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 스피릿> 포스터

<틴 스피릿> 포스터 ⓒ 찬란

  
누구나 마음에 품은 꿈이 있다. 하지만 그 꿈에 이루는 이는 극히 드물다. 누구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누구는 가진 재능이, 누구는 얄궂은 운명 같은 좌절이 꿈을 향한 도전을 막고 현실과의 타협을 강요한다. 하지만 이 꿈을 끝내 버릴 수 없는 이들은 마치 나그네처럼 정처 없이 꿈속을 헤맨다.

영화 <틴 스피릿>은 가수라는 꿈을 지니고 있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그 꿈을 망설였던 한 소녀가 오디션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7세의 시골 소녀 바이올렛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환경 속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그녀는 하루하루 버티는 일상이 고되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이 지닌 '가수'라는 꿈을 놓칠 수 없기에 펍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런 바이올렛의 일상에 한 남자가 스며든다. 펍에서 만난 블라드는 자신이 과거 유명한 오페라 가수였다며 바이올렛의 노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말한다.
  
 <틴 스피릿> 스틸컷

<틴 스피릿> 스틸컷 ⓒ 찬란

 
여전히 꿈을 향해 목적지 없는 유랑을 거듭하던 바이올렛은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틴 스피릿'의 공고를 보고 지원을 결심한다. 하지만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아직 어머니에게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을 밝힐 수 없었던 바이올렛은 블라드에게 도움을 청한다. 블라드를 통해 새로운 음악 세계를 경험하게 된 바이올렛은 성장을 거듭하고 본선에 진출한다. 하지만 가수를 향한 꿈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바이올렛은 고난을 겪게 된다.
 
영화는 제목 '틴 스피릿'처럼 10대가 지닌 영혼의 특징을 작품에 녹여낸다. 바이올렛이 지닌 꿈을 향한 열정은 두려움이 없고 목표를 향한 열망이 가득한 10대의 영혼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곤란한 형편이지만 오직 꿈을 이루고 싶다는 무모한 생각이 기적을 향한 발걸음을 만드는 열기가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인다.
  
 <틴 스피릿> 스틸컷

<틴 스피릿> 스틸컷 ⓒ 찬란

 
다만 이 넘치는 열기가 때로는 고난과 역경을 낳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한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기에 꿈을 이루겠다는 강한 열망이 있지만 이 열망이 쉽게 유혹과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지점들을 담아낸다. 마치 스타가 된 거처럼 클럽에서 유흥을 즐기거나 좋은 계약조건 앞에 나아가던 목표에서 망설이는 바이올렛의 모습은 강하고 힘이 넘치는 에너지 아래 아직은 무엇 하나 확실하지 못해 방황하고 망설이는 연약한 10대의 내면을 보여준다.
 
이런 감정적인 측면에 더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재미는 단연 바이올렛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원래 폴란드 어로 각본이 쓰인 이 작품은 캐스팅하지 않은 채 영화 제작을 발표했고 엘르 패닝은 자신이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던 영상을 감독에게 보내 바이올렛 역에 캐스팅되었다. 음악을 향한 엘르 패닝의 열정은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울 시티와 칼리 레이 젭슨의 'Good Time'을 비롯해 14개의 유명한 팝과 오리지널 송을 지닌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귀를 즐겁게 만든다.
  
 <틴 스피릿> 스틸컷

<틴 스피릿> 스틸컷 ⓒ 찬란

 
여기에 광범위한 조명효과를 이용해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해내며 엘르 패닝이 지닌 음악적인 재능을 바이올렛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해낸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회적인 열풍으로 이어지고 좋은 무대 하나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현재에 이 영화가 주는 무대와 음악을 통한 재미는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는 무기라 할 수 있다. 바이올렛이 선사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는 그녀의 상황과 맞물려 깊은 인상을 선사한다.
 
<틴 스피릿>은 꿈을 향한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10대의 영혼'을 지닌 바이올렛을 통해 도전과 모험이 주는 쾌감, 화려하고 감성적인 무대가 주는 즐거움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소재로 활용한다는 점과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등장한다는 점은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즐거움을 전해준다. 화려한 무대 위와 그 아래의 방황과 열정을 담아낸 이 영화는 음악이 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재미를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틴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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