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한국시간),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자 세필드 홈 경기장인 브라몰 레인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선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박수소리는 한동안 이어졌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서로를 껴안고 축하하며 12년 만에 승격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역사적인 첫 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셰필드는 18일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1-0으로 이겼다. 1라운드 본머스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던 셰필드는 이날 팰리스를 이기며 승점 3점을 챙겼다.

0-0으로 전반전을 마친 셰필드는 후반 2분 미드필더 존 룬스트럼이 팰리스 골키퍼 과이타가 막아낸 볼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1-0으로 승리했다.
 
 2019년 8월 1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털 팰리스의 경기. 셰필드의 존 룬드스트람(왼쪽) 선수가 득점 후 팀 동료들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이날 셰필드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1-0으로 꺾고 EPL 승격 후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2019년 8월 1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털 팰리스의 경기. 셰필드의 존 룬드스트람(왼쪽) 선수가 득점 후 팀 동료들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이날 셰필드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1-0으로 꺾고 EPL 승격 후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AP/연합뉴스

 
마침내 승리한 셰필드...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감동인 이유

셰필드가 이날 거둔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와 감동을 줬다. 셰필드는 지난 2006~2007시즌 프리미어리그 18위로 강등 당했다. 이후 EPL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4시즌을 보내며 승격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급기야 이후에 성적은 더욱 추락해 3부리그까지 떨어졌다. 절치부심 2016~17시즌 다시 2부리그로 돌아온 세필드는 결국 18~19 시즌 리그 2위에 오르며 승격, 1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런 까닭에 셰필드의 올 시즌은 경기를 할 때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셰필드는 지난 10일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본머스와 1-1로 무승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후반 88분 샤프가 동점골을 넣으며 팀에 1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첫 골과 동시에 첫 승점을 안겨준 것이다. 이번 팰리스와 홈경기에서 셰필드는 1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홈경기 첫 골이자 선제골에 이어 첫 승을 따내며 팬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줬다.  

셰필드는 올 시즌 2라운드를 치른 현재까지, 2경기 무패 덕택에 20개 팀 중 승점 4점으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막 시즌을 개막해서 성적이 큰 의미는 없지만 셰필드에는 잊지 못할 두 경기다.

지난 15~16 시즌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축구팬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놀라움, 감동을 안겨줬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고, 심지어 팀 이름은 물론, 선수들조차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첼시, 리버풀, 맨유 등 세계적으로 명문 구단이자 항상 우승후보로 불리는 팀들을 쟁쟁히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어서 레스터 시티의 활약은 더욱 놀라웠다.

12년 만에 승격한 셰필드 유나이티드, 동화 같은 성적 낼까

스포츠는 이렇게 변수가 등장할 때 커다란 감동과 재미를 준다. 약자가 강자에게 이길 때, 연패에 빠진 팀이 연패를 탈출해 승승장구할 때, 기록과 관계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을 때... 그리고 최근 광주 세계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여자 수구 대표팀이 보여줬던 것처럼 단 한 골만이라도 넣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도 그랬다.

그래서 스포츠계에서는 '공은 둥글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둥근 공처럼 경기 결과 또한 어디에 튈지 몰라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매번 같은 팀이 우승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가며 최고 선수만 영입한 팀이 무조건 이긴다면 어떻게 될까. 변수가 없는 스포츠를 보는 재미와 감동은 제로에 가까우며 팬들 또한 찾지 않을 것이다.        

셰필드가 올 시즌 얼마나 성적을 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시즌 끝에 또다시 강등 당할 수 있고, 승격팀으로서 활약하며 잔류할 수도 있다. 어쩌면 레스터 시티처럼 동화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1년 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셰필드 선수들은 12년 만의 홈경기 첫 승의 감동과 기쁨을 항상 가슴속에 새기며 올 시즌에 임할 것이다.

셰필드 팬들 역시 매경기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번 강등 당하면 되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돌아온 셰필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레스터 시티처럼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그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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