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경기에서 7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자료사진)ⓒ AP/연합뉴스

 
시즌을 치르면서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2019년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 경쟁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확실히 앞서있다. 이제는 당장 2019년 시즌의 기록뿐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다른 전설적인 기록들에도 도전하는 모양새다.

8월 12일(이하 한국 시각) 경기에서 또 한 번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12승에 성공한 류현진은 시즌 평균 자책점을 1.45까지 끌어 내렸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 중 류현진을 제외하고 평균 자책점이 제일 낮은 투수는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32)다.

ERA 계속 내려가는 류현진, 경쟁자들 멀리 따돌려

올 시즌 류현진은 22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142.2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3자책점을 내줬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 기록이 정정을 통해 무자책으로 바뀌게 되면서 다른 투수들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류현진을 따라잡기 더욱 힘들어졌다.

류현진과 소로카를 비롯하여 메이저리그의 풀 타임 선발투수들은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많게는 8번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다저스와 브레이브스 모두 42경기가 남아있고, 두 팀의 선발 로테이션이 5명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갔을 때를 전제로 했을 경우다.

소로카가 만일 남은 8경기에서 모두 완봉승을 거뒀을 경우 72이닝을 더하게 되는데 만일 그렇게 되더라도 소로카의 평균 자책점은 1.49(200이닝 33자책)까지 내려간다. 그러나 소로카는 커리어 최다 이닝 경기가 8이닝 2경기에 불과하며 완투 기록이 한 번도 없다. 1.45의 류현진을 따라잡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 AP/연합뉴스

 
탈삼진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앞서있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는 최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셔널리그에서 임팩트로 류현진을 따라잡을 투수가 없는 셈이다.

이렇게 된 이상 이제 2019년 시즌의 류현진은 그 누구와의 경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남았다. 142.2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앞으로 19.1이닝을 더 던지게 되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규정 이닝인 162이닝을 채우게 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은 다저스 첫 시즌인 2013년(30선발 192이닝)뿐이다.

10인치 마운드 시대 최고 기록에 도전하는 류현진

류현진이 올 시즌 대량 실점으로 무너진 경기는 6월 29일 쿠어스 필드 원정 경기 1차례에 불과했다(4이닝 7실점). 이 경기와 사타구니 통증으로 조기 교체된 4월 9일 경기까지 2경기를 제외하면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된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류현진의 나머지 20경기 중 3자책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 사타구니 통증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갔다가 복귀했던 4월 21일 1경기를 제외하고 류현진은 나머지 19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7이닝 이상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도 12경기나 된다. 이 12경기 중 8이닝 이상 투구가 3경기였는데, 이 3경기 중에서 1경기는 완투를 기록했다(완봉승). 다저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이전까지 단일 시즌 평균 자책점이 가장 낮았던 투수는 루브 마쿼드의 1.58이었지만, 이는 현재의 공인구를 사용하지 않았던 데드볼 시대의 기록이다.

야구공 반발력이 강한 라이브볼이 도입된 1920년 이후 다저스 최고 기록은 2015년 잭 그레인키(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세운 1.66이다. 당시 그레인키는 다승에서 제이크 아리에타(당시 시카고 컵스, 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밀렸고, 역시 1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던 아리에타가 사이 영 상 수상에 성공했다.

다저스에서 역대급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다른 투수들의 기록을 보면 다음 순위는 2016년 클레이튼 커쇼가 기록한 1.69다. 그러나 커쇼는 2016년에 허리 디스크 증세로 인해 장시간 이탈하며 이닝 부족으로 사이 영 상 수상에 실패했다. 그 다음 기록이 샌디 쿠팩스인데 쿠팩스는 1964년에 1.74(수상 실패), 1966년에 1.73(수상 성공)을 기록했다.

현재의 반발력 높은 공인구를 사용한 시기로 한정하면 1968년 밥 깁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12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압도적인 투고타저 시대였고, 이후 메이저리그는 마운드 높이를 15인치에서 10인치로 크게 깎아 내렸다.

마운드를 깎은 1969년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1969년 평균 자책점 1위 후안 마리셜의 평균 자책점은 2.10이었다. 마운드를 깎은 이후 가장 낮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풀 타임 선발투수는 1985년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 1.53)이었다.

