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중위권에 오르려는 KIA의 의지를 꺾는 대승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8안타를 터트리며 17-4로 대승을 거뒀다. 양현종과 함께 KIA에서 가장 안정된 투구를 하는 선발 조 윌랜드를 2이닝 만에 강판시키는 화력쇼를 펼친 LG는 5위 kt 위즈에 7경기 앞선 4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며 3년 만의 가을야구 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57승1무45패).

LG는 선발 차우찬이 5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가볍게 시즌 8승째를 올렸고 마무리 고우석을 비롯한 필승조들을 쓰지 않고도 간단히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석에서는 김현수가 3안타 5타점 2득점, 채은성이 시즌 7호 홈런을 포함해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LG의 돌격대장은 이날도 3안타 3득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프로 데뷔 9년 만에 LG의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외야수 이천웅이 그 주인공이다.

군입대 후 퓨처스리그 폭격한 육성 선수 출신의 교타자

하재훈(SK와이번스), 김재윤(kt) 등이 고교 시절 야수로 활약했다면 이천웅은 성남서고 시절 투수로 더 잘 알려진 선수였다. 특히 이천웅은 2005년 황금사자기 4강에서 '괴물 2학년생' 김광현(SK와이번스)이 이끄는 안산공고를 상대로 1-0 완봉승을 기록하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천웅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구단 SK에 2차 6라운드(전체 45번)로 지명을 받고도 프로 대신 고려대 진학을 선택했다.

이천웅은 대학 진학 후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활약했지만 부상 때문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결국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2011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이천웅은 2012년 1군에 올라와 데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때려내며 범상치 않은 타격 재능을 뽐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양적으로 풍부했던 LG의 외야진에서 이천웅은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13 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했다.

지난 7월30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이천웅은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85 106안타 9홈런 53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고 2015년에도 .373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비록 퓨처스리그 성적이지만 LG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이천웅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그렇게 육성 선수 출신의 흔하디 흔한 유망주 중 한명에 불과하던 이천웅은 LG 외야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천웅은 전역 첫 시즌이었던 2016년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293 81안타 6홈런 41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프로 입단 후 본격적으로 야수로 전향하는 바람에 수비에서는 다소 부족했지만 투수 출신답게 강견을 자랑하는 데다가 주자로서도 평균 이상의 주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기죽지 않고 확실한 자기 스윙을 하는 선수라 코칭스태프와 팬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였다.

2800만 원짜리 무명 선수에서 2017년 9300만 원으로 연봉이 급상승한 이천웅은 2017 시즌 안익훈과 이형종 같은 또 다른 신진세력이 떠오르면서 다시 입지가 좁아졌다. 시즌 초반 발바닥 염증으로 두 달 가까이 1군에서 자리를 비운 것도 이천웅에게는 대단히 안타까운 악재였다. 이천웅은 많지 않은 기회에도 타율 .284 2홈런 27타점 35득점 8도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1군에서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할 시즌에 69경기에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작년 외국인 선수 부상으로 얻은 기회, 올해는 실력으로 주전 차지

하려하진 않지만 착실하게 LG의 주전급 선수로 자리를 잡아가던 이천웅에게 2017년 12월 19일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활약했던 '타격기계' 김현수가 4년 11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조건에 LG에 입단한 것이다. 김현수와 이천웅은 같은 1988년에 태어났지만 2017년까지 통산 안타가 1294-151일 정도로 비교가 되지 않는 레벨의 선수들이다.

김현수가 가세하면서 이천웅은 작년 시즌 백업 및 대타요원으로 분류됐지만 기회는 뜻하지 않는 곳에서 찾아왔다. 외국인 선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94경기에 결장하면서 양석환(상무)이 3루, 김현수가 1루, 이천웅이 외야수로 포지션 이동이 이뤄진 것이다. 비록 40여 타석이 부족해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이천웅은 작년 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40 2홈런 39타점 61득점 10도루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작년 시즌을 통해 LG외야의 확실한 무기임을 입증한 이천웅은 올 시즌 확실하게 LG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부상이 잦은 이형종 대신 LG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천웅은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313 2홈런 41타점 60득점 15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3할 60득점 15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김하성(키움 히어로즈)과 박민우(NC다이노스), 그리고 이천웅 뿐이다.

이천웅의 최대 장점은 바로 꾸준함이다. 전반기 .312의 타율을 기록했던 이천웅은 후반기에도 .361의 타율로 기복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월간 기록을 살펴 봐도 이천웅은 5월에만 .265로 잠시 주춤했을 뿐 매달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4경기에서 타율 .444(18타수8안타) 4타점7득점1도루로 LG의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373로 찬스에서도 매우 강한 편이다.

작년까지의 LG였다면 지금쯤 가파른 하락세가 시작됐을 것이다. 하지만 타일러 윌슨, 메릴 켈리로 이어지는 확실한 원투펀치와 고우석이라는 광속 마무리, 그리고 점점 짜임새를 갖춰가는 타선을 보유한 LG는 최근 9경기에서 6승 3패를 기록하며 좀처럼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LG의 확실한 붙박이 1번타자로 자리 잡은 이천웅의 조용하지만 꾸준한 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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