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가 된 방송 제작진들을 만나 제작 과정 비하인드, 그리고 방송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취재해 독자들에게 들려드립니다. 여기는 '이영광의 온에어'입니다.[편집자말]
지난 7월, YTN의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출발 새아침>은 새 진행자로 노영희 변호사를 발탁했다. 노 변호사는 그동안 TV와 라디오 등에 패널로 출연하며 어려운 법률 상식이나 범죄 사건을 쉽게 설명해줘 시청자와 청취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패널이나 게스트로는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왔지만, 데일리 프로그램의 진행을 단독으로 맡은 것은 처음이다. 프로그램 진행 한 달이 지났을 즈음인 지난달 28일, 서울 교대역 인근 법무법인 천일 사무실에서 노 변호사를 만나 방송 진행 소감을 들어봤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라디오 진행자 발탁, 갑작스러운 제의에 놀랐지만...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YTN 라디오

 
- 7월 22일부터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진행하시고 있잖아요? 한 달 진행한 소회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패널로만 방송에 나가서 (진행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거였죠. 그런데 진행을 하다 보니 듣는 사람이 궁금해할 게 무언가 생각해서 물어봐야 되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이 될까를 생각해야 해서, 패널 나갈 때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YTN이라는 방송사의 특징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 YTN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예컨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고 한다면 김어준씨는 매우 진보적 입장에서 진행하잖아요. 그러나 YTN은 보도전문 채널이라 중립성,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현실적으로 방송국이 지향하는 방식이 있는 거예요. 그런 게 다른 것 같아요."

- 방송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저보다 앞서 진행하시던 분은 상당히 표준적이고 잘 짜인 틀에 맞춰서 진행하시는 편이었는데 저 같은 경우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틀이 조금 더 자유롭다고 할까요. 그분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네요. 기존에 이 방송을 들었던 분들과는 다른 새로운 청취자층이 형성되는 것 같고, 문자 반응 등 청취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늘었어요. 팟캐스트 같은 경우에도 예전보다 반응이 더 좋고, 소통이 좋아진 것 같아요."

- 패널로 방송은 많이 하셨지만, 진행은 처음 같은데요.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나요?
"제의를 받았을 땐 깜짝 놀랐어요. 라디오를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제의가 올 줄은 몰랐고요. 특히 중요한 건 YTN의 정찬형 대표님이 라디오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분이란 말이에요. MBC에 있을 땐 '손석희의 시선집중' 연출을 비롯해 김미화씨를 발굴했고, 특히 tbs 대표 시절엔 매체 영향력이 없었던 tbs에 김어준씨를 파격적으로 기용해서 '뉴스 공장장'으로 만들면서 인지도를 높여줬잖아요. 그런 분이 저에게 요청해주셔서 아주 기뻤고, '오, (나에게) 내가 모르는 어떤 잠재력이 있나?'란 생각도 잠깐 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전 tbs <더 룸>이라는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더 룸>은 <뉴스공장>의 외전 형식이거든요. 경쟁 프로그램의 외전을 하기로 했는데 YTN 방송 맡는다는 게 이상해서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는데 그것과 별개 문제란 이야기를 계속해주셨죠. 더 중요한 건 YTN 내부에 저를 추천해주시는 분이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망신당할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예전부터 하고 싶던 라디오 프로그램이라 하겠다고 했죠."

- 현재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선 '양 김'(?)이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잖아요. 두렵진 않으셨어요?
"맞아요. 그런데 청취율 조사한 걸 보니, 물론 청취율 조사가 정확하지 않기는 하지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엄청나게 높고 다른 방송들은 비슷비슷하더라고요. 그래도 워낙 다른 방송사의 진행자들이 오래 방송 진행을 하신 분들이라 걱정이 많았죠."

라디오 시사프로 진행자, 주어진 원고 읽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 첫 방송 때 기분이 어땠나요?
"되게 떨리더라고요. 밖에서 PD가 '큐' 사인 넣으면 시간을 맞춰서 시작하고 끊고를 잘해야 하는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했죠. 그 전에 KBS <열린토론> 프로그램의 임시 진행을 일주일 정도 맡은 적이 있고 TV 방송도 특집으로 3개월 정도 진행한 적이 있어서 괜찮겠지 했는데... 매일 하는 건 역시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달 정도 지나니 조금 나아지기는 했죠."

