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0만 명에 그쳤다. 언론과 정치권은 지속적으로 저출산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풍조가 퍼지고 있는 것도 맞지만, 저출산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난임이 꼽힌다. 2016년 기준 한국의 난임 인구는 22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들은 아이를 낳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지만, 실패를 거듭한다. 그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택하는 건 대리모를 찾는 일이다. 지난 30일 MBC < PD수첩 >은 커지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 산업에 대해 다뤘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13시간을 가야 하는 우크라이나에는 한국인 아이를 낳아주는 대리모들이 있다고 한다. 방송에 등장한 야나와 레샤는 한국인 부모의 아이를 대리 임신하고 있었다. 레샤는 2017년과 2019년, 두 번에 걸쳐 '대신' 아이를 낳았다. 두 아이의 부모 모두 국적은 한국이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대리모를 찾을 수 있다. 필리핀의 경우 직접 한국에 가서 아이를 낳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 난임 부부의 선택, 왜 우크라이나일까
 
 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의뢰자인 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이용해 체외수정을 해서 배아를 만들고, 그 배아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임신과 출산을 한다. 현재 한국에서 대리모 시술의 법적 허용 위치는 다소 애매하다. 대리모 시술이 법으로 금지된 건 아니지만, 상업적 대리모 거래가 허용된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대리모는 인터넷에서 브로커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된다고. 
  
제작진이 수소문 끝에 만난 대리모 브로커들은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자신을 경제지에서 일하는 기자라고 밝힌 한 브로커는 상사한테 밝히지 않은 채 알바 비슷한 형태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자리에서 만난 브로커는 간호대학을 졸업한 직장인이라고 했다. 그는 여권을 보여주며 자신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얼마나 잘 아는 인물인지 강조한다.

이에 제작진이 직접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찾아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한국과 달리 브로커들이 정식으로 업체 등록을 하고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예 대리모를 중개하는 에이전시가 있을 정도다. 한 업체는 지난 10년 동안 1천 건 이상의 대리모를 중개했고, 한국의 브로커도 이 업체를 통해 대리모를 소개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난임 부부들이 우크라이나를 많이 찾게 된 건 4~5년 전부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고객들은 주로 태국이나 인도를 찾아갔는데, 최근 태국과 인도에서 법적으로 대리모가 금지되면서 우크라이나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한국인 브로커가 우크라이나를 선호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제도적으로 대리모 산업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아이를 낳는 순간 대리모가 엄마로서의 권리, 즉 친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호적상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 PD수첩 >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편 중 한 장면ⓒ MBC


방송은 대리모 산업의 문제점 중 하나로 대리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꼽았다. 필리핀 대리모 안젤리는 한국인 브로커로부터 '계약서가 있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계약서를 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는 구두계약만 한 채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이후 대리모로 고용된 그는 1년 9개월 동안 한국에서 감금되다시피 생활했고, 하루에 한 시간 정도의 외출만 허락받았다. 

제작진은 안젤리를 한국에 데려온 브로커가 누구인지 수소문 끝에 알아냈고, 대리모를 찾는 것처럼 꾸며 해당 브로커를 만났다. 제작진과 만난 그가 자신의 실적(?)을 자랑했는데, 바로 안젤리 케이스였다. 브로커는 제작진에게 계약서를 보여주며 계약 내용을 설명을 해준다. 출산 때 대리모가 받는 돈 외에도 여러 가지 보상금이 적혀 있었는데, 안젤리의 증언과는 조금 달랐다. 계약서에 따르면, 대리모에게 돌아가는 돈이 3600만 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안젤리가 받았다는 금액은 1300만 원 정도였다.
 
브로커는 난민 인정 제도도 악용하는 모양새였다. 브로커는 난민 인정 받기는 어렵지만,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유예기간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초 6개월을 준 뒤 3개월씩 체류기간이 연장되는 형태로 말이다. 실제로 안젤리 역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에게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어지는 G1 비자를 받았다. 물론 안젤리는 이런 내용은 알지 못했고, 그저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신분증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방송 내용을 통해 대리모 산업에 관해 알면 알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리모 산업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 돈을 대가로 지불하고 아이를 대신 임신·출산하게 하는 걸 '수요와 공급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산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특히 < PD수첩 > 방송에 나온 사례 중 '태국 대리모가 낳은 다운증후군 아이를 데려가지 않고 버리고 간 호주인 부부' 사건은, 이 산업이 누구를 위해 일방적으로 돌아가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누군가를 이용해서 엄마로서의 삶을 판매하고 여성의 빈곤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네팔 법원은 상업적 대리모 제도를 금지했습니다." (네팔 인권변호사 푸시파의 말)

대리모 산업이 유지되는 방식과 한국에서는 어떻게 악용되는지 꼼꼼히 따져본 '대리모'에 대한 이야기는 8월 6일 2부로 계속된다. 편법과 착취, 그리고 폭력의 가능성에 노출된 대리모 산업, 이대로 괜찮은 걸까? <글로벌 비즈니스, 대리모> 방송은 우리에게 수많은 물음표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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