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에 접어든 KBO리그의 2019년 시즌도 여름의 막바지에 접어들며 슬슬 윤곽이 보이고 있다. 홈 경기가 한 번도 순연되지 않은 덕분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는 이제 32경기만 남았으며, 아직 가장 많은 경기가 남은 4팀은 36경기가 남았다.

최근 몇 달 동안 리그의 순위권은 특정 순위권끼리 자리를 지키는 현상을 보여왔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선두를 지켜왔고,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가 상위권을 지켰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NC 다이노스는 새 경기장 개장과 함께 다시 도약을 시도, 한때 상위권까지 올라왔으나 여름에 들어와서 페이스가 떨어지며 5위 경쟁권으로 밀려났다. 이와 함께 지난 시즌 탈꼴지에 성공했던 KT 위즈는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2위 탈환한 두산, 3위로 내려간 키움
 
 시즌 내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두산 오재원

두산 오재원ⓒ 두산 베어스

 
8월 10일과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2연전에서 두 팀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 직전 시리즈에서 두산이 KT와 2전 전승을 기록했고, 키움이 SK와의 시리즈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두산과 키움은 서로 순위를 바꾸게 됐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전반기에만 15승을 채우는 대활약을 펼치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동원 상의 수상 자격이 한국인 투수에서 모든 투수로 확대된 이후 린드블럼은 지난 해에 처음으로 최동원 상을 수상했다.

린드블럼은 전반기에만 15승을 포함하여 올 시즌에도 18승 1패 평균 자책점 1.95의 성적으로 2년 연속 최동원 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두산의 토종 선발진 중에서는 유희관(21경기 7승 7패 3.08)과 이영하(21경기 10승 4패 4.29)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2위에서 3위로 내려간 키움은 최근 불안 요소가 발생했다. 키움이 7월에 2위까지 올라왔던 데에는 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7월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1.40을 기록하면서 투수진을 이끌었다.

키움의 7월 평균 자책점은 2.40으로 리그 1위였다. 그러나 8월에 들어와서 키움의 투수진은 팀 평균 자책점 6.13으로 급변했다. 6점이 넘는 팀 평균 자책점 순위는 8월 성적 리그 최하위였다.

이로 인해 키움은 8월에 들어와서 13일까지 3승 6패로 부진했다. 2위 두산(65승 45패 0.591)과 승차는 없지만 2경기를 더 치른 키움은 66승 46패로 승률(0.589)에서 밀려 3위로 밀려났다.

1~3위 팀에 약했던 LG, 걱정되는 가을?
 
 kt에 강한 반면 두산에 올해도 약세를 보이는 LG

kt에 강한 반면 두산에 올해도 약세를 보이는 LGⓒ LG 트윈스

 
리그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LG 트윈스는 고민 요소가 있다. 13일 경기까지 60승 1무 48패를 기록하며 5위와의 승차 5경기 반 차로 다소 여유 있는 4위를 달리고 있다.

2~3위권과 4경기 차가 벌어져 있어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은 높다. 다만 4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할 경우 포스트 시즌의 첫 라운드인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2경기 모두 홈 경기장에서 치르며 1승을 안고 시작하는 어드밴티지가 있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에이스를 쓸 수 없다는 점에서 핸디캡이 생긴다.

그런데 LG는 이 순위대로 포스트 시즌을 시작하면, 준플레이오프부터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에 임해야 한다. 가을에 유광 점퍼를 입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점에서 LG는 불안 요소가 있다.

8월 13일까지 LG는 5위 이하 하위권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지키고 있다. 6위 KT와의 상대 전적은 9승 2패로 압도적으로 우세하며, 8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상대 전적도 8승 4패로 크게 우세하다.

한화 이글스와의 상대 전적도 8승 4패이며, 롯데 자이언츠와의 전적도 7승 1무 4패,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와의 상대 전적은 7승 5패 우세다. 다만 이들과의 상대 전적은 아직 남은 4경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하위권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서 모두 우세한 성적을 거둔 덕분에 LG는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상위권 팀들과의 상대 전적으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키움과의 상대 전적은 6승 7패로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3승 8패로 크게 밀린다(5경기 남음). 5승 9패로 밀린 SK와의 대결은 2경기만 남아 있어서 뒤집을 수 없다.

