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업사이드> 포스터

영화 <업사이드> 포스터ⓒ (주)디스테이션

 
전과자 출신 델(케빈 하트)은 진짜 직업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요식 행위로서의 구직 실적이 절실했다. 그러다 보니 델은 실제로 직장을 구한다기보다 실적 채우기용 구직 쇼핑에 더 몰입하고 있었다. 억만장자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의 집을 방문하게 된 것도 순전히 실적 채우기 용도였다.

필립은 전신 마비 장애인으로, 자신을 24시간 간병할 간병인을 채용하고 있다. 델이 이에 지원한 것이다. 물론 다분히 형식적인 것이었지만 말이다. 필립이 거주하는 펜트하우스에는 면접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필립은 구직 실적이 필요했고 어차피 간병 일에는 관심조차 없었던 터라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나 얼핏 보아도 내로라하는 쟁쟁한 후보자들로 즐비한 듯싶었다.

면접을 위해 한 시간가량을 대기하다 지친 델은 구직 활동 서류에 서명만 받으면 된다는 얄팍한 생각에 누군가의 면접 도중 불쑥 끼어들고 만다. 수행비서 이본(니콜 키드먼)은 난데 없는 상황에 화들짝 놀라며 그를 만류하려 했지만 의외로 필립이 그에게 관심을 두는 듯싶었다.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주)디스테이션

 
필립과 델 사이에서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이 짧게 오고간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필립은 델에게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건넨다. 시큰둥한 표정의 델은 하루 동안 생각해본 뒤 결정하겠노라며 짐짓 여유 있는 태도를 취한다. 우여곡절 끝에 델은 필립의 간병인으로 낙점된다.

영화 <업사이드>는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는 원작의 감동을 살리기 위해 결을 그대로 유지하되, 이본으로 분한 니콜 키드먼의 역할을 새롭게 부여함으로써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매력을 더했다.

델의 상황은 여러모로 최악이었다.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직업을 구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으며, 때마침 아내는 무책임한 그를 떠나려던 찰나다. 덕분에 하나뿐인 아들마저도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처지였다. 비록 번듯하지는 않더라도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델은 필립과의 인연을 기회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다. 우연한 기회에 필립의 간병인으로 낙점된 델. 그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주)디스테이션

 
그러나 델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태도, 그리고 몸에 밴 좋지 않은 습관은 향후 펼쳐질 그의 간병 생활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특히 수행비서 이본에게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더더욱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왠지 필립만은 항상 델의 입장에 서서 그를 감싸 안으려 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하여 물과 기름처럼 서로 스며들지 않는, 전혀 다른 성향을 띠는 필립과 델의 동거가 시작된다. 필립을 점잖은 샌님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델은 천방지축 일탈을 일삼는 악동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케미가 의외로 찰떡궁합처럼 다가오는 건 서로가 너무 달랐기에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델의 엉뚱발랄한 행동에 의외로 필립이 즐거워하는 걸로 봐선 이본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이었고, 애초 필립이 왜 그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해답도 자동으로 제시된다. 그랬다. 필립은 흔하디흔한 간병인을 찾기보다 친구 역할이 가능한 사람을 수소문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델은 필립에게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었다.

물론 중간에 위기의 순간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늘 제멋대로인 델로 인해 한결같았던 필립과 델 사이에 의외의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간신히 직업다운 직업을 구해 아내와 자식에게 보란 듯이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게 될 경우 델은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델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영화 <업사이드> 스틸 컷ⓒ (주)디스테이션

 
이본을 연기한 니콜 키드먼의 매력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하다. 델을 연기한 케빈 하트의 능청스러움은 장르적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임을 고려한다 해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과 이야기 얼개로 인해 영화 자체가 다소 식상하게 다가오는 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층과 인종 그리고 환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독특한 케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유쾌해지고 즐거워지게 마련이다. 마음이 헛헛해질 때 관람하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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