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봉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일본에서 개봉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유)박열문화전문회사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대결 국면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 시민단체가 9월 상영을 계획했던 한국영화 <박열>에 대한 후원 신청이 일본 니가타(新潟)현 시바타(新發田)시 교육위원회에 의해 거부됐다.

국내에서는 최근 제천시의회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일본 영화 상영 중단 요청을 했다가 영화제 측의 거부와 영화인들의 반발로 일단락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최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바타시 교육위원회는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요청한 한국영화 <박열>(일본 제목 <가네코후미코와 박열>)의 후원 신청을 거부했다. 시민단체가 오는 9월 16일 지역 내 평생학습센터에서 영화 상영을 하기 위해 7월 18일 후원 신청을 했으나, 시 교육위원회가 불승인 하고 나선 것이다.
 
시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교류 사업을 둘러싸고 이를 비판하는 전화와 항의가 전해지고 있다"며 "후원하면 사회적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그는 논란을 의식한 듯 "상영 등급에 따른 나이 제한"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 관계자는 "임기응변적인 대응"이라며 "지난해 영화도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시에서) 후원했었다"면서 "후원으로 인해 비판 받을 것을 두려워했다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시민단체 측은 "2002년부터 시에서 꾸준히 (영화 상영을) 후원해 왔다"라고 밝혔다.
 
일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영화 상영회를 추진하는 시민단체는 시바타시와 인연이 있는 '무정부주의자' 오스기 사카에 추모 활동을 벌여온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노동운동가였던 오스기 사카에는 어린 시절을 시바타시에서 보냈고,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아내, 조카와 함께 일본 헌병에 살해당했다.
 
 지난 2월 일본에서 개봉한 <박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최희서 배우가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2월 일본에서 개봉한 <박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최희서 배우가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희서 배우

  
이 시민단체는 <박열>이 관동대지진을 배경으로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과 일본인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사랑과 투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영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열>은 지난 2월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소규모 예술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영돼 왔다. 개봉 초기에는 천황제를 비판하는 영화 내용으로 인해 욱일기를 든 일본 극우단체들이 상영관 앞에서 상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희서 배우가 직접 일본을 방문해 관객들과 만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하면서 개봉 한 달 만에 1만 관객을 넘어섰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시민단체들 중심으로 자주상영(공동체상영)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시바타시의 자매도시인 의정부시는 지난 7월 말로 예정했던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당초 70여명이 일본 시바타(新發田)시를 방문해 검도, 유도, 탁구 등 체육 친선 교류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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