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집> 포스터

영화 <우리집>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혼 위기를 맞은 가족, 혹은 맞벌이로 인해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가정은 정말 불행하기만 할까.

영화 <우리집> 윤가은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과 집을 말했다.

<우리집>은 첫 장편 <우리들>(2016)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윤가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매일 같이 부부싸움을 하는 부모를 둔 하나(김나연)가 잦은 이사로 불안해하는 유미(김시아), 유진(주예림)을 만나면서 각자의 상처를 바라보고 품어주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이를 위한 촬영 수칙들

가족과 가정, 아이들은 윤가은 감독이 단편 작업을 할 때부터 꾸준히 천착하고 있는 소재와 주제다. "가족은 오랫동안 생각하던 것으로 제겐 중요한 주제라 언젠가는 지속적으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은 아이들이 서로 예민한 감정을 놓고 싸우던 이야기인데 다시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한다면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위로하며 함께 힘을 합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야기가 바로 하나와 유미·유진의 만남이었다. 세 아이는 서로의 집안 문제와 고민을 알아가면서 꽤 먼 여정을 떠나는 과정에서 서로 싸우거나 품어주기도 한다.

<우리들> 때와 마찬가지로 윤 감독은 정해진 대본을 주지 않고 아이들의 즉흥 연기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촬영했다. 캐스팅 역시 즉흥극 오디션으로 진행했는데 안지호, 김시아, 김나연, 주예림 모두 "마치 연극놀이처럼 오디션을 해서 특별한 기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은 촬영하면서 끝말잇기 등 각종 레크리에이션과 휴대폰 게임을 함께 하며 친해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중심이기에 보다 세심한 소통이 중요했다. <우리집> 현장에서는 '어린이 배우와 함께 하는 성인분께 드리는 당부의 말'이라는 촬영 수칙이 존재했다는 후문.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을 하면서 현장에서 놓친 부분이 있어 촬영 끝나고 어린이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아 있었다"며 "저도 안 잊을 겸, 다른 스태프들이 서로 챙겨줄 겸 만들게 됐다"고 언급했다.

총 8가지 수칙엔 신체 접촉, 언어 사용, 칭찬 방법, 안전 문제 등 세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윤 감독은 "우리 영화는 어린이가 아니면 나올 수 없기에 어린이 속도에 맞추면서 동시에 완주를 고민해야 했다"며 "어떻게 어린이 배우를 소외시키지 않고 진행하는가가 숙제였다"고 이어 말했다. 
 
 영화 <우리집>의 한 장면

영화 <우리집>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린이 배우들의 현답

가족과 함께 영화는 집이라는 개념도 묻는다. 싸움이 끊이지 않는 집, 부모가 돌보지 않는 집, 그리고 멀리 떠난 여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텐트에서 아이들은 함께 자거나 웃고 웃는다. 

안지호는 "(영화에 나오는) 어떤 집이 특별히 좋다기보단 누구든 아마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이 가장 좋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아무리 가족이 싸우는 등 환경이 좋지 않다 해도 그 안에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집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시아는 영화 말미에 나오는 텐트를 가장 좋은 집으로 꼽았다. "유미-유진이 이사를 많이 다녀 친구를 못 사귀고 하나 언니는 가족 불화로 고민이 있는데 텐트에서 잘 때만큼은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땐 그냥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이 좋은 것 같다. 다른 집에 가면 왠지 모르게 불편하잖나"라고 반문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나연은 극중 하나가 종종 찾아가는 유미네 집을 가장 좋은 집으로 택했다. "(촬영 때) 너무 덥긴 했지만 그 집에 하나와 유미, 유진의 추억이 가장 많아서 좋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에선 물론 자기네 집이 좋은 것 같은데 그런 게 아니라면 서로가 버팀목이 돼주고 고민을 잘 털어놓을 수 있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는 가정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혜림 역시 "영화에선 유미네 집이 좋은 것 같다"며 "시아 언니 말처럼 남의 집에 가면 불편하고 어색한 게 있다. 추억을 남기니 자기 집이 좋은 것 같다"고 해맑게 답했다. 

윤가은 감독 생각은 어떨까. "가족이 화목하게, 무조건 다툼 없이 지내야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편집하면서 뒤늦게 깨달았는데 어떤 감정이든 내 속의 것을 입 밖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그걸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좋은 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우리집>은 오는 8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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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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