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 < 아육대 >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명절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 < 아육대 >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MBC

 
명절 특집 예능 중 '아육대' 만큼 논란이 빈번한 프로그램은 아마 전무후무 할 것이다. 시청률 보증수표로서 꾸준히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는 방송사의 알짜배기 상품이지만 부상자 발생을 비롯해서 부작용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2019 추석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기존 '아육대'라는 약칭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졌지만 여전히 육상, 양궁 등을 내세워 '아이돌 잔치'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12일 녹화에 이어 9월 추석 연휴에 방영될 '아육대'는 아이돌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상파 방송국의 우월적 지위를 실감케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길 인터넷 생중계

방송 녹화를 앞두고 각 그룹 공식 팬카페들은 관람 및 응원을 희망하는 팬을 모집하는 공지글을 올리고 격려 현수막을 제작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신인부터 데뷔 4~5년차 안팎의 그룹들 위주로 꾸려지는 아육대는 아이돌 혹은 팬들 입장에선 '계륵' 같은 존재다. 

하루 종일 나가 있어도 화면에 얼마 잡히지도 않지만 "불참했다가 방송사에게 안 좋게 보이면 어쩌지?", "자칫 부상이라도 당해서 활동에 지장 받으면 안되는데" 식의 걱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번에는 12일 오전 6시 30분 이른바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보는 아육대 출근길'이라는 제목으로 아예 체육관 현장에 등장하는 모습까지 인터넷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휴식기인 팀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열심히 신곡 홍보를 하는 그룹이라면 음악방송 녹화가 없는 요일에도 쉴 틈 없이 아침 일찍부터 강행군을 이어가야만 한다.  

매년 반복되는 형식... 분량 획득은 하늘의 별따기
 
 명절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 < 아육대 >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명절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 < 아육대 >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MBC

 
올해는 기존 육상, 양궁을 중심으로 승부차기(축구), 투구(야구), 승마, 씨름, e스포츠(배틀그라운드) 등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체육관 하나 빌리고 아이돌과 팬들 모아서 경기 치르는 형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풋살, 수영, 리듬체조, 족구,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이 잠시 등장했다가 부상 혹은 기타 사유로 사라지는 정도의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대회 초창기만 해도 '체육돌'이라는 별칭 하에 아육대를 계기로 시청자들이 주목하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이조차도 요즘 들어선 옛말이 되었다. 

달리기 종목 우승해도 인터뷰는 커녕 화면에 잠깐 얼굴 등장하기 힘들어졌고 방송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이미 톱스타 자리에 오른 유명 그룹 인기 멤버에게 집중되기 일수다. 즉 '아육대'에서 많은 분량을 챙기려면 일단 스타가 되어야 한다. 

시청률 보증수표라지만... 안이한 기획, 이대로는 곤란
 
 지난 2018년 설날 특집 아육대의 한 장면

지난 2018년 설날 특집 아육대의 한 장면ⓒ MBC

 
항상 비슷한 내용의 방송이 진행되지만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하기에 MBC 입장에서 '아육대'는 명절 황금시간대를 채워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별다른 기획 없이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마치 방송국의 안이함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 대신 단순히 유지 보수의 반복으로 제작되는 '아육대'는 마치 요즘 지상파 방송의 현실을 쏙 빼닮았다. 지상파들이 매번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만 양산하면서 시청자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 최근 들어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엔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에서 만든 것들이 많다.

MBC에선 '아육대' 형식이 아니면 많은 아이돌들의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이 불가능한 것일까? 상당수의 출연진들이 마치 들러리처럼 취급되는 행사는 더 이상 잔치가 아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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