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생존왕은 누가 될까.

시즌 내내 강등권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경남과 인천, 제주의 이야기다. 이 세 팀은 10라운드 이후 줄곧 강등권에 머물러있다. 10위 경남과 9위 성남의 승점차가 12점이나 나는 만큼, 갑작스런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 세 팀이 리그 막판까지 강등권 싸움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28라운드 기준 경남은 승점 22점으로 10위, 인천은 승점 20점으로 11위, 제주는 승점 19점으로 12위이다. 팬들은 세 팀의 앞 글자를 따 '경제인', '경인제' 등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강등권 경쟁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는 모습이다.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5라운드 만을 남겨둔 지금, 세 팀 모두 남은 다섯 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승점 6점짜리 경기'가 이어질 스플릿 라운드에서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경쟁 팀과의 승점차를 벌리고 9위와의 승점차를 좁히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이 팀들에게 남은 일정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 경남(10위: 승점22점) : 울산(H)-전북(H)-서울(A)-포항(A)-제주(A)
 
 경남 FC

경남 FC ⓒ 경남 FC

 
경남은 최근 부상자들이 복귀해 숨통이 조금 트였다. 에이스 쿠니모토가 긴 부상에서 돌아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제리치와 오스만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 룩과 함께 네 명을 모두 기용할 수 있다는 점은 스쿼드 운용에 있어서 큰 강점이다. 최근 다섯 경기 2승 3패를 거두고 있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올 시즌 거둔 4승 중 절반을 최근에 거뒀으니 결코 나쁜 흐름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리그 상위권 세 팀을 연속으로 만나야 한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승점 1점차로 우승을 다투고 있는 울산과 전북을 연이어 만난다. 이후 서울 원정과 포항 원정이 이어진다. 포항은 현재 리그 8위이지만 홈 경기만을 놓고 봤을 때는 7승 3무 4패로 리그에서 네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때문에 경남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원정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와의 맞대결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강등권 경쟁을 하고 있는 두 팀의 경기이기 때문에 피 튀기는 혈투가 예상된다.

# 인천(11위: 승점20점) : 서울(A)-대구(H)-상주(A)-강원(A)-전북(H)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 ⓒ 인천 유나이티드

 
올 시즌 인천의 약점은 단연 공격력이다. 리그 28경기 동안 22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1득점이 채 되지 않는다. 최근 두 경기에서 6득점을 기록하며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8실점을 내주며 1무 1패에 만족해야 했다. 공격력만큼 약한 수비력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로 승점 5점을 거둬 흐름 자체가 나쁘진 않다.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시급해 보인다.

일정은 세 팀 중 가장 험난하다. 차례로 상대해야 하는 다섯 팀이 모두 28라운드 기준 상위 스플릿에 위치한 팀들이다. 심지어 인천은 이들을 상대로 올 시즌 승점 1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단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서울과 대구, 강원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충분한 상태다. 우승경쟁을 하는 전북도 마찬가지다. 오는 17일 전역하는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전력이 약화될 상주를 제외하면 인천이 승점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제주(12위: 승점19점) : 강원(A)-성남(H)-포항(A)-대구(H)-경남(H)
 
 제주 FC

제주 FC ⓒ 제주 FC


최근 다섯 경기 2무 3패로 강등권 경쟁을 하고 있는 세 팀 중 가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 다섯 경기에서 무려 11실점을 내줬다. 득점은 3득점에 불과했다. 이길려야 이길 수가 없었다. 강등권 경쟁에서 힘을 내기 위해서는 빠르게 팀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다행인 점은 이번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빛가람이 오는 17일 상주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일정은 경남과 인천에 비해 좋다. 물론 상위 스플릿 경쟁을 펼치는 네 팀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는 일정은 부담스럽지만, 리그 최상위권 팀들과의 일정이 없다. 경남은 울산과 전북, 서울을 잇따라 상대해야 하고, 인천은 서울, 전북과의 경기가 남아있다. 제주의 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스플릿 라운드 진행 전 마지막 경기에서 경남과 만난다. 혈투가 예상된다. 그 전까지 많은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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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10기 심재국
K리그1 K리그 경남FC 인천유나이티드 제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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