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잉, 2루타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7회 말 1사 2루 상황 나눔팀 8번 호잉이 2루타를 치고 2루 베이스에서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 호잉, 2루타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7회 말 1사 2루 상황 나눔팀 8번 호잉이 2루타를 치고 2루 베이스에서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9 시즌 전반기 성적 94경기 35승 59패 0무 .372 승패 마진 -24

지난 시즌 10개 구단 팬 중 가장 행복했던 구단의 팬을 꼽아보라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와 11년 만에 비밀번호를 청산한 한화 이글스 팬들이 아닐까. 특히 홈 구장에서의 포스트 시즌 장미꽃 이벤트는 팬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까지 심어주었다. 비록 당시 넥센 (현 키움)에게 밀려 더 긴 가을야구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팬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11년간의 설움을 씻어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한화 팬들의 성원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특히 청주구장에서의 매진 실패는 경고등과도 같다.

호잉, 정은원'만' 남아버린 2019시즌

누가 뭐래도 한화의 지난 시즌 히트작은 제러드 호잉(142경기 .306 30홈런 110타점 23도루)이었다. 특히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까지 더해 순식간에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 밖에 이성렬(131경기 .295 34홈런 102타점 9도루), 송광민(113경기 .297 18홈런 79타점 4도루), 정근우(102경기 .304 11홈런 57타점 6도루), 김태균(73경기 .315 10홈런 34타점), 하주석(141경기 .254 9홈런 52타점 14도루), 정은원(98경기 .249, 4홈런 20타점 5도루) 선수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최재훈(128경기 .262 1홈런 27타점 8도루), 지성준(99경기 .275 7홈런 29타점 1도루)까지 힘을 보태주었다. 전체적으로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져 지난 시즌 대폭발 한 것.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제러드 호잉 (92경기 .294 15홈런 57타점 16도루), 정은원 (94경기 .279 5홈런 42타점 11도루) 뿐이다. 이성렬(81경기 .248 16홈런 59타점 7도루) 선수는 타율이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졌다. 그나마 김태균(84경기 .309 5홈런 41타점 3도루), 최재훈(87경기 .298 2홈런 22타점 2도루) 선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홈런은 이성렬과 호잉이 각각 홈런 부분 6위 8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두 선수의 득점권 타율은 .286, .264로 30위권 밖에 있다. 김태균 선수가 .304로 25위에 랭크 한 것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것. 결국 중요할 때 주자를 홈으로 부르지 못 하면서 투수진의 부담이 올라갔고 이것이 순위 싸움에 발목을 잡는 계기 중 하나였다. 참고로 지난해 호잉의 득점권 타율은 .335였다.

어린 투수들이 '사라진' 2019 시즌

한화가 지난 시즌 3위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선수들, 특히 투수진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박상원(69경기 4승 2패 9홀드 60.0이닝 평균자책점 2.10), 서균 (56경기 1승 1패 1세이브 10홀드 37.1이닝 평균자책점 5.79), 김재영 (29경기 6승 4패 1홀드 111.1이닝 평균자책점 5.66), 김민우 (23경기 5승 9패 99.1이닝 평균자책점 6.52), 김범수 (55경기 4승 4패 7홀드 48.1이닝 평균자책점 5.77) 등이 활약을 해 주었다.

베테랑도 지지않고 힘을 보태기는 마찬가지였다. 송은범 (68경기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 79.1이닝 평균자책점 2.50)과 정우람 (55경기 5승 3패 35세이브 53이닝 평균자책점 3.40) 그리고 많은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배영수 (11경기 2승 3패 55.2이닝 평균자책점 6.63), 권혁 (16경기 1승 1패 3홀드 11.0이닝 평균자책점 4.91)도 힘을 보태주었다. 다시 말 해 한화는 코칭스태프의 관리와 선수들의 신구조화가 어우러져 나타난 시너지 효과까지 일어난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의 한화 마운드에서 어린 선수들이 주요 활약에서 거의 사라져버렸다. 그나마 눈에 띄는 선수는 박상원 (42경기 4패 7홀드 43.1이닝 평균자책점 4.15) 정도다. 김범수(23경기 3승 8패 78.1이닝 평균자책점 5.51), 김민우(16경기 2승 7패 68.0이닝 평균자책점 6.75)가 보이기는 하지만 별로 나아지는 모습이 없다. 베테랑 투수 정우람(36경기 4승 2패 11세이브 36.1이닝 평균자책점 1.98)은 잘 버텨주고 있지만 올 시즌 블론 세이브가 벌써 4개다. 지난 해 정우람의 블론 세이브는 총 4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신호다.

계획도 대안도 없이 시작한 고참 배척

한화는 지난 시즌 다소 따뜻한 스토브리그를 보내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았더니 전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특히 고참 선수들과의 FA 계약 관련하여 잡음이 다소 있었다. 이용규 (2+1년 26억원-옵션 포함), 최진행 (1+1년 5억원-옵션 포함), 송광민 (2년 16억원-옵션 포함), 송은범 (연봉 2억 5천만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일각에서는 한화가 베테랑을 너무 홀대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게다가 베테랑 선수의 주 포지션이나 타선의 변경을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일방 통보 방식으로 요구하면서 갈등의 골이 시즌 시작 전부터 계속됐다. 결국 이용규(2018 시즌 134경기 .293 1홈런 36타점 30도루) 선수는 시즌 시작도 하기 전에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이탈 해 버렸다.

문제는 이용규 선수의 이탈로 제러드 호잉에게 쏠리는 부담감도 커진 것. 실제 이용규 선수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도 .327로 30위권 안에 들어가 중심 타선에 쏠릴 수 있는 견제를 분산시켜주는 역할도 해 주었다. 시즌 중에 명분을 내 세워 손이라도 내 밀었다면 지금처럼 허무하게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제스쳐 하나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음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시즌 초에 계획한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2명, 신인선수 3명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리빌딩이라는 행보와는 뭔가 앞 뒤가 맞지 않았던 것.

2018 시즌의 교훈을 다시 찾아야 하는 한화

어쨌든 한화는 현재 리그 9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와 승차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최하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한화의 올 시즌은 지난해 보여주었던 신구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와의 하모니가 불과 1년 사이에 한꺼번에 사라져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작년에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변해버린 것.

특히 리빌딩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아야 한다. 물론 지난 시즌 어린 선수들이 대활약을 해 준 것은 맞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자리 잡으려면 최소 3년은 지난 시즌 수준과 비슷한 기록을 내 주어야 한다. 즉, 완전히 당첨된 복권이 아닌데 당첨 된 것 같은 행동을 고참 선수들에게 프런트가 보여준 것. 결과론이지만, 현재 두산에서 뛰고 있는 권혁 (32경기 21이닝 2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5.14)을 잡지 않은 것은 좌투수가 귀한 리그에서 너무나도 뼈 아픈 실책으로 돌아왔다.

결국 한화는 리빌딩이라는 이름 아래 계획도 대책도 없이 고참 선수들을 홀대하였고 그 여파가 올 시즌 돌아오는 결과를 맞이하였다. 안타깝지만, 한화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표는 리빌딩이라는 장미빛만 바라본 채 세심하게 살펴 보아야 하는 이면의 것들을 모두 무시한 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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