으면 바보만 된다고. 이젠 제 의견을 말하려고도 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이던 성격도 많이 바뀌었어요. 사실 저도 뭐가 진짜 제 성격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어리잖아요. (웃음) 시간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해요."
 

<좋아하면 울리는>에는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20대가 된 조조의 모습이다. 10대를 지나 20대가 된 연기하며, 김소현 역시 함께 한뼘 더 자라날 것이다.
 
"제가 연기해온 지난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시청자분들도 자신들의 첫사랑과 지난 추억을 떠올리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보시는 분들 모두, 자기만의 기억을 담아 <좋아하면 울리는>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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