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선수 은퇴식에서 이범호 선수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선수 은퇴식에서 이범호 선수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또 한명의 굵직한 스타가 경기장을 떠났다. '꽃범호' '만루홈런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 3루수 이범호가 13일 2001경기 출장을 마지막으로 제2의 인생 시작을 알렸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와 한화의 경기는 예정대로 이범호의 은퇴 경기였다.

오랜만에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2만500명의 관중들, 이범호의 은퇴 경기는 한국시리즈 티켓 구하기만큼 어려웠다고 하니 9년 동안 KIA에 헌신한 아니, 20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헌신했던 한 선수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과 앞날에 대한 뜨거운 응원이 '매진'이라는 단어에 그대로 묻어난 듯하다.

마지막 타석은 '2사 만루'

이범호의 은퇴 경기와 은퇴식은 드라마처럼 극적인 장면과 뜨거운 감동, 잔잔하면서도 파격적인 이벤트로 여느 은퇴식보다 더한 감동을 줬다.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범호는 이날 2001경기 출전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범호는 2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오면서 마지막까지 팬들의 마음을 흥분시켰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은퇴식에서 이범호가 만루 홈런 퍼포먼스를 펼치며 환호하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은퇴식에서 이범호가 만루 홈런 퍼포먼스를 펼치며 환호하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마지막 타석에서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0-7로 패색이 짙었던 KIA는 5회말 3-7로 따라붙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안치홍이 유격수 땅볼을 한화 유격수 오선진이 2루에 던진 공을 정은원이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채 포구, 이범호 타석에 적으로 만루 상황이 나온 것이다.

한화는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고, 이범호는 5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왔다. 그 순간, 2만 500여 관중 모두 일어서며 이범호를 맞이했으며, 마지막 기적을 일으켜주기를 간절히 응원했다.

하지만 이범호는 2구째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방망이를 너무 빨리 돌렸고, 공이 방망이 끝에 맞는 바람에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좌익수 앞 평범한 플라이로 끝나버리고 만 것이다. 이렇게 기적은 끝났지만 이범호는 '만루홈런의 사나이'라는 별명처럼,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만루 기회를 맞이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6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박찬호에게 3루수를 넘겨준 이범호는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 선수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2001경기 출장을 마무리했다.

'감동+파격' 가득했던 은퇴식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은퇴식은 뜨거운 열기와 감동이 뒤덮인 자리였다. 이날 KIA 선수들은 모두 등번호 25번을 달고 출전, 이범호와 함께 했다. 이범호는 은퇴식에서 열린 만루타석 이벤트에서 중월 홈런을 날렸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선수 은퇴식에서 이범호 선수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선수 은퇴식에서 이범호 선수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만루상황에서 김선빈이 던져준 배팅볼 5개를 때려 홈런에 도전하는 퍼포먼스였는데 이범호는 3구째 홈런을 쳐낸 것이다. 이범호는 홈런을 때린 후 관중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마지막으로 동료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힘차게 돌았다.

이범호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 가족들이었다. 이범호는 가족들의 영상 인사, 특히 부모님의 영상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범호의 아버지 광희 씨는 "어렸을 때 집이 너무 어려워 많이 못해준 것이 걸린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범호는 은퇴식에서 양가 부모님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를 전했다.

아내 김윤미 씨의 송별사는 여러 은퇴식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장면이었다. 김윤미 씨는 직접 읽어 내려간 송별사에서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달려와 준 것을 아내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당신이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정말 잘 알고 있어 이 자리가 더 감격스럽고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은퇴식에서 이범호가 만루 홈런 퍼포먼스를 위해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치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끝난 후 열린 KIA 이범호 은퇴식에서 이범호가 만루 홈런 퍼포먼스를 위해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치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고별사에서 이범호는 원고를 읽지 않고 달변가답게 깔끔하고 담담하게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와 함께 했던 동료, 코치진을 일일이 열거 하며 감사를 전했다. 특히 후배 윤석민에게 전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범호는 "사실 라커룸에 팔 아픈 윤석민이 와 있는데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범호는 "재기하는 것 못 보고 떠나 미안하다"면서 "윤석민이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도록 큰 격려와 응원으로 보듬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이범호는 한화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언젠가는 꼭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별사 내내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던 이범호는 마지막까지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좋은 선수를 만드는 지도자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그라운드 퍼레이드에서는 차량에 탑승해 경기장을 한바퀴 돌며 인사를 나눴다. 팬들은 휴대폰 조명으로 이범호를 뜨겁게 맞이했으며 외야에서는 이범호의 통산 홈런 기록 329개를 기념해 선정된 팬 329명이 그를 맞이했다. 팬들은 꽃을 뿌리며 이범호의 앞날을 축하했고, 이범호는 329명의 팬들과 일일이 손뼉을 마주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등번호·포지션, 후배에게 물려주다

이범호는 은퇴식 마지막에 자신의 등번호와 포지션을 후배에게 물려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이 장면은 기존 은퇴식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장면으로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범호는 등번호 25번이 새겨진 새로운 박찬호 유니폼을 후배인 3루수 박찬호에게 직접 입혀주며 그의 앞날을 응원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KIA 이범호가 6회초 3루 수비에서 교체되면서 퇴장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KIA 이범호가 6회초 3루 수비에서 교체되면서 퇴장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이범호는 마지막으로 '꽃범호'라는 별명답게 KIA 선수, 코치진 모두와 손바닥을 꽃받침을 한 모습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20년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제 이범호는 2010년 1년 동안 뛰었던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하며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만루홈런의 사나이처럼 이범호 제2의 인생에 또 다른 만루홈런을 날려보길 기대한다.


▲이범호 주요 이력
-1981년 11월 25일생
-대구 수창초-경운중-대구고-2000 한화 2차 1라운드
-2000~2009 한화 이글스
-2010 소프트뱅크
-2011~2019 KIA 타이거즈

▲KBO 통산 2001경기 출전
-타율 2할7푼1리, 안타 1727, 홈런 329, 타점 1127
-2005~2006 3루수 골든글러브,
-2006/2009 WBC 국가대표

▲KBO 통산 기록
-2000~2009 한화 : 1120경기 출전, 타율 2할6푼5리, 안타 917, 홈런 160, 타점 526
-2011~2019 KIA : 881경기 출전, 타율 2할7푼9리, 안타 810, 홈런 169, 타점 601
-만루홈런 17개, 역대 최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KIA 이범호가 6회초 3루 수비에서 교체되면서 퇴장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9.7.13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3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KIA 이범호가 6회초 3루 수비에서 교체되면서 퇴장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9.7.13ⓒ 연합뉴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