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MBC <놀면 뭐하니?>가 지난 17일 방송을 통해 색다른 변주에 돌입했다. '릴레이카메라'를 기본 틀로 잡고 '조의 아파트'라는 이름 하에 개그맨, 배우 등 지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것에 덧붙여 '유플래쉬' 라는 이름의 음악 예능 코너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설 이후 명확한 호불호 속에 엇갈리는 평가를 받던 <놀면 뭐하니?>가 이를 계기로 점차 본연의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이 코너의 중심에는 유일한 고정 출연자이자 '48세 음악 신동(?)' 유재석의 드럼 비트가 존재하고 있다.

단순히 카메라 넘겨 받아 자신의 일상을 담는 건 이미 익숙한 형식이었기에 <놀면 뭐하니?>를 계기로 좀 더 혁신적인 예능의 등장을 기대했던 시청자 입장에선 다소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릴레이 카메라는 음악이라는 분야로 발을 넓히면서 점차 자신의 틀을 만들어간다. 

유희열+이적도 난감해 한 유재석의 드럼 비트
 
 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이날 방송에 초대된 음악인 유희열과 이적에게 김태호 PD는 색다른 제안을 하게된다. 유재석이 연주한 드럼 비트를 바탕으로 곡을 만드는, 쉽고도 어려운 과제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존재한 드럼 소리를 토대로 샘플링하고 실제 가요 녹음에 활용하는 건 이미 보편화된지 오래라는 점에서 이는 큰 제약이 되지 않을 법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BPM 94를 기준으로 제멋대로 템포를 오가는 유재석의 드럼 연주는 실전에서 활용하기엔 민망한 수준의 단순한 리듬을 벗어나지 않는다.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간단한 8비트 전개의 비트는 유희열, 이적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작업 과제인 셈이다.

곡 작업에 들어간 유희열은 이내 "내 손에선 힘들 것 같다" 면서 다른 동료 음악인에게 떠넘기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난감함 속의 웃음거리를 만들어낸다. 

유희열, 이적이 부여받은 곡 작업 역시 기존 릴레이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다른 동료 연예인들이 순차적으로 남겨 받을 예정이어서 색다른 창작곡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들과 막역한 사이인 김동률, 윤상, 이상순, 적재, 선우정아 등 선후배 뿐만 아니라 서태지(베이스), 조성진 (클래식 피아니스트) 까지 '아무말 대잔치' 수준으로 언급하면서 향후 흥미진진한 음악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다단계 음악 버라이어티 등장 
 
 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지난 17일 방영된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유희열과 이적 조차 "비트가 후져서(?) 그렇지 시스템은 트렌디 그 자체"라고 언급할 만큼 <놀면 뭐하니?>가 새롭게 등장시킨 '유플래쉬' 코너는 릴레이 카메라라는 기본 틀을 음악 예능에 접목시키면서 요즘 최신 곡 창작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멜로디, 리듬 비트 등 각자 개인이 잘하는 영역을 나눠 작업하고 이를 결합시키는 작업 방식이 코너를 빌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유플래쉬'가 강조하는 신곡 창작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회상하면 익숙한 방식이 될 수 있겠지만 곡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기회를 만든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본격적인 음악 작업에 돌입하면서 유일한 고정출연자 유재석은 화면에서 이내 사라지고 유희열과 이적이 전면에 등장한다. 각자 피아노(유희열), 기타(이적)를 기반으로 단순한 코드 리프를 하나 둘 씩 만들어나가면서 이내 두 사람은 후속 음악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그간 작곡을 앞세운 음악 예능은 <무도> 가요제 외에도 각 방송국 마다 존재했지만 '유플래쉬' 처럼 여러 명의 손을 거친 에측 불허의 곡 만들기는 전례가 없었다.  

초짜 연주자의 녹음을 밑바닥에 깔고 전문가들의 힘이 보탠다는 방식은 결국 김태호 PD가 구상해 온 <놀면 뭐하니?> 속 '개방+확장형 예능 세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잘하건 못하건 간에 누구나 창작에 힘을 보태는 협업을 계기로 이 프로그램은 소위 '1인자 중심' 예능이 아니라 등장하는 출연자 모두가 평등한 관계임을 크게 부각시킨다.  

다양한 연예인들의 일상 담기를 거쳐 누구나에게 문호가 개방된 예술 창작(곡 작업) 도전이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이 예능 세계는 김PD가 생각했던 목표지점에 보다 빨리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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