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전북이 서울전에서 호사의 득점 이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전북 현대 전북이 서울전에서 호사의 득점 이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라이벌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전북 현대가 로페즈-호사-문선민으로 구성된 삼각편대를 앞세워 FC서울를 무너뜨렸다.

전북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북은 17승 9무 2패를 기록, 승점 60점 고지를 넘어서며 같은 시각 인천과 3-3으로 비긴 울산(승점 59점)을 따돌리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3-4-3 꺼내든 전북, 로페즈-호사-문선민 앞세워 공격 축구

지난 10년 동안 전북과 서울은 K리그를 주도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리그의 재미를 더했다.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전북의 '전'과 서울의 줄임말 '설'을 붙여 '전설매치'로 불리기도 한다.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서도 약 2만5000명의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전북의 절대적인 우세다. 전북은 2017년 7월 서울전에서 패한 이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 1무)을 내달리고 있다. 또 전북은 최근 서울전 6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전북의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평소 즐겨 쓰던 4-1-4-1 대신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백을 꺼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투톱을 사용하는 서울전 맞춤 전략이었다. 최전방은 로페즈-호사-문선민, 중원은 이승기-손준호가 맡았다. 좌우 윙백은 한국 A대표팀 출신의 김진수, 이용이 자리를 잡았으며 스리백은 권경원, 최보경, 김민혁이 포진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반면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기존과 다르지 않은 3-5-2로 나섰다. 박주영의 부상 결장으로 인해 페시치-박동진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허리는 고요한, 오스마르, 알리바예프로 채워졌다. 좌우 윙백은 고광민, 윤종규로 구성됐고 스리백은 김주성-정현철-황현수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유상훈이 꼈다.

시작부터 전북은 빠르고 활기찬 공격 축구로 서울 수비를 무너뜨렸다. 선제골은 8분 만에 터졌는데, 권경원의 얼리 크로스가 호사의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됐고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22분에는 손준호의 스루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단독으로 질주하며 무인지경에 있던 로페즈에게 기회를 열어줬고, 로페즈는 여유있게 오른발 슈팅으로 유상훈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전북은 전반전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2골을 몰아쳤다. 

전북은 매끄럽게 빌드업을 전개했고, 서울 진영에서도 세밀한 패스와 탈압박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특히 로페즈는 저돌적이고 빠른 돌파로 서울 수비를 궤멸시켰다. 오른쪽 윙어 문선민도 재치 있는 움직임과 돌파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전방 골잡이 호사는 엄청난 피지컬과 파워로 서울 센터백들과의 위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무기력한 서울, PK마저 실축하며 완패
 
서울vs전북 '전설매치'로 열린 서울과 전북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약 25000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 서울vs전북 '전설매치'로 열린 서울과 전북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약 25000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 박시인 기자


반면 서울은 경기 내내 잦은 패스 미스로 전북에게 역습을 제공했다. 그리고 공격 상황에서는 패스 앤 무브가 원활하지 않았다. 점유율 싸움에서도 전북에게 밀렸다. 특히 패스를 오랫동안 돌리면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선수들간의 불협화음이 일어났다.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문전에서 박동진의 노마크 헤더슛이 골대를 넘어가며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감했다. 

후반 들어 최용수 감독은 윤종규, 박동진을 빼고, 정원진과 조영욱을 투입했다. 정원진이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함에 따라 고요한이 오른쪽 윙백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조영욱은 페시치와 투톱을 이뤘다.

후반 초반에는 조금이나마 경기력이 살아난 모습이었다. 볼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전북 선수들을 진영으로 몰아넣은 채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럼에도 위협적인 기회는 전북이 훨씬 많이 창출했다. 전북의 경우 골 결정력만 좀 더 세밀했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했다. 특히 문선민이 후반 7분 찾아온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건 아쉬웠다. 또 후반 13분 페널티 아크에서 호사의 슈팅이 유상훈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 나온 공을 쇄도하던 문선민이 재차 슈팅했지만 골대를 튕겨나왔다. 후반 17분에도 문전 중앙에서 노마크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서울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32분 페시치가 최보경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정원진이 실축하면서 추격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전북은 이후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교체 투입된 한교원이 후반 43분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지만 전북의 승리에는 변함없었다.

호사 가세한 전북, 업그레이드 된 공격력으로 선두 도약

두 팀의 온도차는 판이하게 달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전북, 울산, 서울이 K리그 3강을 형성하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서울이 힘을 잃으면서 주춤하는 사이 최근 전북과 울산이 1위 한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보강하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날 전북전이다. 0-2로 패한 것이 다행일만큼 서울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서울은 특히 수비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북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줄기차게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전북은 김신욱의 중국 슈퍼리그 이적 공백을 외국인 공격수 호사를 영입하며 올 시즌 후반기를 준비했다. 호사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호사는 강원전 2골을 시작으로 지난 라운드에서 성남을 상대로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전북을 패배에서 구한 바 있다. 그리고 서울전에서는 결승골까지 더해 총 4골을 기록 중이다.

호사의 가세로 전북 공격은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호사를 축으로 좌우에 포진한 로페즈, 문선민이 내는 시너지는 기대 이상이다.

호사가 육중한 피지컬로 버티면서 연계 플레이를 통해 로페즈, 문선민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장면도 자주 연출되고 있다. 전북은 시즌 종료까지 1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다시 리그 선두로 도약하며 3연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로페즈-호사-문선민의 삼각편대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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