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키움 히어로즈가 5위 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NC 다이노스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후반기 첫날 마무리 투수 오주원이 3점차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지난 26일, 키움이 4-1로 앞선 9회초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오주원이 박민우와 스몰린스키에게 안타와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후속 타자인 박석민에게 동점 3점홈런을 허용했다. 오주원의 올 시즌 첫 피홈런과 첫 블론세이브가 동시에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올시즌 키움의 신구 마무리 오주원과 조상우(사진: 키움 히어로즈)

올시즌 키움의 신구 마무리 오주원과 조상우(사진: 키움 히어로즈) ⓒ 케이비리포트

 
마무리 전환 이후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전반기 막판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오주원이 급작스럽게 무너지고 말았기에 키움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가 부상 회복 후 복귀했음에도 장정석 감독은 오주원의 마무리 보직을 바꾸지 않았다. 그만큼 키움 벤치 내에서 마무리 오주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행히도 마무리가 무너진 충격이 역전패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키움은 9회말 이어진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동원의 2루타에 이어 임병욱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NC 투수 임창민의 견제 송구 실책을 틈타 끝내기 득점에 성공했다. 오주원의 피홈런과 블론 세이브처럼 올 시즌 키움의 끝내기 승리도 처음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믿었던 마무리 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는 것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오주원은 27일 등판에서도 2안타 1사구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키움은 현재 3위 두산과 치열한 2위 다툼을 하는 동시에 호시탐탐 1위 SK 자리도 넘보는 입장이다. 염원인 첫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무리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오주원이 무너진 이후 기존 마무리 조상우가 이어진 NC의 9회초 공격을 3타자로 깔끔하게 막아냈다는 점이다. 9회말 끝내기 득점이 나온 덕에 구원승을 챙기기도 했던 조상우가 곧 마무리로 복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조상우와 오주원의 19시즌 주요기록 비교
 
 조상우와 오주원의 19시즌 주요기록 비교(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조상우와 오주원의 19시즌 주요기록 비교(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두 투수의 구속과 구위만 따지면 조상우와 오주원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주원의 제구와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체로 마무리 투수로는 조상우처럼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들이 선호되는 편이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는 탈삼진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마무리를 교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조상우는 26일 등판에서 패스트볼의 최고구속이 150km/h 정도에 그쳤다. 시즌 초반 무려 158km/h의 광속구를 구사하며 160km/h 이상을 기대하게 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 완벽한 몸상태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다.

특히 조상우는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한번 빠진 전적이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시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가 자칫 부상이 재발하기라도 한다면 키움은 조상우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오주원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키움 장정석 감독

오주원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키움 장정석 감독 ⓒ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는 팀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확실하고 견고한 마무리의 존재는 불펜의 격을 높여주기도 한다. 지난해만 해도 불안감이 컸던 키움의 불펜이 조상우와 오주원이 마무리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자 별다른 전력 보강 없이도 리그 최상위급 불펜으로 거듭난 것이 그 예다.

창단 후 첫 대권을 꿈꾸는 키움은 후반기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인 마무리 퍼즐 조각을 어떻게 맞춰 나갈까? 전반기에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오주원에 대한 장정석 감독의 믿음이 후반기에도 계속 유지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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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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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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