제구력으로 승부했던 그레그 매덕스의 최고 기록은 1994년의 1.56이었다. 그러나 1994년은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파업으로 포스트 시즌이 열리지 못한 시즌이었으며, 매덕스도 25경기 선발 등판에 그친 기록이다(16승 6패). 다만 매덕스는 단축 시즌이었던 1994년과 1995년에도 사이 영 상을 수상하긴 했다(1992~1995 4년 연속).

21세기에 들어와서는 홈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점 대 평균 자책점으로 시즌을 끝낸 투수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 1.74), 2005년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애스트로스 1.87)를 제외하고 2013년 커쇼가 기록을 성공할 때까지 1점대 평균 자책점 선발투수가 없었다.

류현진이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마운드를 깎아내린 이후 타자들의 파워가 강해진 21세기임에도 불구하고 구든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 부상 없이 남은 경기에서 6~7이닝 동안 평균 1실점을 기록했을 경우다.

구든이 활약하던 시대와 표본에서 나는 차이는 선발 등판 횟수다. 그러나 현재는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 체제와 계투 분업이 정착되면서 선발투수들의 비중이 다소 줄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올 시즌 은퇴를 결심한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의 통산 완투가 38경기인데, 커쇼가 현재 25경기이며 선발투수들의 완투는 줄고 있는 추세다(류현진 메이저리그 완투 3경기).

사이 영 상 유력한 류현진, 커쇼처럼 MVP 동시 도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 경쟁에서 류현진을 따라잡을 투수를 찾기 어렵다. 이닝과 탈삼진에서 강력하게 위협하던 슈어저가 부상으로 현재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류현진이 크게 앞서고 있다.

이렇게 되면 류현진의 올 시즌 예상 기록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크게 2가지다. 첫째로는 사이 영 상 투표에서 기자들로부터 1위표를 모두 받는 이른바 "만장일치" 성공 여부이며, 둘째는 MVP 동시 수상 여부다.

내셔널리그에서 마지막으로 1위표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한 선수는 2014년의 커쇼이며, 그 이전의 투수를 찾자면 2010년의 로이 할러데이(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 250.2이닝 21승 10패 2.44, 퍼펙트 게임 1회)다. 특히 커쇼는 2014년 개막전 이후 한동안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200이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27경기 198.1이닝) 불구하고 21승 3패 1.77의 평균 자책점과 239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 역시 올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다녀왔지만, 선발투수의 루틴을 감안했을 때 등판은 2경기 정도를 걸렀을 뿐이다. 류현진이 남은 시즌 동안 부상 없이 8경기 가량을 평균 6~7이닝 정도 소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200이닝에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

류현진이 역대급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면서 200이닝도 넘길 경우, 적은 탈삼진으로 부족한 임팩트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다만 현재 12승임을 감안하면 20승은 조금 버겁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저스가 올해는 더 이상 쿠어스 필드 원정 경기 일정이 없다는 사실이다.

타자들보다 출전 경기 비중이 적은 투수들이 리그 MVP 투표에서 어느 정도 득표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거나 사이 영 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했을 경우다. 그리고 해당 시즌 타자들의 임팩트가 다소 약해야 투수들이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생긴다.

올 시즌 MVP 수상 가능성이 높은 타자로는 류현진의 팀 동료 코디 벨린저가 있다. 13일까지 38홈런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으며, 타율도 0.317에 89타점 92득점으로 전반적인 공격 기록이 준수하다. MVP가 대개 포스트 시즌 진출 팀에서 배출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 시점에서 벨린저가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만장일치 사이 영 상을 받는다고 해서 MVP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에 사이 영 상과 MVP를 동시 수상한 사례는 2011년의 저스틴 벌랜더(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2014년의 커쇼뿐이다. 타자 부문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가진 선수가 있다면 시즌 전체적인 기여도가 큰 타자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자료사진)ⓒ AP/연합뉴스

 
다만 평균 자책점 지표로만 봤을 때 역대급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류현진인 만큼 그의 수상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 특히 올 시즌 다저스의 고공 행진 원동력이 류현진과 커쇼, 워커 뷸러 등이 이끄는 선발진인 만큼 류현진이 강력한 임팩트를 유지한다면 MVP 투표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순위권에 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내셔널리그 상위권 팀들의 주요 타자들 중 벨린저 이외에 특출나게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타자가 올 시즌에는 적은 편이라 MVP 대결은 벨린저와 류현진의 대결로 좁혀질 전망이다. 시즌을 치를수록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류현진이 얼마나 놀라운 기록과 수상 기록으로 올 시즌을 마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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