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서준.

배우 박서준. ⓒ 롯데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쌈, 마이웨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최근 박서준은 특유의 생활연기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 편안한 모습은 그전까지 라이징 스타로 분류되던 그가 실력 또한 인정받게 한 중요한 계기였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사자>에서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달콤하거나 부드러운 모습이 아닌 무뚝뚝하면서도 강인한 격투기 선수 캐릭터였다. 장르적으로도 생활 드라마가 아닌 오컬트 히어로물이다. 어린 시절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면서 신을 증오하게 됐지만 안 신부(안성기)를 만나면서 함께 악마를 퇴치해 가는 용후의 모습에 배우 박서준의 고민의 흔적이 꽤 담겨 있었다.

<청년경찰>로 이미 박서준과 연인을 맺은 김주환 감독은 차기작 <사자> 준비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 "<청년경찰>이 극장에서 내릴 때 즈음 좀 더 명확한 얘길 하셨던 것 같다"며 박서준은 기억을 더듬었다. 마침 히어로(영웅) 서사에 관심이 크던 때라 더욱 끌렸던 터였다. 참고로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 영화를 좋아하는 그가 가장 애정하는 영웅 캐릭터는 로건이라고 한다.

영웅의 면모

"어렸을 때부터 그런 영화를 많이 봤고, 영향도 받았다. 마블이든 DC든 쉽게 접하게 되잖나. 로건의 그 표정이 참 씁쓸해 보였다. <사자>를 보면서 그런 모습을 생각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여러 연기를 하겠지만 울버린(로건)처럼 등장에서 퇴장까지를 할 수 있는 시리즈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제게 큰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작품 하나하나가 일기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말을 이었다. <사자>의 용후가 바로 지금 박서준이 관심 있어 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적을 수 있는 일종의 노트인 셈. "장르적 틀을 깨고 싶어 시작한 건 아니고 새로운 캐릭터를 보게 됐다"며 그는 "물론 드라마에서도 같은 로코물이라도 인물이 달랐기에 택해왔다"고 강조했다.
 
 <사자> 스틸컷

<사자> 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특히 용후라는 인물은 말수가 적고 감정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배우 입장에선 표현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 "눈빛과 얼굴의 각도 등을 생각하면서 임했다"며 그가 설명을 이었다. 

"짜장면을 먹을 때도 용후는 어찌 먹을지 생각하고, 대화할 때도 어떤 태도일지 생각했다. 특히 종교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좋지 않은 눈빛으로 쳐다볼 것 같더라. 운동 말고는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는 사람이지만 격투기라는 게 또 스킨십이 많잖나. 어느 정도 사회성은 있겠구나 싶었다. 과거의 아픔이 있지만 삶 자체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닌 거지. 제일 중요했던 건 안 신부를 바라보는 눈빛, 예수상을 바라보는 눈빛의 강도였다. 엄청나게 고민하면서 찍었다(웃음).

신인 때는 대본에 적힌 대사를 보면서 괄호 쳐놓고 이것저것 많이 썼다. 마치 깜지를 하듯. 근데 아무리 써봐야 현장에서는 그게 잘 안 되더라. 그걸 깨달은 뒤 상대방 대사를 듣기 시작했다. 이번에 용후는 어찌 보면 내면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었다. 카메라가 클로즈업할 때 눈동자 하나에도, 눈 움직임에도 많은 게 담겨야 할 것 같더라. (감정을) 크게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라 어려웠다."


신과 종교, 그리고 영웅 이야기를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 역시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박서준이 정의하는 영웅의 모습은 크고 추상적이지 않았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생각해보자면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게 현실에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국가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에도 관심을 두려 한다. TV를 볼 때 예능보단 뉴스를 더 챙기려 하고,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려 한다.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야지. 지금은 우선 작품을 통해 새로운 위안을 주는 것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종교 역시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제가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용후의 모습이 이해가 됐다. 종교가 있었다면 신을 미워하는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텐데 말이다. 살면서 누구나 의지할 대상이 필요한 순간이 오잖나. 친구일 수도, 부모일 수도 있고, 영화에서처럼 종교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고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박서준.

"과거의 아픔이 있지만 삶 자체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닌 거지. 제일 중요했던 건 안 신부를 바라보는 눈빛, 예수상을 바라보는 눈빛의 강도였다. 엄청나게 고민하면서 찍었다(웃음)." ⓒ 롯데엔터테인먼트

 
롱런도 좋지만...

앞서 언급한 팬에 대해 박서준은 각별한 마음이다. 10대, 20대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다시피 하는 그는 "(인기를 두고) 부담이나 중압감으로 받아들이면 본질을 잃을 것 같다"며 "다 좋은 관심으로 생각하고, 제 역할을 하는구나, 도전하고 노력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다가오기 마련일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계속 작품 활동을 어찌 해나갈지가 중요한 것 같다. 회사와 이것저것 많이 계획하고 있다. 안성기 선배를 뵙게 되면서 철저한 자기 관리에 저도 경각심을 느꼈다. 왜 선생님이 62년 동안 연기를 하실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지금 거의 1년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작품은 이런 식으로 쭉 할 것 같다. 선배님을 보면서 제 먼 미래를 상상해봤다. 그때도 내 인생에서 연기가 전부일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생님은 이미 겪어보셨을 테니  여러 상상을 해보는 것 같다. 

우스울 수 있지만 제가 장점으로 생각하는 게, 겉으론 안 그래 보일 수 있어도 겁이 엄청 많다. 어떤 제안이 있을 때 고민을 엄청 한다. 친구들과도 많이 상의한다. 이런 게 아마 큰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요소같다. 그럼에도 흔들린다? 그럼 외국에 나가면 되더라. 오늘은 스케줄이 뭐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더라. 초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박서준은 곧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다시 달릴 예정이다. "머리를 밀 수도 있고, 겉보기에도 이미지 변화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며 "동료들이 중요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팬 입장에선 꾸준한 그의 활동이 십분 반가울 것이다.  
 
 배우 박서준.

"우스울 수 있지만 제가 장점으로 생각하는 게 겉으론 안 그래 보일 수 있어도 겁이 엄청 많다. 어떤 제안이 있을 때 고민을 엄청 한다. 친구들과도 많이 상의한다. 이런 게 아마 큰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요소같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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