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제작보고회 현장

지난 7월 15일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배우 정해인, 김고은, 정지우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GV 아트하우스

 
오래전 행복했던 기억을 꺼내보고 싶게 만드는 멜로 영화가 늦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 예정인 <유열의 음악앨범>은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소중한 기억, 기적같았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추억을 소환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빵집에서 만난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어긋나고 다시 만나는 것을 반복하며 사랑을 찾아가는 멜로 영화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유열의 음악앨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배우 정해인은 영화를 본 뒤 "청춘의 자화상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에서는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라디오부터 CRT모니터, 천리안, 옛날 휴대폰 등 추억의 소품들은 물론 당시 발표됐던 음악도 함께 담겨 있다. 두 주인공의 서사에 더해진 과거의 유행가들은 관객들에게 그 시절 자신만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은 "영화 전체가 신청곡과 사연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며 "1994년부터 2005년도까지 가요, 팝송 등 300여 곡 정도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했다. 배우, 스태프들이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마음이 가는 음악들을 골랐다. 영화의 내러티브가 흐르는 중간에 이야기를 도와주거나, 속마음을 말해줄 수 있는 음악들을 시대에 맞춰 선곡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과거의 풍경을 담고 있지만 시대극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이 현재이듯, 1994년 10월 1일 오전이 그들에게는 현재였다. 또 94년도는 서로 헤어지면 만날 도리가 없었던 시대였고, 컴퓨터 메신저로 의사소통을 하는 시대도 나온다. 휴대폰이 엇갈리고 전화를 잘못 받으면서 오해가 생기는, 시대가 품고 있었던 여러 요소들을 영화에 담고자 했다. 하지만 그걸 표면에 꺼내서 시대극이라는 걸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에게는 모두 현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유열의 음악앨범> 제작보고회 현장

ⓒ CGV 아트하우스

 
김고은은 어머니가 물려주신 빵집을 운영하는 김미수 역을 맡아 그 시대 힘겨운 현실을 살아내는 여성을 그린다. 2012년 정지우 감독의 작품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은 6년 만에 정지우 감독과 다시 만나 호흡을 맞췄다. 그는 촬영에 대해 잘 몰라서 감독의 도움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번엔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때는 영화 현장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T바'(배우가 연기할 곳을 표시하는 소품)를 왜 놓는건지, '더블 액션'(같은 장면을 다른 카메라 각도에서 다시 찍을 때 배우의 움직임을 똑같이 맞추는 것)에 대해서도 무지할 때 감독님께서 저를 이끌고 촬영을 이어나갔던 것 같다. 오롯이 감독님께 의지했던 현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감독님의 말을 빨리 알아들으려고 하고 부담을 덜어드리려 노력했다."

앞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MBC <봄밤>을 통해 인상적인 멜로 연기를 펼친 정해인은 이번 영화에서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지닌 청춘 차현우 역으로 분한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따뜻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받아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고은씨가 (출연)한다는 것을 듣고 캐릭터에 대입해서 읽었다"며 "대본 리딩할 때까지만 해도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것들이 촬영에 들어가니까 (달랐다). 눈만 봐도 통하는 에너지가 있었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정지우 감독이 2005년 <사랑니> 이후 14년 만에 내놓는 '첫사랑'을 소재로 한 멜로 영화다. 정 감독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정해인, 김고은에게 많이 기댔다. <사랑니>를 만들 때는 내 이야기, 내 감성이 좀 더 크게 작용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정서적인 분위기와 표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두 배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배우들이 해낸 게 어느 때보다 컸다"고 칭찬했다.
 
 <유열의 음악앨범> 제작보고회 현장

ⓒ CGV 아트하우스

 
무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아직 평균기온 30도를 웃도는 여름이다. 현재 극장에 걸려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 역시 공포영화, 코미디영화 등 여름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다소 느린 호흡의 '레트로' 멜로 감성을 표방하는 <유열의 음악앨범>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지우 감독은 영화를 음식에 비유하며 관객들에게 관람을 당부했다.

"(관객들에게) 제발 통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삼시세끼 매일 먹으면 물리지 않나.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그러셨으면 좋겠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저희 일상이 그렇듯이 조금 다른 템포의 영화도 보고, 다른 리듬의 저녁을 맞이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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