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타인은 지옥이다>는 동명의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웹툰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저렴한 고시원에 도착하여 첫날은 그런대로 만족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반면 드라마는 "이곳이 아닌 내가 살아온 세상이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이 진짜 지옥이었다. 타인이 만들어낸 끔직한 지옥. 이곳은 진짜 지옥이었다. 어쩌다 내가 이 지옥으로 떨어진 걸까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라는 의미심장한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된다.   

주인공 윤종우(임시완 분)는 고속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가방을 꺼내다 다른 승객과 부딪힌다.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고 영혼 없는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타인에 의해 노트북 모니터가 망가진다. 곧바로 전자상가에 가서 수리를 의뢰하지만, 그곳의 타인인 상인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지불한다. 허탈한 마음에 길거리 회전 다트 이벤트에 참여하지만 4연속으로 꼴찌를 경험한다. 일진이 사나운 날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을 타고 미리 찾아 두었던 고시원들을 찾아 나서지만 같은 '고시원'이라는 이름아래 많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한다. 월세 55만 원부터, 45만 원, 30만 원인데 10% 할인해 27만 원까지 해주겠다는 곳도 있다. 그러나 종우는 7천 원짜리 백반도 부담스러워 2000원짜리 김밥을 먹는 신세다. 그러다 찾게 된 '에덴 고시원'은 곧 재개발 예정으로 수리가 되지 않아, 선뜻 들어가는 것이 꺼려지는 외형을 가졌다. 전에 살던 사람이 자살했다는 이유로 19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종우의 발목을 잡게 된다. 캐리어의 바퀴는 망가지고, 새똥까지 묻었지만, 종우는 이 고시원에서 6개월을 살기로 마음 먹는다. 다만 그곳에 사는 타인들이 심상치 않다.
  
나 아닌 다른 이들은 결국 모두 타인
 
 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이상한 고시원의 사람들을 여자친구에게 이야기해 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오빠가 너무 예민해서란다. 서울 상경에 도움을 준 대학 선배 조차도 가볍게 무시하라는 답을 준다. 결국 그들도 그들의 삶으로 버거운 타인으로 윤종우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주방, 화장실 심지어 샤워실까지 공동으로 같이 써야 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그들을 '무시'할 수 있을까?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사상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1945년 희곡 <닫힌 방 (Huis clos)>에서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이미 죽은 3명이 등장한다. 어느 <닫힌 방> 안내를 받아 어디에도 숨을 수 없는 그곳에서 갇혀 살게 되면서, 서로가 서로의 사형집행인이라며 풍자하는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공간조차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결국, 그곳에 존재하는 타인이 지옥이라는 얘기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시원 역시 같은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최저기준 미달 가구는 11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5.7%, 비주택 가구는 37만 가구(비주택 가구 중 고시원 거주 가구가 15만 명)라고 한다. 즉, 20명 중 1명 이상 이런 환경에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드라마의 연기자들도 고시원에서 지내본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를 했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출연진들은 제작발표회에서 일상적인 공포에 대한 분위기나 공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고(이현욱), 시청이 아니라, 체험을 하기를(박종환)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고시원 주인 아주머니 엄복순 역을 맡은 배우 이정은은 일상적인 공포가 굉장히 많고, 여럿이 있을 때 가해자인지 혹은 피해자인지 과연 누가 공포를 주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으로 윤종우 역할을 맡은 임시완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고, 타인이 주는 악영향, 타인이 주는 무관심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타인이 나는 아닐지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창희 감독은 연출자로서 2가지 관전 포인트를 이야기 했다. 첫째로 일상적인 캐릭터와 기괴한 캐릭터의 비교, 균형과 합을 이야기 했고, 두 번째로 체험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불편하거나 힘든 이야기가 아니고, 코믹적인 요소가 있다고도 했는데, 실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보기엔 식칼을 들고 '죽일까? 말까?'를 읊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도끼로 사람을 찍는듯한 장면은 많이 불편하다. 다행히도 살인이 충분히 예상되는 장면이지만 실제 살해를 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매회 원작과는 다른 반전으로, 이후 전개 궁금증 증폭
  
 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컷ⓒ OCN

 
1화, 2화를 반영한 지금,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원작을 본 시청자들도 원작과 다른 반전들로 다음 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평이다. 원작과 다르게 작가를 꿈꾸는 윤종우는 고시원에서도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글의 내용에서 자연스럽게 이여지는 장면에서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중간중간 종우의 꿈인지 실제인지 종우가 어디론가 질질 끌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원작을 본 시청자들은 이미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냐 우려하지만 지금까지 반전 요소들을 봤을 때 확신할 수 없다.

지난 일요일 방영된 2화에서 원작과 다르게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인줄 알았던 서문조(이동욱 분)가 결국 진짜 왕눈이(웹툰 원작에서 윤종우 옆방 캐릭터로 눈이 커서 팬들로부터 왕눈이라는 별명을 얻음)으로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앞으로 원작과는 얼마나 같고 다를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이 가운데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돼 더욱 풍부한 연출과 이야기를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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