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강자'로 자리매김한 폴킴. 그는 OST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20일 발표한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OST '모든 날, 모든 순간'은 무려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음원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폴킴 폴킴의 신곡 '너를 만나'가 음원차트를 휩쓸며 1위에 머물러 있다.

▲ 폴킴폴킴ⓒ 뉴런뮤직

 
"안녕 이제는 안녕/ 이 말 도저히 할 수가 없어/ 너로 가득 찬 내 마음/ 겨우 내가 할 수 있는 일/ 너를 사랑하는 거/ 다시 널 만날 수 있길"

폴킴이 새롭게 선보인 OST도 롱런의 낌새를 보인다. 바로 위의 가사가 메인인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열 번째 OST '안녕'이다. 지난달 12일에 발표된 이 곡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차트 정상권을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유의 '밤편지'처럼 발표 후 수년이 지나도 100위권 차트 인 상태를 줄곧 유지하는 그런 곡이 바로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인데, 과연 이번 노래 '안녕'도 그런 기록을 세울까. 매일 쏟아지는 신곡 속에서 100위권 안에서 단 몇 주를 머무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란 걸 감안하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백지영, 거미, 태연, 에일리 등 'OST 퀸'이 대세였다면, 여기에 더해 폴킴으로 대표되는 'OST 킹'도 새로운 대세로 합류하는 모양새다. tvN <미스터션샤인>의 OST였던 멜로망스의 '좋은 날'도 오래 사랑받았다.  
 
멜로망스 지난 9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멜로망스.

▲ 멜로망스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멜로망스.ⓒ KBS2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안녕'의 작사-작곡에 싱어송라이터인 폴킴이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다. OST의 경우엔 주로 가수가 가창에만 참여하는데, 폴킴의 경우엔 평소의 방식대로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OST를 불렀다. 얼마 전 발표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역시 가창자인 장범준이 직접 작사-작곡-편곡한 자작곡이다. 

이제 더 이상 OST는 '드라마의 감성을 도와주는 보조장치'가 아닌 게 됐다. OST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치열한 가요계에서 살아남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고 긴 시간이 흘러 드라마의 여운이 다 휘발돼도, OST만큼은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몇 년 전에 OST를 종종 작업하는 작곡가를 인터뷰한 적 있는데, 그가 설명하길 일반적인 노래들과 달리 드라마 삽입곡의 경우에는 드라마 스토리에 맞게 쓰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제작 과정도 보통의 곡들과 확연히 달랐다. 아직 편집도 덜 된, 막 찍은 드라마 1회~3회차 분량을 급하게 작곡가에게 넘기면 그걸 보고 그 감성에 맞는 OST를 하루 만에 보내야 한다는 것. 그러면 작사가가 곧바로 가사를 붙여서 OST가 탄생하고 드라마에 곧장 들어간다. 촉박한 시간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긴, 드라마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스토리에 딱 어울릴 OST를 만들어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니, 충분히 납득된다. 
 
 장범준 '당신과는 천천히'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장범준 '당신과는 천천히'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주) 카카오M


몇 년 전에 들은 말이어서 아직도 그렇게 OST가 만들어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예전엔 OST만을 주로 맡는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졌던 OST가 더 많았던 반면 요즘은 싱어송라이터가 직접 만들고 자기가 부른다든지, 로코베리 같은 뮤지션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OST 계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수많은 OST 의뢰를 받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은 추세다.

그러니 노래 자체에 그 뮤지션의 색깔이 묻을 수밖에 없다. 예전엔 이런 식으로 가수의 개성이 두드러지고, 드라마 이외의 감성이 묻는 게 단점으로 여겨졌다면 이젠 뮤지션의 감성을 빌려오는 게 장점으로 환영받는 듯하다. 어디선가 "OST는 일부러 목소리를 들어서 누군지 알 수 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에게 가창을 맡긴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요즘은 아닌 듯하다. 

OST의 퀄리티도 따라서 함께 올라가고 있는 듯하다. 드라마의 보조장치로 잠시 쓰이기 위해 뚝딱뚝딱 만들어진 OST에 비해, 싱어송라이터가 자신의 역량을 자신의 이름을 걸고서 자신의 노래를 만들 듯 만든 OST는 퀄리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제 '어느 드라마의 OST'냐를 따지기 보다는, (드라마가 비록 흥행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가수의 OST'냐를 더 따지고 듣는 시대가 도래한 게 아닌가 싶다. 현재 <호텔 델루나>는 발표하는 거의 모든 OST를 차트 상위권에 줄세우기 하고 있다.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 비례한 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믿고 듣는' 태연-거미-폴킴 등의 가수들에게도 조금은 빚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가수의 가창력과 감성, 인기에 OST가 꽤 기대고 있는 것이다. <호텔 델루나>가 종영한 지도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과연 폴킴의 OST '안녕', 태연의 '그대라는 시' 등이 롱런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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