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출신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개그맨 곽현화씨 그리고 박철민 프리랜서 기자가 진행하는 tbs TV 교양 프로그램 < TV민생연구소 >가 지난 16일로 100회를 맞이했다. < TV민생연구소 >는 '누구나 말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던' 진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이들의 실생활을 제대로 탐구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진행은 처음이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어떤 기분으로 100회를 맞았을지 소감이 궁금했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tbs 사옥에서 안 소장을 만났다. 다음은 안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생방송으로 민생 문제를 다루는 방송 < TV민생연구소 >
 
 < TV 민생연구소 >의 한 장면

< TV 민생연구소 >의 한 장면ⓒ tbs

 
- 16일 < TV민생연구소 >가 100회를 맞았습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희가 2월 25일에 시작해서 (평일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방송했어요. 그동안  민생, 서민, 갑을, 노동 문제와 시민 생활 이슈만 다뤘어요. 우리나라엔 여전히 많은 민생, 서민, 갑을, 노동 문제가 존재하고 있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약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어요."

- 그동안 방송으로 다룬 이슈가 어느 정도인가요?
"100회 방송 하는 동안 매회 주제가 달랐으니 최소 큰 이슈만 100여 개 나간 것이고요. 어떤 날은 2개의 이슈를 다루기도 했고, 어떤 날은 두 번째 심층 취재물이 나가기도 했으니 총 백수십 개의 이슈를 다뤘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민생, 서민, 갑을, 노동 문제가 산적해 있고, 전국 곳곳에 시민들의 생활 이슈가 아주 많다는 것이겠죠.

왜 이렇게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곰곰이 성찰해보면, 우리가 외향적으론 많은 경제 발전을 이뤘고 촛불 혁명도 일으킨 저력이 있는 나라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과 노동, 동네와 생활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발전시키진 못한 것이죠. 또 사회·경제적 강자들의 독식과 탐욕·갑질이 횡행하는 나라다 보니 여전히 많은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죠."

- 이렇게 민생 이슈만 다루는 방송은 처음인 건가요?
"신문 사회면이나 방송 뉴스에서 한두 꼭지, 또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코너 한두 개에서 민생 문제를 다루는 경우는 늘 있었죠. 하지만 이렇게 방송 시간 전부를, 그것도 매일 매일 생방송으로 내보는 경우는 한국 방송 역사상 처음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작진들이 매일 매일 정말 큰 고생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언론비평 분야의 권위 있는 시민단체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도 주시기도 했죠."

-  이런 방송이 왜 그동안은 없었을까요?
"방송을 비롯한 한국의 언론이 그동안 독재정권의 폭압, 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언론장악에 오염되고 편향되면서 제 노릇을 제대로 못 한 것이죠.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많은 방송·언론들이 재벌·대기업에 장악되었거나 악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고요. 그렇게 권력과 대자본의 편에 서는 것을 강요받은 방송·언론에서 어떻게 편파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는 공익방송 프로그램이 가능했겠습니까? 그러나 촛불 시민혁명이 전개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 정상화가 이뤄졌고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도 회복이 되었죠. 그 과정에서 < TV민생연구소 > 같은 좋은 프로그램들도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 < TV민생연구소 >에 대해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간략하게 프로그램 소개 좀 해주세요.
"< TV민생연구소 >는 지난 2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해 7월 16일 100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오직 시민 편에 서서 사회 이슈를 바라보고, 민생 현안들을 취재하며 해결점을 모색해 왔어요. 그 결과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민언련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4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 TV민생연구소 >는 시민의 방송 tbs TV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써 시민의 권익, 노동 존중과 갑을 문제, 시민 생활 이슈 등을 약자의 시선으로 계속해서 제작해 나갈 것입니다. 이게 우리 제작진들 모두의 각오이기도 합니다."

"어려움 겪는 국민들의 편에 서서 방송하고 싶다"
 
 안진걸 민생경제 연구소장

안진걸 민생경제 연구소장ⓒ 이영광

 
- 방송 아이템은 어떻게 정하나요?
"방송 아이템은 20명이 넘는 PD님들, 작가님들이 매일 매일 회의를 하면서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MC들도 방송 후보들을 적극 제안하고 있고요. 또 각계각층 시민들의 제안을 통해서 논의도 해가고요. 그렇게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이슈들을 수십, 수백 개씩 방송 아이템 후보로 모아놓습니다. 이후 상황이 되는대로 반드시 직접 현장을 취재하고, 또 당사자 및 전문가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서 해당 이슈를 생생하게 국민들과 시청자들께 보여드리고 있는 것이죠. 유튜브 생방송 시에 시민들이 채팅이나 댓글로 주시는 의견 및 제안들도 방송 후보로 계속 모아나가고 있고요."

- 방송 진행은 처음하는 거잖아요. 힘드시지 않으세요?
"맞아요. 사실 저는 진행이 많이 힘들어요. 팟캐스트나 KTV 녹화방송 진행은 몇 번 해봤지만, 이렇게 매일매일 생방송 진행은 처음이라 초기에는 얼마나 떨리고 어색하고 쑥스러웠는지 몰라요. 하지만 생방송이라 더욱더 생생하게, 억울한 우리 국민들 이슈를 하나라도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고 있어요."

