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2019년 8월 3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 시위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분노한 많은 시민으로 가득했다. 촛불을 든 거리의 시민들은 'NO아베'와 함께 '조선일보 폐간하라'를 외쳤다. 한국의 일부 언론이 매국 행위에 가까운 친일적인 보도를 일삼는다며 분노한 것이다.

지난 8월 13일 광복절 특집으로 방송한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은 한일 무역전쟁과 아베의 노림수를 다루었다. 그리고 한국의 일부 언론이 시종일관 아베 정부는 두둔하며 문재인 정부만 공격하고, 그런 주장들이 일본에서 발행되는 일본판 한국 신문들을 통해 고스란히 일본 우익 세력의 공격 무기로 활용되는 과정을 파헤쳤다.

"이미 보상했다... 한국 내부의 문제"라고?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아베 정부와 일본 우익 세력은 '불법 식민지배와 전범 국가'란 과거를 지우고 헌법 개정을 통해 다시금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이들에게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 등 과거사는 한낱 방해물에 불과하다. '한국인 강제 징용 동원에 대한 거액 배상 판결에 일본 국민이여 한국의 공갈 사기를 허락하지 마라'란 문구를 앞세우고 거리에서 시위하는 니시무라 슈헤이 일본 우익활동가는 이렇게 주장한다.

"아베 수상은 확실하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징용공(징용 피해자라는 뜻을 삭제한 단어)이 아니라고. 강제연행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반도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노동자입니다."

13살 나이에 공부를 더 할 수 있다는 선생의 꼬임에 속아 일본에 갔던 김정주 할머니는 베어링을 만드는 공장에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해방이 되어서야 겨우 풀려났다. 하지만, 노동의 대가는 하나도 못 받았다. 김정주 할머니는 강제동원 문제로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정주 할머니는 일본인들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너희 한국에 돈 다 줬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줬으니까 너희 나라에 가서 (돈) 받아라."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일본 정부는 1965년 6월 22일 체결된 한국과 일본 간의 조약을 근거로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하였다고 말한다. 일본 식민 지배가 불법이고 전범 기업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아베 총리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박한다. 가와무라 타케오 자민당 의원은 "이 문제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기 전에 조약에 근거해 한국 측에서 처리해야 합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강제 징용 재판 결과가 한국 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일축한다.

일본에서도 한일 협정 당시 한국 정부에 준 무상 협력기금 3억 달러와 피해자 개인의 보상은 별개 문제이므로 개인의 배상 청구권은 살아있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우츠노미야 겐지 일본변호사 협회 전 회장은 "국제법 관점에서 보면 인권 침해를 당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국가 간의 협정에 의해 소멸시킬 수 없다는 것이 오히려 상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야노 히데키 변호사는 아베 정부의 주장의 문제점을 짚어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본다.

"1965년 청구권 협정은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를 (일본이) 한국에 건네준 것으로 되어 있지만, 현금은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생산물, 노역을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제공한다는 것으로 돈을 지불한 건 아니므로 개인에게 배상금을 지불한 적이 없습니다."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아베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안보 문제라고 밝혔다.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를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아베 정부가 전략물자 관리 소홀의 근거로 내민 건 다름 아닌 <조선일보>의 기사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은 TV에 출연하여 이런 주장을 펼쳤다.

"조선일보 기사 중에서 올해 5월이라고 보고받았습니다만, 대량 파괴에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위법으로 유출되는 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2019년 5월 17일 한국의 전략 물자 불법 수출이 3년 새 3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3국을 경유하여 이란이나 북한에 갔을 수 있다는 아무런 근거 없는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략물자 불법 수출 적발 건수는 과거 정부와 비교하여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진종열 전략물자관리원 선임 연구원의 설명은 한층 상세하다.

"북한으로 불화수소가 나가는 사례는 실제로 없다. 미국 과학경제안보연구에서 평가를 했는데 전략물자 관리평가에서 한국이 17위, 일본이 36위로 평가했다. 오히려 우리가 잘하고 있다. 그런데 잘 못 하는 국가에서 미흡하니까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한일 분쟁 원인 호도하는 보수 언론들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일본어판에서 일본 우익에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제목을 바꾸었다. 이를테면 "요즘 한국 기업과 접촉도 꺼려(한국어판)"는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일본어판)"으로 고쳤다. 중앙일보는 <문재인이라는 재앙>,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같은 혐한 서적을 내며 한국을 비난해 온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 대사의 인터뷰를 별다른 여과 없이 지면으로 할애하여 일본 우익의 스피커 역할을 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사 기사에 달린 댓글을 따로 모아 <조선일보> 일본어판으로 올려왔다. "도둑이 뻔뻔한 데도 정도가 있다", "반일, 반미, 친중, 종북이 너희들 주체사상파 빨갱이들의 DNA지?" 등의 댓글을 기사화하여 문재인 정부를 조롱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은 일본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조선일보> 일본지사장 출신의 백진훈 민주당 참의원의 말이다.

"'거지처럼 일본에 수십 년이나 구걸하는가?' 이것은 제가 출자한 신문사인 한국 조선일보 인터넷판에 한국 독자가 투고한 글입니다."

한국의 일부 보수 언론은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허위로 기사를 작성하여 문재인 정부를 때리는 중이다. 인터넷 댓글을 이용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작태까지 보인다.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문제시 삼았다. 2019년 7월 1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제목을 사례로 꼽으며 국내 여론을 왜곡하여 일본에 전달하는 언론사의 행태를 비판했다.

"많은 일본 국민들이 한국어 기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올린 위의 기사들을 통해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최근 서울역에서 열린 집회에서 "토착빨갱이들이 보수우파국민을 죽이기 위해서 친일 프레임을 들고나왔는데 절대로 속으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일부 보수 언론은 "한일 분쟁의 책임이 한국에게 있다"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상대방인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상황이다. "이러다 큰일 난다", "한국 경제가 무너진다"라며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벌이는 무역 전쟁, 나아가 역사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아베 정부의 행보에 대해 고가 시게아키 전 경제산업성 관료는 "한국이 일본보다 뒤처져 있고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껏 때리면 사과할 것이라고. 사과하면 옳지 하면서 원래 관계로 돌아가면 되고. 만약 사과하지 않더라도 철저하게 때리면 결국 한국이 사과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한 겁니다"라고 분석한다. 타사키 시로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 혼자 하는 씨름"이라고 문재인 정부과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깎아내린다.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 PD수첩 > '아베는 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나' 편프로그램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제작진은 아베 정부의 무역 보복이 일시적으로 한국 경제에 손실을 끼치겠지만, 장기적으로 일본 의존 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시민의 힘을 강조한다.

"뭐라도 힘을 보태 부당한 무역 보복에 맞서는 시민들이야말로 아베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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