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여자)아이들, 전 세대 취향저격 (여자)아이들(미연, 민니, 수진, 소연, 우기, 슈화)이 26일 오후 서울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두번째 디지털싱글 < Uh-Oh(어-오) > 발표 쇼케이스에서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뒤늦게 와서 친한 척하는 사람들을 재치 있게 디스하는 의미를 담은 신곡 'Uh-Oh(어-오)'를 선보이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프로듀서이자 리더인 소연이 만든 'Uh-Oh(어-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절로 나오는 추임새로, 90년대 트렌드를 재해석하며 붐뱁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다.

▲ (여자)아이들 ⓒ 이정민


'해변의 파도'가 가사에 나오지 않아도 속까지 시원해지는 여름 노래가 있다. (여자)아이들의 최근 곡 'Uh-Oh'는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친한 척하며 가식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 '됐으니 꺼져'라고 말하는 노래다. 

사랑을 주제로 하지 않고, 인간관계에서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Uh-oh 거기 누군가요/ Uh-oh 나를 안다고요/ Uh-oh 난 잊어버렸죠 버렸죠/ 너도 웃기지 않나요/ 난 좀 당황스럽네요/ Uh-oh 친한 척 말아줘 말하고 다녀"

"Uh-uh-oh 만지지 말고 저기 떨어져요/ 내게 뭐를 원하나요/ 다 똑같죠 너처럼/ 너 같은 거는 이제 전혀 모르겠네요/ Uh-uh-oh 나 변했나요/ 다 똑같죠 너처럼"


전혀 친하지도 않았고, 나를 존중해주지도 않았던 주변인이 내 성공 이후에 180도 다른 태도로 내게 친한 척 군다면? 그런 가식적인 태도가 무척이나 거슬리고 짜증나지만 대놓고 말하기는 누구나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이 노래를 듣는다면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얼마나 겉과 속이 다르게, 염치 없이 구는지 자기 자신도, 타인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베풀거나 내주거나 천사 같은 Hello/ 달콤하게 사탕 발린 말도/ 예의 없어 착한 척 말고 꺼져/ 이제 와 가식 따위 떨지 말아"

'예의 없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겉으로 봤을 때 천사처럼 구는 사람이 예의 있어 보일 거고, 그걸 못마땅해 하는 사람은 버릇 없고 예의 없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라는 걸 가사는 꼬집고 있다. 착한 척 하는, 전혀 착하지 않은 사람의 가식만큼 예의 없는 건 또 없을 거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염치 있게 굴자는 일침
 
(여자)아이들. 힙합과 춤을 (여자)아이들(미연, 민니, 수진, 소연, 우기, 슈화)이 26일 오후 서울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두번째 디지털싱글 < Uh-Oh(어-오) > 발표 쇼케이스에서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뒤늦게 와서 친한 척하는 사람들을 재치 있게 디스하는 의미를 담은 신곡 'Uh-Oh(어-오)'를 선보이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프로듀서이자 리더인 소연이 만든 'Uh-Oh(어-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절로 나오는 추임새로, 90년대 트렌드를 재해석하며 붐뱁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다.

▲ (여자)아이들 ⓒ 이정민

  
"맴돌거나 말 걸거나/ 박쥐 같은 Follower/ 내 성공을 점쳤다는 Liar/ 어이없어 친한 척 말고 꺼져/ 널 위한 가식 따윈 기대 말아"
 
나를 무시하고 관심조차 없던 친구가 내 주변을 맴돌면서 "네가 잘 될 줄 나는 진즉에 알았다"고 말한다면. 내가 이룬 성공의 이득을 보려고 서성인다면 당신은 그에게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모든 이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 어느 정도의 가식을 떨기도 하고, 그 가식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곡은 서로에게 솔직하고 염치 있게 굴자는 일침을 날린다.

특히 '널 위한 가식 따윈 기대 말아'라는 가사가 통쾌하다. 가식을 떨면서 호들갑스럽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보통은 "아, 그래 고마워"하고 가식적으로 받아주기 마련이지만 '널 위한 가식은 없으니까 친절하게 받아줄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말라'는 말이 솔직해서 더욱 인간적이고 진실하게 여겨진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일수록 가식 앞에서 단호하지 못하고, 마음은 싫어도 겉으로는 친절하게 웃으며 상대를 가식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건 단어 뜻 그대로 진짜 착한 게 아니라 콤플렉스일 뿐이다. 정말 그게 착한 걸까?

미움 받을 용기가 없어서, 나를 욕했다가 칭찬했다가 하며 얼굴을 바꾸는 교활한 사람에게까지 친절하게 군다면, 그건 나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존중하는 태도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듣고 사람을 대할 때 내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예의 있게, 가식 없이 상대를 대하는지 돌아보게 됐다. 

여름을 날려버리기 위해 바다로 계곡으로, 에어컨 앞으로 가서 몸의 열기를 식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먼저 나를 화나게 하는 인간관계로부터 단호하게 벗어나 내 마음의 열을 식히는 게 더 좋은 피서법 아닐까. 어이없으면 어이없다고 대놓고 말해도 괜찮다.
 
(여자)아이들, 90년대로 (여자)아이들(미연, 민니, 수진, 소연, 우기, 슈화)이 26일 오후 서울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두번째 디지털싱글 < Uh-Oh(어-오) > 발표 쇼케이스에서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뒤늦게 와서 친한 척하는 사람들을 재치 있게 디스하는 의미를 담은 신곡 'Uh-Oh(어-오)'를 선보이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프로듀서이자 리더인 소연이 만든 'Uh-Oh(어-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절로 나오는 추임새로, 90년대 트렌드를 재해석하며 붐뱁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다.

▲ (여자)아이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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