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가짜뉴스의 시대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에 득이 된다면 가짜뉴스를 얼마든지 만들어서 퍼뜨리는 걸 최근 들어 부쩍 자주 볼 수 있다. 유튜브나 SNS가 대중들 사이로 파고들면서, 검증 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우리 사회 곳곳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는 현재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해 다뤘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 내용의 중심이었다. 

방송은 태극기 집회에 나선 사람들의 '세월호 노란 리본이 북한 조선노동당의 깃발을 상징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조명한다. 알고 보니 이들은 보수 성향 유튜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 해당 발언을 한 유튜버는 '노란 리본의 양쪽이 낫과 망치'라는 주장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려 했다.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유튜브에서 그러잖아'... 유튜브 속 발언, 검증 없이 사실로 둔갑

방송에서 언급된 가짜뉴스의 사례들은 사실 그 내용이 너무 황당해서 뭐라 표현하기도 힘들다. 앞서 태극기 집회에 나선 사람들이 확신에 차 말한 내용과 같은 식이다. '조선노동당 깃발'의 중간에는 붓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 그 붓이 사실은 촛불을 뜻하며, 그러므로 촛불집회는 북한과 연관이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식이다.

방송에 따르면 그 외에도 '문재인 치매설', '김정숙 여사 왕따설'까지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언급되고,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구체적인 근거가 없지만 이미 기정사실화된 여러 가지 가짜뉴스들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는 것이다.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광화문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만 이런 가짜뉴스를 믿는 것은 아니다. 제작진이 서울 주택가에서 만난 한 시민도 보수 유튜버 황장수를 거론하며 '이 사람은 옳은 말만 딱딱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직업이 없는 사위에게 200억을 대출해 주었다'는 유명한(?) 가짜뉴스를 언급하며 설명하기도 한다. <스트레이트> MC 주진우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 가서 취재하던 중 한 행인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200억 대출을 숨기기 위해 이명박을 수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직접 들었을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치매설'의 경우 처음 주장했던 사람이 사과하고 게시물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매설을 믿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많다는 게 문제다. <스트레이트>에 출연한 양윤경 기자는 이와 같은 가짜뉴스에 대해 "사과해봤자 소용 없다. 한 번 퍼지면 반론을 제공할 기회도 없고 그냥 믿고 끝나는 거다"라고 지적한다. '문재인 치매설'을 블로그에 게시한 최초 작성자는 재판에서 300만 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재가공돼 걷잡을 수 없이 계속해서 퍼져 나가는 상황이다.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가짜뉴스 유포 세력의 중심, '보수 기독교'

양윤경 기자는 이와 같은 가짜뉴스가 교회 카톡방에서 굉장히 왕성하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수백 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한 교회 카톡방에 정치 관련 허위 뉴스들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것. 방송에서 공개된 카톡방의 대화 내용에서는 앞서 소개한 보수 유튜버의 가짜뉴스 영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문재인 하야'를 외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전광훈 목사의 영상도 교회 카톡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자신을 '롯데제과 총무과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을 전 목사가 인터뷰를 하는데,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문재인 정부 때문에 롯데가 많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대기업 총무과에 있으니 동료들에게 하야 천만인 서명에 동참을 부탁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다.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흥미롭게도 제작진이 롯데제과 홍보담당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으니,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내부적으로 임원들과 확인을 한 바 개인의 일탈일 뿐이다"라며, '롯데제과 차원의 동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며, 직원이 개인적으로 전광훈 목사의 영상에 출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해당 총무과 직원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그가 전광훈 목사와 함께 출연한 영상에서 전 목사는 마치 자신의 뜻에 대기업이 동참하고 있다는 듯이 주장하는 걸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완전한 왜곡이고 허위사실인 셈. 

물론 사실 관계를 따져보는 것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런 영상을 믿고 그대로 교인들의 카톡방에 공유한다. 해당 영상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유튜브 계정이 업로드한 것이었다. <스트레이트> 방송에 따르면, 한기총은 올해 초부터 '천만 유튜브 시청자'를 조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얘기다. 

방송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일부 목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교인들에게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보수정당의 정치적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에 참가하거나 광화문 천막을 다시 세우려는 우리공화당을 돕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이번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보여준 가짜뉴스의 사례들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양윤경 기자는 앞으로도 가짜뉴스를 누가 왜 만드는지 자세하게 파헤칠 것임을 예고했다. 오늘날 한국 정치의 큰 화두로 떠오른 가짜 뉴스에 대해 MBC <스트레이트>가 면밀하고도 확실하게 드러내주길 바란다.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2019년 7월 15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세월호 리본이 북한 노동당 깃발"? 판치는 가짜뉴스’편 중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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