- 적응은 잘 하셨어요?
"(웃음)네, 다행히 최근에 적응은 좀 했어요. 100회 정도 진행하니 이제 조금 익숙해진 것이죠. 방송용어도 알아듣고 방송 흐름 정도는 파악했는데, 여전히 진땀 나기는 마찬가지죠.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는 방송 체질은 아니지만 억울한 사람들과 사회경제적 약자의 사연을 편파적으로 그들의 편에 서서 방송하는 것만큼은 실로 보람찬 일인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적응도 해나가는 것 같아요.

균형 잡힌 시각이란 미명 하에 여러 입장을 골고루 듣기엔 억울한 분들이 너무나 많은데요. 오로지 억울한 사람 편에 서서, 시민 편파적으로 하는 방송도 필요한데, 바로 그 방송이 < TV민생연구소 >인 것 같습니다."

- 세 분이 진행하시는 데 호흡은 어때요?
"아, 호흡은 참 좋아요. 한 분은 곽현화씨인데 방송을 평안하게 너무 잘 진행하시고, 세상만사 및 사회 문제에도 아주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이 가장 잘 어울리시는 연예인이신 것 같아요. 또 한 분 프리랜서 기자는 tbs 기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는 배우로도 활동하시는 분이신데, 방송 전체 진행의 맥을 짚고 방송을 잘 리드해주시는 분이에요. 아마추어인 저 때문에 두 분이 고생하시는 것 같아 종종 미안하면서도 그래서 더 고맙죠."
 
- tbs는 서울 교통방송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서울 외 다른 지역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잘 다뤄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네, 아무래도 서울·수도권의 시민 생활 이슈가 많이 나오는데요. 그럼에도 민생, 서민, 노동, 갑을 문제는 전국 공통의 문제인 경우가 많고, 집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이슈 등이 있을 때는 지역에도 수시로 내려가서 현장 취재를 하기도 했으니, 전국 방송으로 손색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각각의 지역 현안을 취재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좀 한계는 있을 것인데... 그 부분은 저희도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피소드 많죠. 저희가 방송한 것 중 우체국 위탁 백배 노조 투쟁이 있었는데, 저희가 자꾸 취재하러 가고, 저도 '안진걸이 간다'라는 현장 참여 코너를 통해서 위탁 택배 노동자들의 농성장, 집회 모습을 방송에 직접 담아냈어요. 그랬더니 우정본부가 그것이 부담되었는지 우체국 위탁 택배노조 진경호 위원장님 단식농성 3~4일 만에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어요.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과 함께한 공영방송의 힘이죠.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방송하며 그분들이 '이렇게 자세히 다뤄주는 방송은 < TV민생연구소 >밖에 없다'라고 응원해 주셨던 것도 생각나네요. 앞으로도 계속 가습기살균제 참사, 세월호 참사 이슈는 저희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이 지금도 톨게이트 옥상에서 농성 중이잖아요. 생방송 중 옥상에 계신 노조위원장님과 직접 전화로 연결했던 것, 스튜디오에 나와 눈물 흘리며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왜 파업하는지 설명하던 노조 부위원장님의 모습도 생각이 납니다. 또 수돗물 이슈, 동물권 이슈 등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어요. 우리 사회의 의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요."
 
 < TV 민생연구소 >의 한 장면

< TV 민생연구소 >의 한 장면ⓒ tbs

 
-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앞으로도 < TV민생연구소 >를 시민들을 위한 편파 공익방송으로 정말 정성껏 만들고 또 비록 무거운 이슈들이긴 하지만 최대한 재미있고 쉽게 진행하는 것, 이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시민들이 의미를 생각하시되, 가급적이면 재미도 느끼실 수 있도록, 또 시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돈이 되는 좋은 민생 정보, 생활 정보들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그런 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국민들 사이에서 tbs 라디오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있다면 TV에는 < TV민생연구소 >가 있다는 말씀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좋겠네요(웃음). 실제로 우리 방송을 보신 분들은 정말 좋은 방송이라고 많이들 칭찬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계세요. 이슈의 당사자들도 억울한 시민 편에 서서 방송해준다고 적극 응원을 보내주고 계시고요. "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 TV민생연구소 >는 제가 참여연대에 청춘을 바쳐 전념했던 것처럼, 지금 저에겐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이자 미션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제 페이스북에 올린 것처럼 살아가다 보면 정말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많은데요. 그런 분들, 민초들의 절박한 사연을 가급적이면 어떻게든 방송에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늘 깊이 고민 중입니다.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방송이 성공해야 (다른) 방송들이 방송법 5조, 6조에 나와 있는 방송의 공적 역할과 기능에 더욱더 충실하려 노력하지 않을까요? 시청자분들께서 적극 응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계속해서 중소기업·중소상공인, 노동자, 서민, 빈민, 장애인, 억울한 시민들, 소수자의 편에 서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편에 서서 오직 우리 서민들·국민들을 위한 편파적 공익방송을, 그것도 가급적이면 '재미있게' 계속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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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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