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24세·178cm) 선수

베일리(24세·178cm) 선수 ⓒ 국제배구연맹

 
캐나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베일리(24세·178cm)가 오는 8월에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공식명칭 대륙간 예선전)'에 출전이 어렵게 됐다.

지난 1일 2019 여자배구 챌린저 컵(Challenger Cup) 대회 결승전에서 입은 무릎 부상이 '전방십자인대(ACL)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릎 전방십자인대(ACL) 부상은 치료와 재활 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는 큰 부상이다. 보름밖에 남지 않은 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베일리는 12일 오전(아래 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부상 상태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이번 주에 무릎 전방십자인대(ACL)가 찢어졌고, 몇몇 다른 인대와 연골도 약간 손상됐다는 꽤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며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이 불과 3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불행한 시기에 부상을 입었고, 회복에 오랜 여정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좋은 일이 일어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글이 올라오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과 함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격려의 글들을 남겼다.

베일리가 소속된 캐나다 대표팀은 오는 8월 2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E조 대회에서 한국과 대결을 앞두고 있다.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조 1위를 하면 올림픽 본선 출전이 확정된다. 때문에 올해 한국 배구계에 가장 중요한 대회이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8월 2일 오후 11시 캐나다, 8월 3일 오후 11시 멕시코, 8월 5일 새벽인 오전 2시 러시아와 차례로 대결한다. 마지막 날 러시아와 '끝장 승부'를 앞두고 캐나다, 멕시코전을 순조롭게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수 핵심' 베일리 공백... 캐나다 전력 손실 '악재'
 
 베일리 선수가 12일 오전에 올린 글

베일리 선수가 12일 오전에 올린 글 ⓒ 베일리 SNS 화면 캡처

 
캐나다 입장에서는 베일리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전력에 큰 손실이 발생한다. 캐나다 대표팀의 공격과 수비 모두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선수이기 때문이다.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캐나다와 맞대결할 대한민국, 러시아, 멕시코의 '캐나다전 전략 수립'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베일리는 국내 배구팬들에게도 낯이 익은 선수다. 지난 시즌 세계 최정상급인 터키 리그에서 김연경-에자즈바쉬와 대결을 하기도 했다. 베일리는 지난 시즌 터키 리그 닐뤼페르 팀에서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터키 리그 득점 부분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레프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일리는 지난 1일 챌린저 컵(Challenger Cup) 결승전 체코와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캐나다는 이날 결승전에서 체코와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열리는 '2020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캐나다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모두 얼싸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한동안 코트를 떠나지 않고 'VNL 승격'에 대한 감격을 누렸다.

뜻밖의 부상을 입은 베일리의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베일리는 2세트 막판 캐나다가 22-14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블로킹하고 착지하다 무릎이 뒤틀렸다. 그러면서 코트 바닥에 쓰러졌고, 큰 고통을 호소하며 휠체어를 타고 코트 밖으로 나갔다. 베일리는 연신 울면서 고통스러워했다.

캐나다는 이날 베일리가 코트 밖으로 나간 직후부터 수비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다. 체코에 역전패 위기까지 내몰렸다. 베일리가 뛴 1~2세트는 캐나다가 크게 우세를 보이며 3-0 완승 분위기였다. 그러나 베일리가 빠진 3~4세트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며 무기력하게 내주고 말았다.

베일리를 대신해 들어간 리치, 미트로비치는 서브 리시브에서 연속 에이스를 허용하는 등 크게 흔들렸다.

알렉사, 반 리크 비중 커져 '대비 필요'
 
 반 리크(20세·188cm) 선수

반 리크(20세·188cm) 선수 ⓒ 국제배구연맹

  
캐나다 대표팀은 현재 페루에서 열리는 '2019 여자배구 팬아메리칸 컵(Pan American Cup)'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 대회는 7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캐나다는 베일리만 빠진 상태에서 1군 주전 멤버가 모두 출전했다. 베일리가 빠진 레프트 한 자리는 리치(30세·188cm)가 들어가 활약하고 있다.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 팬아메리칸 컵 멤버가 거의 그대로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는 11일 끝난 팬아메리칸 컵 대회 예선 라운드 A조에서 3승 2패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 도미니카에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캐나다는 13일 오전 6강 플레이오프에서 푸에르토리코와 4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캐나다 대표팀은 그동안 레프트 알렉사 그레이(25세·187cm), 베일리(24세·178cm), 라이트 반 리크(20세·188cm)로 구성된 공격 삼각편대가 주도해 왔다. 

센터진도 마글리오(23세·189cm), 크로스(27세·195cm) 등 장신 군단이다. 마글리오의 이동 공격은 수준급이다. 세터는 스미스(29세·178cm), 리베로는 나일스(16세·176cm)가 맡는다. 한국 대표팀의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캐나다는 베일리가 출전하지 못하면서 알렉사 그레이와 반 리크의 비중이 커졌다. 때문에 주 공격수 알렉사에 대한 '봉쇄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알렉사 그레이는 지난 2016-2017시즌에 한국 V리그에서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었다. 당시 여자부 득점 부문 전체 2위, 공격성공률 3위, 시간차 공격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탈리아 1부 리그 포미 카살마조레 팀에서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다.

김연경을 비롯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대비한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언론사를 상대로 미디어 데이를 갖는다. 라바리니 감독, 주장 김연경 등 주요 선수와 인터뷰, 훈련 장면 공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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