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SBS

 
2009년 5월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 치료를 이어 오던 한 환자에 대한 '존엄사'를 인정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흐른 2019년, '존엄사'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이야기다.

마취통증의학과 최연소 교수 차요한(지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의사요한>은 7월 19일 첫방송 후 시청률 10%를 넘나들며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드라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수원 PD는 "2014년 초에 김지운 작가와 이야기했던 아이템"이라면서 "(김지운 작가가) 존엄사를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때부터 시작된 소재로 그래서 판권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존엄사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무게감이 있는 드라마"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배우 지성은 "(의사요한은) 존엄사, 연명의료에 관한 이야기다. 환자는 살고 싶지 않은데 우리는 아픈 환자를 살려놔야한다. 살리는 과정에서 받는 고통은 환자가 받지만 일단 우리는 살려야 한다는 것. 환자가 삶을 이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 수명을 끝낼 수 있는 시행령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호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성은 지난해 스위스에서 104세의 나이로 스스로 삶을 끝낸 데이비드 구달도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데이비드 구달도씨는) 모든 손자들이 보는 가운데 약을 투여해서 돌아가셨다. (그는) 와이프도 없고 자식들도 없으며 손자들만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요한 역을 맡으면서 캐릭터의 신념과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존엄사에 관한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공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존엄사에 대해 명확하게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건, 현 시점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성은 "대만의 경우 호스피스 병동이 잘 되어 있다. 한평생 살아가다가 몸이 안 좋을 땐 가족들이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이라면서 "우리나라에는 호스피스 병동이 부족하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건 어차피 딱 한 번뿐인 삶"이라면서 "잘 살아가면서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버지 투병 사실 밝힌 배우 지성   
 
 <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SBS

 
"어두운 이야기다. 1년 반 전쯤 아버지가 심장이 안 좋으셔서 계속 심장 정지가 왔다. 식사하다가, 화장실 다녀오시다가, 운동하다가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할 정도였다. 보호자로 병원에 달려가면 중환자실에서 눈을 뜨는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이날 지성은 드라마 출연 이유를 밝히면서, 아버지의 과거 투병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의 상태는) 현대 의학으로는 어떤 약을 써도 소용없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전했다. 지성은 심장 이식 수술 여부를 논의하며 아버지가 건넨 "아들이 하라는 대로 할게"라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수술 전 이야기, 이후 경과 등을 전하며 당시의 상황이 떠올랐는지,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지성 아버지는 다행히 수술이 잘 돼 건강을 되찾은 걸로 알려졌다.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히는 지성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저는 부족한 것들이 많아서 내세울 수 있는 건 진정성밖에 없다"면서 "배우로서 연기도 잘하고 싶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진정성 있게 (연기에) 다가가 보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의사가 환자를 존엄사 하는 것도 살인이라는 가치관을 가진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 검사 손석기는 이규형이 연기한다. 그는 극 중 차요한과 대립한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선 이규형은 "차요한과 반대되는 신념을 가진 사람으로서 손석기가 하는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완벽히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면서 존엄사에 대한 다양한 논리를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지점이 필요해서 많이 공부하고 찾아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세병원 이사장 그리고 마취과장의 장녀 강시영 역을 맡은 이세영도 배역에 대한 집중도가 남다르다. 이날 이세영은 "내가 맡은 인물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아픔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공감하려고 한다"면서 "인물에 대해 최대한 몰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성과 호흡을 맞춰본 소감을 묻자 그는 "제가 감히 호흡을 맞춘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냐만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10% 시청률 웃돌며 나아가는 지상파 드라마   
 
 <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의사요한> 기자간담회 현장ⓒ SBS

 
기자간담회 자리에선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수원 PD는 "(시청률) 반응까지 살필 여유는 없다"면서 "주인공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성은 아내인 배우 이보영을 언급하면서 "시청률이 잘 나올 땐 저보다 아내(이보영)가 더 기뻐합니다. 반대로 떨어졌을 땐 제가 상처받진 않았을까 걱정해줍니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고나 할까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드라마를 즐겨 보던 자신의 딸이 어느 날 "아빠 나 아프면 다 치료해줄 수 있어?"라고 물어봤다면서 이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6회까지 방영된 드라마 <의사요한>은 매주 금토 오후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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