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이틀 연속 롯데를 꺾고 주말 부산 원정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4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8-2로 승리했다. 13일 하루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한 두산은 이날 SK와이번스에 3-4로 패하며 2연패를 당한 3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57승37패).
 
두산 롯데전 승리 두산 선수들이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승리하고 나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두산 롯데전 승리두산 선수들이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승리하고 나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은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많은 투구수에도 5이닝1자책2실점 호투로 외국인 선수 최초로 전반기 15승 투수에 등극하며 다승, 평균자책점(2.01),탈삼진(126개) 단독 선두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트렸고 최주환과 허경민,박세혁도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윤명준과 이형범이 13일 2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등판이 어려웠던 이날, 두산 불펜을 지킨 선수는 1981년 2월생 최고령 투수 김승회였다.

보상 선수로만 두 차례나 팀을 옮긴 KBO리그 공식(?) 21번째 선수 

배명고 졸업반 시절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던 '내야수' 김승회는 제주산업정보대를 거쳐 탐라대(현 제주국제대학교)에 편입한 후 투수로 전향했다. 대학 시절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은 김승회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전체 40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1군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던 김승회는 2006년 이재영과 이재우의 입대를 틈타 61경기에서 6승5패10홀드3.95의 성적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7년 임태훈(은퇴), 이용찬의 입단으로 김승회의 입지는 줄어 들었고 2007 시즌이 끝난 후 사회 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10년 팀에 복귀한 김승회는 어중간한 구위와 긴 이닝을 소화하기엔 다소 떨어지는 체력 때문에 선발 투수로도, 불펜 투수로도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2 시즌 김진욱 감독(kt 위즈) 부임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6승을 올린 것이 '두산 1기' 시절 김승회의 최고 성적이었다.

두산은 2012 시즌이 끝난 후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FA 홍성흔(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 필드코치)을 영입했고 김승회는 보상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승회는 2013년 53경기에 등판해 4승7패2세이브8홀드5.30의 성적으로 롯데 불펜에 자리 잡았고 2014년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승2패20세이브4홀드3.05를 기록했다. 프로 입단 12년 만에 맞은 김승회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김승회는 2015년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7승을 올렸다. 하지만 타고투저의 바람 속에 평균자책점 역시 프로 입단 후 가장 높은 6.24로 치솟으면서 만족스런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결국 김승회는 2015 시즌이 끝난 후 FA 윤길현에 대한 보상 선수로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김승회는 3년 동안 FA보상선수로만 두 차례 지명을 받으며 KBO리그의 공식(?) 21번째 선수로 인증 받았다.

김승회는 SK로 이적하자마자 박진만(삼성 라이온즈 수비코치)이 은퇴하고 이재영이 방출되면서 졸지에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됐다. 하지만 노련하게 마운드를 이끌어 줄 거라는 기대와 달리 김승회는 2016년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승1패4홀드5.92로 부진했다.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김승회는 FA 선언을 포기하며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SK로부터의 방출 소식이었다.
 
두산 복귀 후 점점 커지는 비중, 생애 첫 3이닝 세이브까지

보상 선수로 입단했던 팀에서 1년 만에 방출의 칼바람을 맞았지만 김승회는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다행히 김승회가 처음 프로에 입단해 10년 동안 활약했던 '친정' 두산에서 김승회에게 손을 내밀었다. 4년의 외도(?) 끝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사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가는 노장 투수 김승회에 대한 두산의 현실적인 기대치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김승회는 정재훈(두산 불펜코치)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사이 불펜에서 궂은 일을 도맡으며 7승4패11홀드4.96으로 마무리로 활약하던 2014년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승회는 2018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1+1년 총액 3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고 작년 시즌에도 55경기에서 3승4패3세이브11홀드3.46으로 함덕주, 박치국과 함께 두산의 불펜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창용, 박정진(한화 이글스 전력분석 및 해외 스카우터) 등 노장 투수들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면서 김승회는 송승준(롯데), 권오준(삼성)과 함께 리그 최고령 투수가 됐다. 하지만 김승회의 올 시즌 활약은 '데뷔 후 최고'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매우 뛰어나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한 김승회는 3승3패3세이브4홀드2.44로 윤명준과 함께 두산의 우완 필승조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14일 롯데전에서는 김승회의 노련한 투구가 더욱 돋보였다. 두산은 7회 두 번째 투수 최원준이 선두타자 김문호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김승회는 무사 2루의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는 삼진 2개와 뜬 공 하나로 깔끔하게 위기를 넘겼고 9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0대의 젊은 시절에도 해보지 못했던 김승회의 프로 데뷔 첫 3이닝 세이브였다. 3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 없이 피안타는 단 1개였다.

송승준은 올 시즌 2경기에 등판해 1패9.64로 부진하고 2승2홀드3.90을 기록하고 있는 권오준 역시 이승현, 우규민, 최지광, 장필준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필승조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승회가 없는 두산 불펜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김승회가 두산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1981년 2월생으로 내년이면 불혹을 맞는 노장 투수가 선수생활의 뒤늦은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두산 베어스 김승회

두산 베어스 김승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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