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최고의 미남배우로 꼽히는 장동건은 1990년 <우리들의 천국> 시즌2로 데뷔해 <일지매> <마지막 승부> <아이싱>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장동건의 초기작은 모두 MBC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장동건이 MBC 전속 탤런트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장동건은 전속기간이 지난 후에도 <의가형제> <이브의 모든 것> 등 MBC드라마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다.

'MBC드라마의 황태자'가 장동건이라면 'KBS드라마의 제왕'은 단연 최수종이다. KBS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와 <서울뚝배기>로 스타덤에 오른 최수종은 <질투> <아들과 딸> <파일럿> 등 MBC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하다가 1996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첫사랑>을 통해 KBS로 금의환향했다. 이후 <야망의 세월> <태조왕건> <태양인 이제마> <해신> <대조영> 같은 드라마들을 차례로 히트시키며 무려 세 번이나 KBS 연기대상을 차지했다.

MBC가 장동건, KBS가 최수종이라면 SBS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였던 남자배우는 누구일까. <모래시계>의 최민수와 <파리의 연인> <쩐의 전쟁>의 박신양, <뿌리 깊은 나무>, <낭만닥터 김사부>의 한석규 등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떠오르지만 역시 이 배우의 이름을 빼놓을 수가 없다. 2017년 <피고인>으로 SBS 연기대상을 차지한 후 2년 만에 <의사요한>을 통해 SBS로 복귀하는 배우 지성이다.

SBS 드라마로 주목 받고 스타 되고 배우자까지 만난 지성
 
 지성은 길지 않은 연기경력에도 <올인>에서 이병헌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연적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지성은 길지 않은 연기경력에도 <올인>에서 이병헌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연적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SBS 화면캡처

 
고등학생 시절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먼을 보고 배우가 되기로 마음 먹은 지성은 1996년 포지션의 뮤직비디오 <너에게>를 통해 데뷔했고 1998년 드라마 <카이스트>에 합류해 SBS 드라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행진> <팝콘> <자꾸만 보고 싶네> 등에서 조단역으로 출연하던 지성은 2001년 손예진의 데뷔작이자 소지섭의 출세작으로 유명한 <맛있는 청혼>에서 정준이 맡은 주인공 효동의 친구 오준수를 연기했다.

지성이 배우로 처음 주목을 받은 작품은 노희경 작가가 각본을 쓴 SBS 드라마 <화려한 시절>이었다. <화려한 시절>에서 장석진 역을 인상 깊게 소화한 지성은 2003년 47.7%의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 <올인>에서 슈퍼스타 이병헌과 연기대결을 펼치며 일약 신예스타로 떠올랐다. 지성은 <올인>으로 2003년 SBS 연기대상 드라마스페셜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며 주연급 배우로 입지가 급상승했다. 

지성은 <올인>이후 사극 <왕의 여자>에서 광해군 역을 맡아 열연했지만 하필이면 동시간대에 <대장금>과 맞붙는 바람에 조기종영의 아픔을 맛보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2004년 KBS 주말드라마 <애정의 조건>에 출연하며 잠시 외도(?)를 했던 지성은 2005년 다시 SBS로 돌아와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에 출연했다. 그리고 지성은 이 작품을 통해 아내 이보영을 만났다(물론 당시 지성의 상대역은 이보영이 아닌 S.E.S. 출신의 유진이었다).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이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 지성은 군복무를 마친 후 더욱 물이 오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복귀작이었던 MBC의 <뉴하트>는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고 2009년 <올인>의 제작진이 6년 만에 뭉친 <태양을 삼켜라>는 기대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방영기간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켰다(반면에 사극에 약한 지성은 <김수로>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성과 SBS의 궁합을 또 한 번 확인한 작품은 2011년에 방송된 <보스를 지켜라>였다. <보스를 지켜라>는 KBS의 <공주의 남자>라는 만만치 않은 작품과 동시간대에 경쟁했음에도 2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지성은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2011년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스페셜부문 최우수상과 10대 스타상,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28.3%의 신화 <피고인> 이후 2년 만에 SBS 드라마로 복귀
 
 지성은 <피고인>을 통해 2017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2013년의 이보영과 함께 '부부 동반 대상'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지성은 <피고인>을 통해 2017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2013년의 이보영과 함께 '부부 동반 대상'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SBS 화면 캡처

 
2012년 김아중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나의 P.S. 파트너>를 히트시킨 지성은 SBS를 잠시 떠나 2013년 KBS에서 <비밀>, 2015년 MBC에서 <킬미, 힐미>에 출연했다(그리고 지성의 아내 이보영은 2013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SBS는 2016년 지성을 드라마 <딴따라>에 캐스팅했지만 <딴따라>는 방영 기간 내내 한 번도 두 자리 수 시청률을 찍어보지 못하고 'TV흥행불패' 지성의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지성은 자신의 첫 번째 시련을 긴 슬럼프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지성은 2017년 SBS의 <피고인>을 30%에 육박하는 시청률(28.3%)로 견인하며 SBS와의 '환상궁합'을 재확인했다. 지성은 <피고인>을 통해 2017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아내 이보영 역시 같은 해 SBS드라마 <귓속말>에 출연해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한마디로 2017년 SBS 드라마는 지성-이보영 부부가 먹여 살렸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었다.

작년 데뷔 후 처음으로 케이블 드라마에 진출해 tvN의 <아는 와이프>에 출연했던 지성은 작년 9월에 개봉해 2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명당>에 이어 2년 만에 SBS 컴백을 선택했다. 19일 <녹두꽃>의 후속으로 첫 방송되는 금토드라마 <의사요한>이다. <의사요한>은 일본의 의사 겸 작가 구사카베 요가 집필한 소설 <신의 손>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안락사 찬반 논란을 둘러싼 휴먼 의학드라마다.

지성은 <의사요한>에서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은 후 10초만 보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서울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연소교수 차요한을 연기한다. <대장금>의 이미지를 씻고 성인배우로 잘 자리잡고 있는 이세영이 이사장의 딸이자 레지던트 2년 차 강세영 역을 맡았고 지성과 신동미, 김혜은은 <뉴하트> 이후 11년 만에 <의사요한>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한 때 <하얀 거탑> <뉴하트> <외과의사 봉달희> <브레인> <골든 타임> <닥터스> <낭만닥터 김사부> 등이 연속으로 히트하면서 한국 방송가에 '의학드라마 불패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SBS의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과 MBC의 <병원선>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십 수 년 동안 이어지던 '의학드라마 불패신화'는 이미 깨진 상황이다. 과연 SBS는 지성이라는 믿음직한 배우를 앞세워 <의사요한>으로 금토드라마의 강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의사요한>에서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 갈 지성(가운데)의 비중은 매우 클 전망이다.

<의사요한>에서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 갈 지성(가운데)의 비중은 매우 클 전망이다.ⓒ <의사요한>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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