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MBC <뉴스데스크> ''장제원 아들'의 무서웠던 폭주…CCTV 확인해보니' 보도 화면

9일 MBC <뉴스데스크> ''장제원 아들'의 무서웠던 폭주…CCTV 확인해보니' 보도 화면 ⓒ MBC

 
"일반적으로 시내 도로의 제한 속도의 시속 60킬로미터. CCTV장면을 분석한 결과 흰색 차량의 주행속도는 시속 백킬로미터 가까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앞서 도로를 지나간 다른 택시들이나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와 비교해봐도 확연히 빠른 속도입니다.

장씨의 차량이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사고를 낸 뒤 출동한 경찰이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약 0.13%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야에 만취상태에서 과속으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9일 MBC 뉴스데스크 <'장제원 아들'의 무서웠던 폭주…CCTV 확인해보니> 기사 중 일부다. 두 눈으로 직접 사고 영상을 확인하니, 그 속도가 실로 무시무시했다. MBC와 인터뷰한 변동섭 교통사고감정사는 "속도 계산하면 (시속) 약 98km. 오차를 감안하면 (시속) 95km에서 102km 사이"라고 설명했다.

7일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노엘)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뒤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장씨가 사고 상대방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라며 "1000만 원을 줄 테니까 합의하자"는 내용으로 합의를 종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등장했다. 사고 직후 또 다른 30대 남성 A씨가 등장, 사고를 낸 것이 장씨가 아니라 자신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 사건에 개입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 모든 것을 제쳐두더라도, 시내에서 100km 수준으로 질주하는 벤츠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끔찍해 보였다. 9일 SBS 8뉴스 역시 MBC와 다른 각도의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역시나 상상 이상이었다. 그런데 9일 또 다른 의혹이 더해졌다. 사건이 알려진 지난 7일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던 장 의원 역시 또 다른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놨다.

사고 피해자의 증언
 
 9일 SBS < 8뉴스 >가 보도한 '[단독] "장제원 아내, 합의해달라 요구"…사고 영상 입수'

9일 SBS < 8뉴스 >가 보도한 '[단독] "장제원 아내, 합의해달라 요구"…사고 영상 입수' ⓒ SBS


"(장씨가) '치료비 명목으로 그냥 지금 이렇게 덮고 싶다고, 합의를 꼭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이러더라고."
"사고 피해자 : 다음 날이요. (장씨) 어머니가 사정하시더라고요. '엄마 된 입장에서 너무 죄송하다. 되게 단순하게. (저 지금) 큰일 난다. 죄송하다.'…."


SBS와 인터뷰한 사고 피해자의 증언이다. 사고 직후 직접 119에 신고를 했다는 이 피해자는 경찰이 출동한 사고 현장에 장씨와 동승 여성 외에 제3의 남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다음 날부터 장씨의 어머니가 합의를 해달라며 지속적으로 연락해왔다고 덧붙였다. 7일 최초 보도 이후, 장 의원 의원실 관계자가 사고에 관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장 의원 부인 역시 피해자에게 직접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은 범인 도피죄가 30대 남성에게 해당된다고 한다면, 이것을 만약에 부탁을 한 혐의가 지금 뚜렷하기 때문에 범인 도피교사죄가 장제원 의원의 아들(에게 적용될 수 있고요). 또 도로교통법 위반은 당연히 될 테고요. 또 이것을 국가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위계, 착오, 속임에 의해서 시도를 했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9일 YTN에 출연한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장용준씨와 제3자 A씨가 받고 있는 혐의를 위와 같이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민갑룡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사팀을 보강"하고 "관계자들을 빨리 조사하면 진상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언론의 속보 경쟁이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나 <중앙일보>가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 용준(19)씨가 낸 음주운전 사고를 '바꿔치기'하려던 사람은 장제원 의원실 관계자인 것으로 보고 경찰이 수사 중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해당 인물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운전자로 바꿔치기 하려했다는 30대 남성은 제 의원실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는 사람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10일 <중앙일보>의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바꿔치기', 의원실 연루 의혹에 "의원실 무관">을 통해 "서울 마포경찰서는 장제원 의원실 관계자로 의심되는 30대 남성 A씨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 중"이라며 경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A씨에 대해 범인도피죄를 적용해 입건했다"도 보도했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 본인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해진 의혹들

"제가 아무리, 저의 의원실 관계자를 제 아들 대신 운전을 했다고 시킬 그토록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사건 이후, 해도 해도 너무한 기사들이 나와도 못난 아들 둔 죄로 참고 또 참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한 것 아닙니까?"

10일 장제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 중 일부다. 장 의원은 관련 기사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먼저 "중앙일보 기사는 의혹 부풀리기를 넘어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며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지금까지 숱한 피의사실 공표와 의혹 부풀리기 보도에 대해서도 수사결과가 얘기해 줄거라 믿고 참고 있었지만, '장제원 의원실 관계자로 의심된다'라는 식의 '카더라' 보도를 통해 마치 운전자 바꿔치기 당사자가 의원실 관계자인 것 같이 묘사한 기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명예훼손입니다. … 이 기사를 퍼나르는 매체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할 것입니다."