이 때문에 LG는 가을에 야구를 하더라도 포스트 시즌에 길게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상위권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서 너무 크게 밀린다는 점은,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의 분위기가 사뭇 다를 수 있다 쳐도 심리적인 요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반기에 약진하는 KT와 KIA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양현종

KIA 양현종ⓒ KIA 타이거즈

KT는 5월에 들어와서 승률 5할을 넘기며 약진했다. 6월에 강백호가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 9연승을 달성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창단 최초로 2시리즈 연속 스윕을 달성하기도 했다.

8월에 접어들자 KT는 NC의 분위기가 내려온 틈을 타 한때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페이스가 다시 주춤해지긴 했지만, 현재 NC와 3경기 반 차의 승차를 보이며 경쟁하고 있다.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와는 별개로 올 시즌 KT의 약진은 향후 KBO리그를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KIA는 올 시즌 최악의 스타트를 보이며 5월 중순 감독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퓨처스 감독이던 박흥식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이후 성적이 크게 올랐다. 6월에 잠시 하락했지만, 롯데의 하락세와 더불어 최하위까지 내려가진 않았다.

4월과 6월 성적이 4할도 안 되는 최악의 페이스였지만, 그래도 KIA는 5월 성적 14승 13패에 7월 성적도 8승 8패로 나쁘지 않았다. 문경찬이 마무리투수를 맡고 있는 경기 후반에 리드를 잡게 된다면, 최소 그 경기에서는 승리를 내주지 않고 있어서 후반기에 약진하는 계기가 됐다.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문경찬은 세이브 상황 위주로 등판하는 마무리투수로 고정되면서 올 시즌 1승 2패 15세이브 평균 자책점 1.55로 활약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파크 원정 성적이 아쉽기는 하지만(2019년 8실점 중 대구 원정 4실점) KIA가 9회 전에 리드를 잡으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희망 요소다.

KIA는 후반기 성적만 봤을 때 8승 5패로 좋은 편이다. 다만 승리할 때와 패할 때의 모습이 너무 격차가 크다. 8월 1일 SK와의 경기에서 10-1 대승을 거두는 모습도 있었지만, 8월 6일 LG와의 홈 경기에서 4-17로 대패하는 모습도 보여주는 등 극과 극의 모습이다.

답이 보이지 않는 하위권, 마지막까지 분전하는 모습은 보여야
 
 4연패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의 김한수 감독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 삼성 라이온즈

 
한때 5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을 보였던 삼성 라이온즈는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인 오승환을 영입했지만, 재활 및 징계 문제로 내년 4월까지는 오승환을 쓸 수 없기에 올 시즌 오승환은 전력 외 분류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를 새롭게 영입하는 등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활용,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다만 5위 NC와 9경기 차, 6위 KT와 5경기 반 차를 보이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다.

지난 해 실로 오랜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한화 이글스는 올해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김성근 전 감독 시절 최하위 기록이 없었지만, 김응용(현 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감독을 맡았던 2013년과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가 됐다. 10구단 체제에서의 10위는 처음이다.

올 시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부진이 거듭되는 가운데 한화는 확실한 리빌딩 노선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해 포스트 시즌 진출의 성과가 있어서 아직까지는 프런트나 코칭 스태프에 큰 변동이 없지만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게 될 경우 올 겨울 팀이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롯데는 전반기를 마치고 양상문 전 감독과 이윤원 전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SK에서 웨이버 공시된 브록 다익손을 영입했지만, 다익손은 SK가 왜 헨리 소사 영입을 결정했는지를 롯데에서 드러내고 있다.

다익손의 약점 중 하나인 이닝 소화 능력을 어느 정도 보완하기 위해 롯데는 다익손이 등판하는 날 오프너 작전을 쓰기도 했다. 다익손 앞에 시작투수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긴 했다. 그러나 결국 다익손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현재는 다익손이 오프너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 한화와 롯데는 8월 15일과 16일 부산에서 2연전을 치르는데, 두 팀의 마지막 부산 시리즈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올 시즌 리그 최하위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팬들에게는 당장의 순위보다 경기다운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후반기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는 가운데 남은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