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처서를 맞은 이날 방송은 바캉스 특집으로 꾸며져 시기상 다소 늦은 내용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처서를 맞은 이날 방송은 바캉스 특집으로 꾸며져 시기상 다소 늦은 내용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MBC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 V2>(이하 <마리텔V2>)는 익히 잘 알려진 대로 유명 연예인 혹은 각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출연진들이 인터넷 개인 방송을 펼치고 이를 편집해 방송으로 내보내는 포맷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에 걸쳐 방영된 시즌1에 이어 올해 3월 'V2'라는 이름을 달고 재개된 시즌2는 현재 3~4% 안팎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과거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다채널 시대에 본격 돌입한 데다 기존 지상파 TV 매체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은 탓에 <마리텔V2>뿐만 아니라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고전을 겪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보면 아쉬운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 얼굴이 안보인다
 
 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MBC

 
지난 3월 <마리텔V2> 첫 회가 선보인 비장의 카드는 배우 강부자의 등장이었다. 누구도 몰랐던 해박한 축구상식을 토대로 젊은 시청자들을 놀라게할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기에 <마리텔V2>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하지만 방영 회차를 거듭할 수록 출연진들의 구성은 이전 시즌1에 비해 새롭거나 독특한 점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고정 출연자인 김구라와 정형돈을 중심으로 배우 김수미, 의사 홍혜걸+여에스더 부부, 스윙스, 파이터 김동현 등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인물 위주로 등장하다보니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점점 닮은 꼴이 되어간다.    

도티, 하은, 약쿠르트 등 인터넷 개인방송 주제에 맞는 인기 유튜버들도 나오긴 하지만 이미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새 얼굴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추성훈의 아내 야노시호 편에서 일본어 통역사가 깜짝 화제를 얻긴 했지만 관심은 단발성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여전히 김구라는 다양한 잡학 정보를 소개하는 코너를 이끌고 있고 일반인들과 다양한 대결을 펼치는 '무덤TV' 정형돈은 아나운서 장성규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채널 고정을 이끌어내기엔 아직 힘에 부쳐 보인다. 시즌1 방송이 '백종원 신드롬'의 출발지였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마리텔V2>의 새 얼굴 부재는 프로그램 인기를 지탱해 줄 기둥의 부재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유행 선도는 이제 옛말?
 
 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마이리틀텔레비전V2>의 한 장면ⓒ MBC

 
지난 23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마리텔V2>의 주제는 '바캉스 특집'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여름 휴가철도 다 끝나가는 때 아니던가? 때마침 23일은 더위가 그쳐가고 가을로 접어드는 '처서'였다.    

인기 패션 모델들이 등장해 바캉스 룩을 선보이고 김구라는 워터파크에서 생존 수영 배우기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절기와 맞지 않은 주제는 시청자 입장에서 다소 생뚱맞게 느껴졌다. 이는 <마리텔V2>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시즌1이 한창 인기를 끌던 3~4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 개인 방송은 다른 세상, 남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올리고 실시간 방송도 진행하는 등 짧은 시간새 급속도로 확산됐다. 시즌1은 기발한 개인 방송 제작을 선도하는 입장에 놓여있었지만 이제 <마리텔V2>는 유행을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트위치TV를 통해 안정적인 인터넷 생방송 여건을 조성하고 과거에 비해 훨씬 재치 넘치는 편집 기법이 등장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눈에 띄긴 하지만 확실한 '한 방'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의 <마리텔 V2>는 방영 초기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다가 한순간에 기세가 꺾었던 시즌1의 전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방송의 흐름은 단기간에 급속도로 변한다. 관람하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로 종잡을 수 없다. 시즌1으로는 인기를 끌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에 와서는 흐름을 놓치다보니 재도약의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그냥 인터넷 방송의 껍데기만 빌려온 타 방송국 예능들의 소리소문 없는 종영을 기억한다면 <마리텔V2>로선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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