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는 2019 제10회 서울청소년연극축제에 은평구 관내 고등학교 연극부 두 팀이 참여했다. 제23회 전국청소년연극제의 서울지역 예선 대회가 8월 5일부터 11일까지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열리는데, 여기에 두 곳의 학교가 참여한 것이다.

선일이비지니스고등학교와 대성고등학교는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 창작 연극을 두 편 내놓았다. 지난 5일 선일이비지니스고등학교 연극부 '별무리'는 친구와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봄이 오다>를, 대성고등학교 연극부 '키 작은 소나무'는 7일 상처에 대한 가족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 No is E >를 이번 축제에 올렸다.

'우리 동네' 배경으로 하는 선일이비고 <봄이 오다>
  
 선일이비지니스고등학교 '별무리'의 <봄이 오다> 중 한 장면.

선일이비지니스고등학교 '별무리'의 <봄이 오다> 중 한 장면.ⓒ 은평시민신문 박장식

 
'연신내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를 둔 주인공 '주아'의 이야기를 다룬 <봄이 오다>는 주아와 친구들이 커다란 오해가 생겨 친구 관계가 멀어졌다가, 주아와 할머니를 둘러싼 여러 사건을 통해 다시 원래의 사이로 돌아오는 내용의 연극이다.

연극 곳곳에서는 갈등으로 인해 서로의 사이가 멀어지고 화해하는 과정이 청소년의 시각에서 그려져 있다. 주아가 할머니를 편하게 해드린다는 이유로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을 구해내기 위해 친구들이 '수행평가'를 핑계로 연락하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웃음이 나왔다. 수업시간 장면과 학교 내의 풍경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연극 안에는 선일이비고의 지척에 있는 연신내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여러 장면이 담겨있어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연서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듯한 '연신내 시장'부터, 연신내 곳곳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인상이 좋아 보인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과 연신내 곳곳의 화장품 로드숍까지 동네 사람들이 아니라면 모를 연신내의 모습이 연극 안에 담겨있다.

주인공 역을 맡았던 2학년 노여진 학생은 연극에 대해 "친구, 후배들과 공동으로 만들었다.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여러 번 고쳐 쓰고 다시 쓰면서 만들었다"라며, "3월에 만들기 시작해서 연극에 올릴 때까지 반년 가까이 준비하고 연습한 작품"이라고 제작 과정을 말했다.

이어 노여진 학생은 주인공 주아에 대해 "슬픔이 많은 아이"라며, "상처가 있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친구들과 다시 이어지는 면을 보여줘야 하므로, 주아의 과거 등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다"라며 이야기했다.

큰 울림 다가오는 대성고 < No is E >
 
 대성고 연극부 '키작은 소나무'의 <No is E> 공연.

대성고 연극부 '키작은 소나무'의 공연.ⓒ 은평시민신문 박장식

 
중학교 2학년 때 병으로 죽은 친한 친구의 모습이 보이는 등 이른바 조현병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는 주인공 '찬호'의 이야기를 다룬 대성고 '키 작은 소나무'의 < No is E >는 가족, 친구들과의 공감과 따뜻한 이야기를 갈구하는 주인공의 상황을 다룬 연극이다.

주인공이 삶의 선택에 놓이고, 새로운 학교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어려워하는 이들의 연극은 관객들의 마음을 편치 않게 만든다. 주인공 '찬호' 역시 이를 극복하려 친구들과 부딪혀보기도 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병을 고백하는 등 병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연극 속에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병으로 인한 환각 속 친구와 주인공이 갈등을 빚는 모습도 극 중 보이면서 관객들을 씁쓸하게 만들기도 한다. 주인공이 주변의 도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병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 역시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공연을 연출한 2학년 강지원 학생은 "원래는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해피 엔딩으로 극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관객에게 부여하고 싶은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대본을 고쳤다"라며 "가족, 그리고 친구 사이의 소통과 관심이 자존감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연극 속에 담고자 했다"라며 전했다.

'학교' 밖으로 나온 청소년들의 연기

청소년이 펼치는 이런 연기 대부분이 학교 안에서 단발적인 축제 등에 한 번 오르는 데 반해, 이들은 서울, 나아가 국내 모든 청소년 모두와 연극으로 경쟁을 위해 나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번 서울청소년연극축제에 나선 15개 연극부 중 우수 연극부 두 곳은 9월 개최되는 전국대회인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출전하여 전국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한 번 더 즐길 수 있다.

학교 밖으로 연극을 올리기까지는 학생들의 적잖은 노력이 있었다. 주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연구하기도 하고, 청소년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연극을 대본부터 연출, 무대장치까지 스스로 준비해냈다. 권혁준 대성고 교사는 "학생들이 방학 때에는 오전 10시까지 동아리방에 모여서 오후 10시까지 매일 준비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황보람 선일이비고 예술교사는 "우리 동네에서 있을 법한 일을 작품 안에 담고자 해서, 연극을 만들 때 은평구 곳곳의 면을 많이 고민했다. 무대 디자인을 할 때도 연서시장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했고, 주인공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던 박윤주 학생은 연서시장을 직접 찾아 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모습을 연구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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