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사람 이름이 그렇듯, 어떤 단어들은 무수한 동명을 갖는다. 노래 이름도 마찬가지어서 사랑이라는 낱말, 보고 싶다는 문장, 집이라는 단어 등은 여러 가수가 부른, 같은 제목의 곡들로써 수두룩하게 존재한다. 

음원 사이트에 'Home'이라고 입력해보니, 여러 페이지에 걸쳐 노래들이 정렬됐다. 그 중 세 곡을 들어보려 한다. 세븐틴의 'Home', 김윤아의 'Going Home', 갓세븐 유닛인 JJ프로젝트(JB·진영)의 'Coming Home'이다. 

집 안은 포근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거칠다 
 
집 저작권 프리사이트 발췌

ⓒ Unsplash

 
집에 가고 싶다 / 집에 간다
집이 멀었다 / 집에 다 와간다


위의 두 문장은 엄연히 다르다. 아래의 두 문장도 확연히 다르다. 흔히 "집에 가고 싶다", "나 집에 갈래"라고 말할 때 우리는 무척 지쳐 있는 상태이기 일쑤다. 집에 간다고 하더라도, 집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은 것과 집에 거의 다 와가는 갈 때의 감정 상태도 무척 다르다. 돌아갈 집이 너무 멀리 있을 때 절망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세 곡의 공통점이 있다면 '집에 가고 싶거나', '집으로 가는 길이 먼'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의 마음 상태가 그렇게 즐겁고 신나지만은 않다. 대체로 방황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외롭고 험난하다. 호메로스의 소설 <오딧세이아>는 주인공 오딧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후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겪는 고난과 방랑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딧세이아는 '영웅 오딧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세븐틴, 'Home' 
 
세븐틴 세븐틴 'Home'

세븐틴 'Home' 앨범 이미지ⓒ 플레디스


"내가 뭘 어쩌겠어 나는 너가 없으면/ 낡은 로봇처럼/ 맘이 멈추고 늘 차가워/ 

어쩌겠어 난 너가 없으면/ 내 마음 편히 기댈 집이 없어/ (중략)/ 나는 이렇게 너를 보내고 싶지 않아/ 맘이 부서진 채로/ 매일 무섭고 싶지 않아"


'이렇게 너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가사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화자는 집 밖에서 헤매는 중이다. 너는 나의 집이고 나는 너의 집이다. 집 밖에 있는 화자는 위의 네 가지 중 '집에 가고 싶다'의 상태다. 그럴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은 초조함, 불안함, 고독감이다. '나는 너가 없으면 낡은 로봇처럼 맘이 멈추고 늘 차가워'란 가사가 그런 마음을 잘 대변한다. 

"이미 나는 너의 마음을/ 앞지른 것 같아 지금은/ 그렇다고 네 맘이 작다는 게 아냐"

이 곡의 가사 중 가장 근사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너는 나의 집이기 때문에 함께 있어야 하는데 '내가 너의 마음을 앞질러' 먼저 가버렸다면, 그건 곧 집밖에서 헤매고 있음을 뜻한다. 들을수록 슬픈 노래다. 

김윤아, 'Going Home'  
 
김윤아 JTBC <비긴어게인2>에서 세월호 추모노래 '강'을 부르고 있는 김윤아.

김윤아ⓒ JTBC


자우림의 김윤아가 지난 2010년에 발표한 노래 'Going Home' 역시 집으로 가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우울한 정서가 낮게 깔려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 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무력감에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홀가분하고 안정감 있는 마음이라기보단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마음이다.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JJ Project, 'Coming Home' 
 
JJ Project JJ Project(JB, 진영)가 5년 만에 미니앨범 < Verse2 >를 발표했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이들의 인터뷰가 열렸다. 타이틀곡은 '내일, 오늘'이다.

JB와 진영ⓒ JYP


갓세븐의 두 멤버 JB와 진영이 유닛팀을 이룬 JJ프로젝트가 2017년 발표한 곡 'Coming Home'은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과 그 흐름 위에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잘 표현한다. 

"돌아왔지 너무나도 멀리/ 영원할 것 같던 시간 지나/ 잘 지냈어 보고 싶었던 너/ 슬픔이 눈에서 떨어져요/ 내일이면 볼 수 있겠지/ 그 희망이 목을 조여와

공허함을 지날 땐 찬바람이/ 불어와 찬바람이 불어와 baby/ 그리움을 지날 땐 봄비가/ 내려와 내려와 날 적시죠/ I said I'm coming home"


첫 구절의 가사처럼 멀리 돌고 돌아 드디어 집으로 향하는 화자는 힘든 여정을 겪고 있다. 공허함과 그리움을 지나며 찬바람과 봄비를 맞기도 한다. 그러다가 끝내 집에 가까워진다. 

"I'm coming home coming home/ 길고 긴 이 터널을 지나/ 어느새 끝이 보이네요/ 빛이 보일 때쯤/ 그대 미소 볼 수 있겠죠/ 제자리에 있어줘요/ 내가 지금 거기 갈게요/ 저기 집이 보여요 이제 저 문을 열면/ 저 문을 열면 그대가/ 팔을 벌려 날 안아 날 안아 주겠죠/ 꿈은 아니겠죠"

긴 터널을 지나서 드디어 저기 집이 보일 때, 그땐 공허하고 그리운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벅차고 기쁜 감정이 차오른다. 동시에 '제자리에 있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심정이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험난하지만, 그 여정을 견디게 해주는 건 나를 반겨줄 사랑하는 사람이 집에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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