- 라디오는 초 단위까지 생각해서 진행을 해야 하는데 인터뷰할 때 어렵지 않나요?
"맞아요. 패널이 스튜디오에 오기도 하고 전화 인터뷰로 하기도 하는데요. 1대1로 하면 차라리 나은데, 패널이 두 명 나오면 서로 대답하는 걸 조율해야 하잖아요. 토론이 격렬해지거나 상호 반대 입장에 있을 때는 끊고 싶어도 끊어지지 않으니까 시간을 맞추기 힘들었어요. 라디오는 광고 때문에 시간 맞춰줘야 해요. 그걸 못 맞추면 망하는데 상대방은 신경 안 쓰니까... 특히 여야 정치인 모셨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 진행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특히 힘드세요?
"예전에 (패널로) 방송할 때 주제 같은 것이나, 어떤 질문을 할지 등을 방송사에서 알아서 정리해 주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고, 제가 전체적으로 알아야 하고, 미리 질문을 준비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대답하는 것에 따라서 다음 질문을 연결해야지, 안 그러면 '질문 따로 답 따로'가 돼서 흐름이 끊어지잖아요.

더 중요한 건, TV의 경우 자막도 나오고 사람들이 자료화면을 보면서 시청하기 때문에 제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잘 알아듣고, 재밌어할 수 있는데 라디오는 안 그렇죠. 귀로 모든 게 전달되어야 잖아요. 전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발음이 정확하다고 생각했는데 라디오를 하다 보니 발음이 엄청 부정확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오프닝 멘트에 공을 들일 것 같은데요. 멘트는 주로 어떻게 준비하나요?
"오프닝 멘트는 전적으로 제가 짜요. 1분 정도 분량으로 주제가 뭔지 생각해서 하고 싶은 말을 짜죠. 원래 쉽게 하려면 '오늘은 무슨 주제로 얘기하겠다'는 식의 소개로 하면 되는데, 그렇게는 하기 싫어서 뭔가 주제를 가지고 관점을 집어넣으려고 해요. 그런데 편파적이면 안 되잖아요. 그런 걸 고려해서 오프닝 멘트를 만들다 보면 준비하는 시간이 한 시간 넘게 필요하곤 해요."

-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안을 잘 알아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잖아요. 물론 작가가 질문지를 짜지만, 그것만 말할 수는 없겠죠.
"그렇죠. 작가가 대강의 질문은 적어주거든요. 그러나 그걸 그대로 읽으면 소용없어요. 그걸 제가 알아야 제대로 질문할 수 있고 앞서 말한 것처럼 대답에 대한 꼬리 질문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다른 방송과 똑같아지잖아요. 그럼 저희 방송을 들을 이유가 없죠. 저 같은 경우 제가 가진 특성이 뭔지를 생각해서 특성에 맞도록 새로운 질문이나 새로운 시도를 넣어서 하는 게 필요하겠다 싶어서 하는 경우가 있어요."

- 기계적 중립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볼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YTN이 더 그런 것 같은데, 방송사 자체가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하는 보도 전문 채널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공정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기계적 중립이 공정한 거냐는 얘기가 나온단 말이에요. 요즘 청취자층은 그런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 사안별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게 뭔지를 생각해보고 거기에 합리적으로 어떤 의문이 생기는지 고려해서 대안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하죠."

- 예전에 라디오 시사프로 진행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어요?
"쉬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앉아서 주어진 원고 보고 읽으면 얼마나 쉽겠어요? 그러나 그게 아니더라고요. 날카롭게 상대방 말에 핵심을 짚어내어 청취자층이 원하는 질문을 해야 하고... 순발력이 필요하죠. 더 중요한 건 제가 어떤 종류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질문 자체가 나오지 않으니까, 그것에 따라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의 색다른 점은, 경제 코너인 '경제 박뉴스'를 데일리로 한다는 점 같은데요.
"맞아요. 매일 경제 이슈를 7분 정도씩 다루거든요. 다른 프로그램은 그런 코너가 없는 게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리고 정치 이슈가 많아요. 그러나 저희는 60%가 정치 이슈고 나머지 20%는 사회 이슈고 나머지 20%에는 경제나 기타 그때그때 특이한 이슈가 들어가는 거예요. 일단 코너 구성이 달라서 다양하게 들을 수 있죠. 이런 게 다른 것 같아요."

