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두 젊은 공격수의 대형 이적으로 시끄러웠다. 어떤 선수가 더 성공할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하지만 두 선수의 도전 모두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와 이탈리아 세리아A의 인터 밀란은 8일(현지시간) 로멜루 루카쿠의 이적을 합의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루카쿠 영입을 위해 맨유에 한화로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이적료를 지불한 인터 밀란은 루카쿠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맨유는 부활을 위해 선택했던 루카쿠와 2년 만에 작별하게 됐다. 사실상 루카쿠와 만남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한편, EPL의 또 다른 강호 첼시도 2년 전 영입했던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와 이번 여름 완전히 작별을 고했다. 지난 겨울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를 떠났던 모라타는 지난달 완전히 아틀레티코로 이적했다. 

누가 성공할까? 두 선수 모두 아쉬운 활약으로 끝맺음

참으로 기묘한 운명이다. 루카쿠와 모라타는 2년 전 각자 맨유와 첼시로 입성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비교 대상이 됐다.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당시 에버튼 소속의 루카쿠가 첼시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어린 시절 첼시에 몸을 담았던 전력과 강력한 원톱 자원을 갈망하던 첼시의 입장이 맞물려 루카쿠의 첼시행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뉴캐슬과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로멜루 루카쿠(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허나 큰 반전이 있었다. 루카쿠를 품은 클럽은 첼시가 아니라 맨유였다. 모라타를 영입할 것처럼 움직였던 맨유는 물밑에서는 루카쿠를 노렸고,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루카쿠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맨유에게 당한 첼시는 부랴부랴 모라타 영입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그렇게 루카쿠는 맨유로, 모라타는 첼시로 향하게 됐다.

비슷한 나이대의 두 선수가 비슷한 이적료를 통해 동시에 입성하자 많은 이들이 두 선수의 성공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맨유 팬들은 EPL에서 수년간 뛰면서 수준급의 능력을 보여준 루카쿠의 경력에 손을 들어줬고, 첼시 팬들은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거치며 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서 존재감을 떨친 모라타의 성공을 믿었다.

출발은 좋았다. 루카쿠와 모라타 모두 이적 첫 시즌 초반 연속골들을 잡아내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루카쿠는 맨유에서 2년 동안 96경기에 나서 42골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공격력이 무뎌졌다. 특히 '빅6' 팀과 24번의 대결(FA컵 포함)에서 첼시를 상대로 단 1골을 넣는 데 그치며 크게 부진했다. 강팀 수비수만 만나면 철저히 침묵하며 실망감을 안겨준 루카쿠다.

모라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첼시 소속으로 모라타는 72경기에 나서 24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본래 많은 득점을 잡아내는 유형은 아닌 점을 감안해도 부족한 득점 수다. 무엇보다 장기인 연계 능력과 순간적인 속도도 기대 이하였고, 매 경기 무수하게 범하는 오프사이드 반칙은 큰 단점이었다.

루카쿠와 모라타의 이적을 아쉬워 하는 맨유 팬과 첼시 팬이 거의 없는 것만 봐도 이들의 2년은 실패였음이 자명하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선수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이적이란 결정을 내렸다. 내년 이맘때쯤, 이번에는 인터 밀란과 아틀레티코 팬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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