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Fake news)'란 용어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들을 비판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전적 의미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 사실이 아닌 거짓된 뉴스'를 뜻한다. 특정한 세력이 이득을 취하고자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가짜뉴스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여 빠르게 확산된다. 사실관계를 가리기도 전에 무분별하게 공유가 되는 바람에 검증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3회에 걸쳐 국내의 가짜뉴스 실태를 집중 추적했다. 지난 8월 19일 방송한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은 가짜뉴스의 생산(유튜브)과 유통(교회 카톡방)을 활용하는 정치를 다루었다. 극우세력, 교회, 정치는 가짜뉴스를 중심으로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을까?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서울역 앞 태극기 집회를 찾은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한다. 집회장 근방에 차려진 3~4개 가판대에선 태극기, 성조기, 우리공화당 깃발, 유엔기를 비롯하여 각양각색의 집회 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어디로 가는 걸까?

온라인을 살펴보자. 보수, 애국방송을 자처하는 유튜브 채널이 공짜로 운영되는 건 아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특히 보수 유튜브 채널 가운데 영향력 1위로 꼽히는 '신의한수'처럼 방송사 못지않은 스튜디오에서 동영상을 제작하려면 상당한 금액이 있어야 가능하다.

유튜브 채널은 수십만 구독자에 비례하여 광고 수익을 챙긴다. 정기구독료와 후원금을 받기도 한다. 노골적으로 돈벌이에 나선 유튜브 채널도 있다. 한 유튜버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엽서를 보내자'며 엽서 한 장을 무려 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선 애국시민들에게 정치적 이념을 팔아먹는 거대한 시장이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현재 가짜뉴스는 빨갱이, 친미, 친일을 중심 소재로 삼아 생산은 '유튜브', 유통은 '교회 카톡방'이 맡아 돌아가는 구조다. 판을 키워주는 역할은 정치권이 담당한다. 유튜브와 카톡 단체방을 통해 불안감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접한 이른바 '애국시민'들은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아주겠다고 주장하는 세력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지난 7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부정선거 실태와 공명선거를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의 주제는 가짜뉴스에서 단골로 쓰이는 '부정선거론'이었다. 토론의 장을 만들어준 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였다.

이날 토론회는 '우리나라의 선거가 공산화를 기도하는 제3의 세력에 의해 움직인다', '선관위와 여론조사기관이 담합하여 대선후보의 여론조사를 조작한다', '사전선거 투표용지가 바꿔치기 되었다' 같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주장으로 가득했다. 나아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도 부정선거로 당선되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재진 공명선거쟁취총연합회 회장의 말이다.

"노무현 부정선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했는데 노무현이 당선되고 나서 재검표는 38일 만에 했어요. 표 바꿔치기할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재검표 직전에) 우리나라 인터넷 대란이 일어납니다. 인터넷 대란이 일어나야지 그 흔적이(증거가) 지워지는 겁니다. 그런데 그 인터넷 대란의 복구사업에 참여한 것이 안철수 연구소였습니다."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두 달 전인 5월 9일에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똑같은 내용의 '공명선거쟁취대토론회'가 열린 바 있다. 장소를 물색해준 건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실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남성 영남이공대학교 교수도 부정선거론을 제기했다.

"문재인씨가 지금 대통령이라고는 하지만 저희는 대통령이라고 인정하지 못하지만, 왜냐면 부정선거로 됐기 때문입니다."

대선,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근거 없는 주장은 보수 유튜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젠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국회에 판을 깔아주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에게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에 동의하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일부 동의해요. 그분들의 말이 합당한 부분도 많습니다. 선거함의 보존을 제대로 못 했다고 하는 것은 그런 여지가 대단히 있다는 거야."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사실 관계 확인도 안 한, 아무런 근거조차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에 정치인들까지 가세하여 국회회의실까지 빌려주며 판을 깔아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가 표를 만들어주는 조력자이자 막강한 홍보 채널이기 때문이다. 보수 집회나 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개인 유튜버들이 달려와 생중계든 녹화든 유튜브에 올려준다. 이들이 올린 영상은 여러 단체 카톡방을 통해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진다.

정치인들은 구독자가 많은 보수 유튜브 채널에 단골 논객으로 출연하여 가짜뉴스 전파에 앞장선다.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를 규제하기는커녕 가짜뉴스로 고발당한 유튜버를 보호하기 위해 전담 당직자와 변호사를 지원하고 있다. 가짜뉴스를 떠들든, 막말을 쏟아내든, 정치인들에게 유튜브는 표를 가져다줄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 6월 27일 서울 마포구 한 소극장에서 '제1회 자유유튜버의 날'을 기념하는 릴레이 토론회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된 릴레이 토론회엔 보수 정성향의 전·현직 국회의원 다수가 함께했다. 이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보수 성향 유튜브 간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축사를 남겼다.

"저는 요즘 '신의한수'밖에 안 나갑니다. 엉터리 매체들은 안 나가는 것이 정말 저희 가장 답이다. 여러분들, '신의한수' 비롯해서 우리 보수 유튜브 많이 사랑해 주시고 더욱더 발전하시기를 이 자리에서 빕니다."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스트레이트> '거짓을 팝니다, 거짓에 기댄 정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현재 생산자 역할을 맡은 유튜버, 확산의 창구인 교회 카톡방, 영향력을 키워주는 정치인이 가짜뉴스를 매개로 삼아 삼위일체 관계를 이루고 있다. 총선까지 앞으로 8개월이 남았다. 가짜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스트레이트>의 양윤경 기자는 당장 내년 총선, 나아가 20대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가짜뉴스'의 집중 취재를 마무리하며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부적절한, 그리고 불법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움직이고 있는 구조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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