- 그 중에서도 특별히 소개할 만한 다른 코너가 있나요?
"사회 코너 같은 경우 '사건 Y파일'이라는 이름으로 중요한 사건 사고에 대해 심리학자와 수사팀장이 나와 분석해주는 코너예요. 그런 건 다른 데에서 잘 안 하기 때문에 재밌고요. '토론 배틀', '여의도 촌철살인'이 있어요. 여야 대치된 의원이 나와 집중적으로 한 이슈에 대해 털어주는 건데 재밌고, '한 분만 판다'란 코너도 있어요. 김태현 변호사와 김현성 교수가 하는 건데 그 코너도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고요. 스포츠 코너, 역사학자 코너, 연예기자 코너 등 다른 방송에는 없는 코너들이 있어요."

"기계적 중립 원하지 않아... 특색 있는 방송이 필요해"

- 패널과의 호흡은 어떤 편인가요?
"기존에 하시던 패널분들이 많으신데, 그분들하고 호흡은 다 잘 맞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뉴스브리핑 해주시는 이종훈 평론가가 있는데, 이분이 뉴스를 단순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시각을 집어넣어서 비판을 많이 해줘요. 저하고 생각이 다른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는 솔직하게 '다른 관점이네요?'라는 식으로 반응하면서 진행하니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다른 프로 같은 경우 진행자에 맞춰서 코너도 맞춘다는데, 저희는 일단은 제가 맞추는 걸로 했어요. 코너별로 워낙 베테랑들이 하시다 보니 잘 맞고 재밌더라고요. 코너별로 원래 의도한 특성이 있는데 이걸 얼마나 쉽게 본래 의도대로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 앞으로 어떻게 방송을 진행하실 생각인가요?
"제가 그동안 잘 몰라서 청취자들에게 쉽게 전달 못 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원래 제 캐릭터는 간결하고 쉽게 설명하고 독특한 관점을 전달하는 거라고 사람들이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그런 장점을 살려서 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요. 조금 더 전달력 좋게 해보려고 해요. 지금 아침 프로그램은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이 하거든요. 김종배씨, 김어준씨, 김경래 기자, 김현정 PD 다 마찬가지죠. 물론 저도 진보적인 관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극단적 진보주의는 아니고 합리적 진보 정도죠.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고 다수 국민들의 생각을 좀 더 대변해보고 싶어요. 독특한 시각이나 재밌는 생각도 전달하고 싶어요."

- 때론 '진행자가 너무 자기 색깔 드러내는 게 맞나'란 생각도 들거든요. 물론 개인의 생각이 있겠지만, 예를 들어 김어준씨 같은 경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문 대통령 지지자라서 저렇게 이야기하네'라고 받아들여질 때도 있을 듯해요. 그래서 제 생각엔 진행자 이미지도 중요할 것 같아요.
"<뉴스공장> 청취률이 높아 거기 출연하면 실검에 뜨는 거예요. 그러니 패널들이 그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고 다 나가고 싶어 해요. 김어준씨가 가진 색깔이 너무 뚜렷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사람들은 그걸 이용하고 싶어 하고, 등에 업고 싶어 하는 거죠.

그런데 청취율이 높다는 건, 그런 방송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사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는 '이거 너무 심한가?'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좋아하면 그게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전 기계적 중립을 원하지 않고 특색 있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게 필요하고 새로운 관점인지, 너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도 '왜 저 사람은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은 말만 하냐,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고, '무슨 고민 끝에 저런 생각과 말이 나온 걸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해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것도 일단 많이 들어주셔야 가능하니까 많이 들어주고 사랑해주길 바랍니다. 한 달 조금 넘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고, 너무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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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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