장 의원은 SBS 보도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합의를 시도하긴 했지만 "집사람이 사건을 덮어달라고 합의를 시도했다"는 SBS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 장씨와 피해자와의 합의는 장용준 측 변호사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 장씨가 사고 당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 등이다.

장용준씨는 9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용준이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라며 "곧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지켜봐 주십시오. 더 이상의 악의적 의혹 부풀리기와 허위사실 보도를 한다면 반드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라며 피해자가 보냈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피해자 OOO입니다. 장용준씨는 당시 저에게 사과를 하며 예의도 바르셨구... 아버지를 거론하지도 않았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오다보니 저도 마음이 불편하네요... 잘 해결 되길 바랄게요 어린 친구가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률안 대표 발의했던 초선 장제원
 
조국 인사청문회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 이은재, 장제원, 정점식, 주광덕 의원이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 조국 인사청문회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 이은재, 장제원, 정점식, 주광덕 의원이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불과 사흘간 일어난 사건의 전개 양상만 해도 이렇다. 민 경찰청장이 천명한 대로, 사건을 둘러싼 경찰 조사와 이에 대한 해명 역시 급속도로 전개는 모습이다. 특히 장씨의 음주음전 사건은 '조국 청문회' 직후인 7일 오후 최초 보도가 나오면서 세간의 관심을 더 키운 측면이 다분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전날(6일) 장 의원이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가족과 딸을 향해 내뱉은 언사들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지 않았던가. 그간 장 의원이 '내로남불', '위선'을 운운하며 조 후보자를 공격해 온 과거가 고스란히 기록돼 있으니 말이다.

정작 장 의원은 음주운전 사건을 일으킨 아들에 대해 실시간으로 의혹 보도가 쏟아지자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이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 역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비열한 물타기"라는 표현까지 앞세웠다.

"노엘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아버지인 장 의원도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조국 후보자와 장제원 의원의 경우는 비할 수 없이 다르다. 조국 후보자의 케이스는 딸의 입시를 돕기 위해 부모가 부당한 스펙 만들기에 개입하고, 급기야는 상장까지 위조한 입시 부정 게이트다. 대학원에서 딸이 받은 장학금은 권력자인 조국 후보자에게 잘 보이려고 제공된 특혜로 의심받고 있다. 조국 후보자에게 쏟아지는 실망과 비난은 딸의 잘못 탓이 아닌 부모의 잘못과 처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비해 장제원 의원은 아들에게 음주운전을 하라고 시킨 적도 없고, 사건 무마에 개입하거나 비호한 사실 또한 더더욱 없다. 아들을 잘못 키웠다는 따가운 시선은 있을 수 있지만, 입시 부정과 특혜에 개입한 것과는 비할 수 없다. 그럼에도 조국 후보자 사태가 막판까지 온 지금, 장제원 의원은 조국 지지자들의 기막힌 먹잇감이 되어 물어뜯기고 있다."


과연 장 의원을 향한 비판이 조 후보자와의 단순 비교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게 전부일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방지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현행보다 처벌 수준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을 보면 음주측정 거부시 벌칙조항을 현행 2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강화하고 현재 500만 원 이하인 벌금도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1년 전인, 2008년 11월 YTN <"음주측정 거부 처벌강화" 법안 추진> 보도 중 일부다. 18대 국회 당시 초선이었던 장 의원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장본인이었다. 그랬던 장 의원이 지금 아들의 음주운전 사고와 그에 대한 의혹 보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법적 대응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단순히 '내로남불' 같은 표현으로 단정하고픈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장 의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국 사태' 동안 이어졌던 언론의 과도한 '의혹보도' 경쟁이나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등 권력층의 자식들에게까지 들이댔던 과도한 검증의 칼날과 정치적 공세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면 어떨까. 이럴 때 필요한 진리가 역지사지 아니겠는가. 

이번 장용준씨 사건과 관련, 고 윤창호씨의 아버지 윤기현씨는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장 의원에게 전하듯 이렇게 말했다. 초선 시절부터 음주운전의 경각심을 누구보다 주장해왔고, '윤창호법'의 취지에도 적극 공감했을 장제원 의원이 꼭 이 방송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지도층들이 이제는 좀 더 책임감을 많이 가져야 되고, 사회지도층 뿐만 아니고 가족들이라든지 모든 사람들이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음주운전이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음주와 운전은 결코 양립될 수 없는 그런 것이고요. 술을 드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 자체가 잠재적 살인자가 되기 위한 범죄의 길에 빠져드는 것이란 걸 명심하시고... 그 운전자뿐만 아니고 옆에 같이 계셨던 분들도 이런 것들 좀 더 명확하게 알아서 음주문화가 바뀌는 하나의 커다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제원 장준용 조국 윤창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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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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