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Chaos)' 콜비 코빙턴(사진 왼쪽)과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

‘혼돈(Chaos)' 콜비 코빙턴(사진 왼쪽)과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 UFC

 
UFC 전 웰터급 챔피언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37·미국)가 강적을 상대로 재도약을 노린다. 오는 4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서 있을 UFC on ESPN 5 '코빙턴 vs 라울러' 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혼돈(Chaos)' 콜비 코빙턴(31·미국),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젊은 강자다.

둘은 메인이벤트로 격돌할 예정이며 해당 경기의 결과는 체급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챔피언 시절 같으면 라울러는 상대가 누구든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상대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화끈하게 때려눕힐 수 있는 근성과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카를로스 콘딧, 로리 맥도날드 등 언제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강자들이 라울러의 존재로 인해 정상등극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는지라, 라울러의 파워와 맷집도 예전 같지 않다.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하고만 '펑키(funky)' 벤 아스크렌(34·미국)과의 지난 3월 경기가 이를 입증한다.

애초부터 타격전을 섞을 생각이 없었던 아스크렌은 시작과 동시에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지나치게 대놓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해서였을까. 외려 클린치 상황서 라울러가 어깨 위로 번쩍 들다시피 해서 아스크렌을 옥타곤 바닥에 메다 꽂아버린다. 그리고 이어진 과정에서 파워풀한 파운딩이 쏟아졌다. 라울러의 타격 파워를 감안했을 때 거기서 경기가 끝나는 듯 싶었다.

어지간한 선수 같았으면 버티기 힘들었을 상황이 분명했으나 아스크렌의 맷집은 흡사 괴물 같았다. 돌주먹으로 유명한 라울러의 파운딩을 끝끝내 버티어냈다. 이후 라울러는 클린치 상태서 니킥을 꽂고 스탠딩 공방시 어퍼컷을 작렬시키는 등 계속해서 아스크렌에게 데미지를 입히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갔다. 충격을 크게 입은 상태에서 아스크렌의 뻔한 공격은 한계에 달한 듯 보였다.

하지만 아스크렌은 끈질기게 라울러를 잡고 늘어지며 끝내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갔다. 이후 프로레슬링의 헤드락을 연상시키는 초크 공격을 작렬시키며 심판의 중지 사인을 받아냈다. 아스크렌 입장에서는 자신의 커리어에 남을 멋진 승리였으며 반대로 라울러로서는 통한의 패배가 아닐 수 없었다.
 
하락세 라울러, 상위랭커 상대로 반전쇼 가능?
 
라울러는 2013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8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상대들 역시 맷브라운, 맥도날드, 콘딧 등 쟁쟁했다. 1패를 안겨줬던 조니 헨드릭스에게는 이후 리벤지 매치에 성공하는 등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6·미국)에게 무시무시한 카운터 펀치를 맞고 KO패한 이후 기세가 확 꺾이고 말았다. 우들리전 포함 지금까지 치른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하다.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라울러의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는 혹평이 터져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라울러는 포기하지 않았다. 예전에도 이같은 상황 속에서 상승세를 달렸던 경험이 있는 만큼 다시금 정상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라울러에게 3패를 안겨준 상대들은 우들리 포함 아스크렌, 하파엘 도스 안요스 등 쟁쟁한 강자들이다. 한창 좋을 때라고 해도 패배를 기록했을 수도 있다.

그 사이에도 꾸준함의 대명사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를 잡아내기도 했다. 여전히 매서운 돌주먹을 가지고 있는 만큼 코빙턴을 물리칠 수 있다면 챔피언 전선의 복병으로 떠오르지 말란 법도 없다.
 
 콜비 코빙턴은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경기내내 쉴새없는 압박이 가능하다.

콜비 코빙턴은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경기내내 쉴새없는 압박이 가능하다.ⓒ UFC 아시아 제공

 
물론 코빙턴은 어려운 상대다.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끈적끈적한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하는 그는 경기 내내 비슷한 페이스로 상대의 데미지, 체력을 갉아먹는다. 코빙턴과 맞붙는 상대들은 그가 어떻게 나올지 잘 알고 있다. 끊임없이 달라붙어 밀어붙이며 점수를 가져간다.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싸울 때는 간혹 있지만 옥타곤 중앙을 차지한 채 전진스텝을 밟는다는 점은 일관적이다.

코빙턴은 이같은 패턴을 통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를 펼치는 김동현을 비롯 동체급 최고 주짓떼로 데미안 마이어까지 그래플러간 싸움에서 승리를 챙기고 있다는 부분이다. 마치 '체급내 최고 압박형 그래플러는 자신이다'고 선언하는 듯하다.

물론 그러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나이지리안 악몽' 카마루 우스만(31·나이지리아)이라는 큰 벽이 남아있지만 코빙턴 역시 체급내 최고 그래플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도스 안요스마저 특유의 압박 플레이로 잡아냈다. 코빙턴, 라울러는 둘 다 장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플러와 펀처로 색깔은 다르지만 5라운드 내내 숨 막히는 공방전이 기대된다.

라울러는 최고의 옥타곤 복서 중 한명으로 꼽힌다. 두 주먹으로 화끈하게 때려눕히는 유형답게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한 명 경기를 곧잘 만들어낸다. 근거리 난타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으로 경기마다 유혈이 낭자한다. 조르주 생 피에르로 인해 수면제 체급으로 낙인찍혔던 웰터급에 화끈함을 심어준 일등공신이다.

타격을 베이스로 하는 라울러는 대부분의 공격을 펀치로 해결한다. 단순한 하드 펀처 유형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나의 패턴이지만 파괴력이 매우 강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섬세한 디테일은 여간 깨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튼실한 테이크다운 디펜스에, 손싸움에도 강해 맞서는 상대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 싸움이 더욱 어려워지는 유형이라는 평가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창 기세가 좋은 코빙턴이 전성기가 지난 노장 라울러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거기에 더해 둘 사이 스토리 라인도 흥미롭다. 라울러는 같은 팀 동료였던 우들리에게 패한 뒤 아메리칸탑팀을 떠난 바 있다. 코빙턴은 이같은 부분이 탐탁지 않다. "라울러는 함께 노력하고 고생했던 우리를 등졌다. 그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다"며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양 선수 모두 이번 경기를 잡아낼 경우 얻게 되는게 적지 않다. 코빙턴은 라울러전까지 이긴다면 챔피언 우스만과 대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라울러 또한 당장은 무엇인가를 기대하기 어렵겠으나 건재를 과시하게 되며 다시금 재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상대의 이름값이 큰 만큼 소득도 높은 매치업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 돌주먹과 입담만큼이나 압박도 강한 그래플러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마무리 지어질 것인지, 코앞으로 다가온 웰터급 빅매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코리안파이터 '마에스트로' 마동현(30·부산팀매드)과 '핫 소스(Hot Sauce)' 스캇 홀츠맨(35·미국)의 대결도 예정되어있는 이번 대회는 4일 새벽 4시부터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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